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모두 내 탓이오!"
이러는 사람과,
"모두 네 탓이오!"
이러는 사람과,
전자는 모든 것을 자기 가슴에 담고 있는 사람이다. 나와 너의 구분이 없고, 나와 남의 구별이 없고, 차라리 내가 다치지 다른 사람이 상처입기를 바라지 않는, 즉 대인이다. 큰사람이다.
후자는 담으려 해도 담기에는 너무 작은 사람이다. 항상 넘친다. 사람도 넘치고 감정도 넘치고. 특히 자기와 직접 이해가 닿았을 땐 더욱 노골적으로 그것을 드러낸다. 소인배다. 사람이 작은 것이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아직 미숙하고 아직 부족한 아랫사람들을 대신해 더 책임을 지고 더 많은 어려움을 감당하도록. 그러라고 있는 자리이지 그저 더 많이 누리고 행세나 하라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보라. 방법이야 많았다. 몸이 안 좋아 복귀가 무리다. 혹은 현지에서 다른 사정이 있어서 안된다. 물론 박진영과 JYP에 비난이 쏟아지겠지만 그러나 그건 그것대로 한때 박재범을 거두었던 소속사로서 - 그리고 형이라 불렸던 이로서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어떤 의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떠했던가.
2PM 남은 멤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설사 2PM 나머지 멤버들이 박재범의 복귀에 반대하고, 영구탈퇴에 찬성했다손 치더라도 역시 박진영의 독단으로 처리한다면 그만큼 2PM의 나머지 멤버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심적으로야 어떨지 몰라도 대놓고 팬들로부터 배신자라는 손가락질을 받는, 리더였던 박재범을 내쫓았다는 비난을 들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끝까지 멤버들은 돌아오도록 종용했는데 박진영이 나서서 막았다, 박진영이야 욕먹겠지만 2PM은 여전히 의리있는 사나이들로 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어떠했던가.
결국에 이로써 이익을 보는 것은 하나, 박진영이다. 박재범을 영구탈퇴시키고 그를 JYP차원에서조차 감당할 수 없는 패륜아로 만들어 영구탈퇴에 대한 책임을 덜었고, 2PM 나머지 멤버들을 앞세움으로써 박재범을 영구탈퇴시킨데 대한 비난도 일부 돌릴 수 있었다. 원래는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이로써 자신이 감당했어야 할 부분들이었지만 철저히 이들에 떠넘김으로써 안전한 곳에 숨은 채 그에 대한 책임과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이다.
물론 여전히 많은 비난이 퍼부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2PM 남은 멤버들의 개인팬들까지 나서며 팬덤은 분열되었고, 2PM남은 멤버들이 비난받는 만큼 박진영은 한 걸음 비껴서 있다. 박재범을 내쫓았던 그들은 다시 온갖 추측들을 만들어가며 박재범을 영영 돌아오지 못할 사람으로 만들어 박진영을 지원하고 있고. 시간이 흐르면 결국 모든 것은 박진영의 뜻대로 돌아가겠지.
참으로 훌륭하다. 사업가로서 이보다 훌륭할 수는 없다. 책략가로서도 주위의 모든 것을 이용하는 책략이란 진정 탄복할만 하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어떠냐면... 나는 절대 때려죽여도 박진영과는 같이 사업 않는다. 아니 어지간하면 같은 자리에 있기조차 싫을 것이다. 몇 년을 함께 고생한 멤버들에게조차 저럴 수 있는 사람이라면 - 아니 원더걸스의 예로 보아도 분명 그럴 수 있는 사람일 텐데, 과연 생판 모르는 나에게는 어떠할까.
물론 내가 박진영을 만날 일이란 없다. 그러나 그 인간의 바닥을 보았다는 것이다. 차라리 타인을 희생시킬지언정 자신에 작은 손해도 입지 않겠다고 하는 그 철저한 에고를. 이기를.
사업가로서, 혹은 프로듀서로서 유능할지는 몰라도 인간으로서는 아니라는 거다. 가엾은 것은 그로 인해 졸지에 돌아오지 못할 사람이 되어 버린 박재범과 배신자로 몰려버린 2PM과 자신의 아이돌을 잃고, 또 자신의 아이돌에 배신자의 낙인을 찍어야 하는 그 팬들과, 그럼에도 여전히 건재하려는 그의 모습은 어쩌면 유능할수는 있지만 결코 함께 하고 싶은 "인간"은 아니다.
인간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존하는 것이 바로 인간일 텐데. 그것이 최소한의 도의라고 하는 것일 텐데 말이다.
아무튼 내 주위에 저런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하며. 나는 저러지 않나 또 반성해 본다. 혹시나 주위를 나 자신을 위한 이용물로만 보지 않는가.
나도 어지간히 책략이나 그런 것 좋아하지만 이렇게까지 입맛 더러운 경우는 처음이다. 차라리 한 나라를 두고 저같은 책략을 쓴다면 스케일이나 크다고 칭찬할 텐데, 고작 욕 덜 먹겠다고. 인간의 크기라는 것이... 나는 진짜 저러지 말아야지.
인간의 바닥을 본다는 게 이런 느낌인 모양이다. 아주 더럽다. 기분이. 인간이 싫어지려 한다.
'연예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춘불패 - 노유민을 통해 보는 청춘불패의 문제... (0) | 2010.02.27 |
---|---|
청춘불패 - 그냥저냥한 몇 가지 생각들... (0) | 2010.02.27 |
뮤직뱅크 -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다... (0) | 2010.02.26 |
디지털시대의 아날로그 아이돌 카라... (0) | 2010.02.26 |
구하라가 스스로 정답을 찾았구나!!!! (0) | 2010.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