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브렐러는 일단 의상부터가 에러였다. 어제 엠카운트다운에서는 참 노래 분위기에 맞게 잘 갖춰 입었더니만 또 이 뭔? 설마 비오는 날 비맞으며 샤워라도 하려는 생각인 것일까? 정말 보는 내네 어제의 엠카운트다운의 무대가 생각나는 무대였다.
반면 루팡의 무대는 역시 뮤직뱅크답다 싶었다. 어딘가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검은색 정장과 화사하게 드러나는 흰색 성장, 그 대비가 확실히 루팡스러웠다. 원래도 드라마틱하고 다이나믹하던 안무가 그 흑과 백,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통해 더욱 두드러졌고. 아이돌의 무대라기보다는 차라리 뮤지컬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어울릴만한 스케일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아마 요 몇 년 아이돌 가운데 이런 식으로 무대를 구성한 예는 없지 않을까.
다만 역시나 뮤직뱅크이기에 드러나고 마는 각각의 보컬의 한계가... 구하라야 파트 자체가 없으니 말할 것도 없고, 가장 안정적인 것은 한승연, 그리고 니콜, 그러나 이들은 안정감에 비해 힘이 부족해 오히려 불안해 보인다. 반면 박규리는 리드보컬로서의 힘은 있지만 안정감이 너무 떨어진다. 강지영은 음반으로 듣고서 예상한 상태 그대로였고. 뭐 그것도 카라의 매력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너무 속속들이 들여다 보였다는 것이.
물론 미스터 때도 그랬듯이 무대에 서면서 점차 나아질 것이다. 춤도 좀더 능숙해질 것이고, 여유로워질 것이고, 그에 따라 좀더 짜임새 있고 창의적인 무대가 만들어질 것이다. 라이브 역시 자신감이 붙는 만큼 좋아지겠지. 알기에 그냥 해보는 소리다. 이런 것도 있었다. 좀 심각한 수준이었다.
어쨌거나 엄브렐러로 손해를 보고, 루팡으로 이익을 보았으며, 라이브로 또 약간의 손해를 보았다. 그렇게 더하고 빼고 나니 남는 건 0에 수렴하고. 사실상의 복귀무대라는 점을 감안해도 개선할 점이 보인다. 엄브렐러야 다시 보일 일이 없다 하더라도 조금 더 자신감있고 짜임새 있는 무대를 만들자면.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긴 멋졌다. 섹시함보다는 비밀스런 아름다움이라더니 흰색 성장과 대비되는 검은색 정장이란 확실히 비밀스러웠다. 그래서 흰색 성장은 더욱 화사하게 빛났고. 멤버 개인개인의 개성과 매력이 드러난 그런 무대였다. 좋았다. 단지 다음주 음판 문제로 1위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나야 1위를 하나 마나 별 상관이 없지만 또 당사자들은 그게 아니니. 뭐 어떻게든 다음주, 혹은 다음다음주 1위 한 번 했으면 좋겠다. 아무튼 무대는 훌륭했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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