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식탐과 기묘한 습관 - 10만원으로 한 달 버티기...

까칠부 2016. 11. 28. 02:26

나는 원래 식탐이 많다. 일단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도무지 참거나 기다린다는 게 불가능하다. 어디 가서 줄서서 먹는 건 감히 상상도 못하는 이유다. 기다리는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


그런데 한 편으로 일단 먹을 것이 있으면 그 일부를 어딘가 저장해두는 습관을 가졌다. 일단 생기면 쌓아두고 새로 생기는 만큼 가장 오래된 것부터 찾아먹는다. 그러고보면 정작 저장해 둔 것은 많아도 한 번에 새로 유입하는 물량은 딱 그 만큼으로 고정되는 편이다.


남아서 버리는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일단 생긴 건 어떻게든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아무리 맛이 없어도, 도저히 입맛에 맞지 않아도, 그러나 어찌되었든 먹을 것이고 눈앞에 있다면 남기지 말고 다 먹어야 한다. 


그런 이유다. 월급이 늦고, 그래서 수입이 없고, 은행잔고도 바닥이고, 그런데도 고작 10만원의 돈으로 한 달을 버틴다. 그조차도 차비 제하면 5만원이다. 냉동실에 그동안 저장해놓은 것들이 큰 역할을 했다. 가장 값싸게 단백질공급을 해줄 수 있는 계란과 더불어 그나마 얼려서 보관해 둘 수 있는 각종 가공식품과 고기, 기타등등으로 거의 한 달 가까이 연명할 수 있었다.


결국 다른 데로 옮긴다 하니 바로 월급 들어오는 것으로 문제는 해결되었다. 그래도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닌 것은 도무지 여기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조금 더 좋은 조건으로 급하지 않게 다른 곳을 찾아보려 한다. 어쨌거나 당분간은 수입 끊길 걱정이 없으니까. 연말 가까웠다고 바빠지고 있다.


최악의 한 달이었다. 심지어 맥주마저 냉장고에 그동안 사다 쌓아둔 것들로 대신 해결했다. 고양이 밥도 미리대용량으로 사놓기를 잘했다. 그래도 어쨌거나 버텨냈다.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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