드라마

마녀보감 - 저주를 풀기 위한 열쇠, 서리 홍주와 만나다

까칠부 2016. 6. 12. 06:32

다정이 병이 되고 다정이 다시 그 병을 치유하는 약이 된다. 사람의 마음에서 모든 문제가 비롯되고 사람의 마음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할 열쇠를 찾는다. 홍주(염정아 분)의 크고 깊은 원한 또한 결국 사랑하고 욕망하는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을 터다. 아들을 생각하는 어미의 마음이 죄악을 방관하고, 사랑하는 이성을 지키고자 하는 순수한 열정이 저주를 이겨낼 단서가 된다.


선조(이지훈 분)의 의심과 질시가, 대비(장희진 분)의 모성이, 최현서(이성재 분)의 우국충정이 흑주술을 매개로 하나로 얽히며 뒤섞인다. 오라비를 생각하는 여동생의 마음과 한 남자를 걱정하는 여인의 마음이 역시 하나로 모이며 얽힌다. 크게는 조선과 왕실이라는 대의명분이지만 결국 가장 근본은 사랑하고 욕망하는 원초의 본능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사랑하는 누군가를 되찾게 위해서. 욕망하는 무언가를 온전히 가지기 위해서. 어느새 풍연(곽시양 분)이 준비한 여인의 옷과 장신구에 설레고 마는 호위무사 솔개(문가영 분)의 마음 또한 가지처럼 뻗어 있을 것이다.


원래 주술이라는 자체가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불확실한 것들을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아이를 가지고 싶었던 어머니의 마음과 왕실의 정통을 이어가고 싶었던 왕실 어른의 욕심과 그로 인해 결국 모든 것을 잃어야 했던 한 여인의 원한이 끝내 저주를 만들어냈다. 그보다 더 오래전 한 나라를 멸망으로 몰아넣을 더 큰 원한이 깊은 궁궐의 어디선가 자라나고 있었다. 나라를 지키고자 했다. 왕실을 지키고자 했다. 가엾은 한 여인을 지키고자 했다. 결국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 채 최현서는 홍주의 흑주술로 겨우 삶을 이어가고 있다.


공주를 찾아야 한다. 허준(윤시윤 분)이 서리(김새론 분)와 이미 함께 하고 있고, 풍연 또한 서리와 긴 헤어짐 끝에 다시 만난다. 자신의 모든 것을 잃게 만든 괴질을 치료하기 위해서 선조는 공주를 찾아야만 한다.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홍주 또한 공주를 찾아야만 한다. 왕실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공주를 지켜야 한다. 공주의 저주를 풀어야 한다. 풍연의 마음을 시험한다. 풍연의 서리를 향한 마음이 진심이라면 풍연이 서리의 저주를 풀 수 있을 것이다. 틈이 생긴다. 아들마저 수단으로 삼는다. 어쩌면 서리마저 수단으로 여긴다. 그 틈을 비집고 홍주가 마침내 공주를 데려가게 된다. 결국 홍주와 공주가 서로 만나기에 이른다.


잘난 자신으로 인해 이복형 허옥(조달환 분)은 항상 열등감에 시달려야 했고, 그 비틀린 열등감이 신분이 천한 허준에 대한 학대로 이어졌다. 허옥의 학대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던 허준의 노력은 끝내 어머니를 죽음으로 모는 빌미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허준은 허옥을 죽이려 한다. 허옥을 죽여 원한을 갚으려 한다. 그러나 그 원한은 과연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허옥이 못난 것일 탓할 수는 있다. 허옥의 약하고 속좁은 것을 원망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허옥만 죽여 원수를 갚으면 모든 미움도 원망도 사라지는 것일까.


단 한 사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믿고 기댈 수 있는 누군가 가까이에 있다. 서로를 구원한다. 허준이 서리를 위한 봉인이 되어 줄 수 있는 이유다. 서로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풍연이 서리의 저주를 푸는 열쇠가 될 지도 모른다. 왕의 욕망이 대비의 모성이 홍주를 불러 궁궐에 머물게 한다. 홍주에 의지한다. 어둠은 사람의 마음에 깃든다.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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