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JYP의 알 수 없는 일처리 - 도대체 그 자리에 왜 2PM을 내보낸 것일까?

까칠부 2010. 2. 28. 05:35

연예인이란 일종의 기믹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귀고 결혼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일 텐데도 그런 것 가지고도 연예인 자신이나 대중이나 예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닌데 그리들 연예인이나 대중이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

 

소녀시대의 식단이라고 한때 화제가 되었지만 연예인들이 그리 가혹한 다이어트와 몸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들이는 것도 그렇다. 성형수술을 하고 남들 몇 배나 시간을 들여 연예인용 미용을 받고, 피부관리다 뭐다 돈을 쓰고 시간을 쓰고, 옷이라고 그냥 입는가? 왜? 연예인이란 꿈이니까.

 

말 그대로 대중의 욕망이 투사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 있는 것이 아이돌이고. 기존의 연예인이 연예인으로서의 끼 위에 대중적 욕망을 덧씌운 것이었다면, 아이돌이란 대중적 욕망의 위에 연예인으로써의 끼를 더한 것이다. 그만큼 더욱 대중의 욕망에 민감한 존재가 아이돌이다.

 

왜 낫살 먹어서 남자든 여자든 아이돌을 즐기는가? 성적인 대상으로서도 있지만 그보다는 아이돌이 주는 어떤 순수를 탐하는 것이다. 착하고 귀엽고 활달하고 아름답고 그네들이 갖는 그 순수와 가능성을. 잃어버린 시간과 놓쳐버린 시간들에 대한 회귀로서. 로리타 컴플렉스에 대해 소설 로리타도 그런 식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즉 현실에서 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투영이다.

 

내가 청춘불패를 보면서 아이돌 버라이어티로서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이돌이란 그렇게 깨지기 쉬운 유리같은 존재니까. 아마 조권이 아닌 기성 예능인이었다면 윤상현에게 그리 했다고 그렇게까지 욕을 들어먹지는 않았을 테지만 아이돌이라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한 것이었다. 대중이 바라는 판타지에서 조권이 벗어났으니까. 그것은 룰을 어긴 것이다. 배신이며 반칙이다.

 

특히 팀을 이룬 아이돌을 좋아하는 대중에게 있어서 그래서 또 욕망하는 것이 바로 가족이다. 그것은 또한 자신을 위한 투사이기도 하다. 아이돌이 서로 가족처럼 다정하다는 것은 팬인 자신도 그로부터 소외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팬이란 기본적으로 아이돌과 자신이 가족이라 믿고 싶어하는 속성이 있는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돌 버라이어티가 그렇게 화제가 되는 것이고. 마치 일상처럼 보여지는 아이돌들의 다정하고 살가운 모습들에서 마치 한 가족이 된 듯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 같을 것이다.

 

더구나 2PM이라면 짐승돌 이전에 개구지고 천진난만한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런 만큼 서로의 우정이 강조되었고 스스럼없는 관계가 강조되었었다. 박재범이 그리 떠나고 나서는 박재범과 남은 멤버들간의 우정이 그동안 팬덤의 이탈을 막고 2PM에 대한 대중적 호감을 높이는 역할을 했었다. 2PM에게 있어 멤버간의 우정이란 - 그리고 박재범에 대한 우정이란 대중적인 판타지라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리 생각한다. 설사 인간으로서 차마 못할 짓을 했어도 진정한 친구라면 한 사람 쯤은 곁에 남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진정한 친구라면 야단을 치고 질타를 하더라도 그래도 힘들고 외로울 때 곁을 지켜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실재하지 않는 환상일지언정 그것을 믿고 싶어한다. 아마 2PM팬덤 가운데서도 - 굳이 박재범 개인팬이 아니더라도 그리 바라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아니 2PM만이 아닌 다른 보이그룹이나 걸그룹의 팬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도 아무리 남들은 욕해도 같은 멤버끼리는 감싸줄 수 있기를.

 

그런데 상황이 묘하게 돌아갔다. 박재범이 뭔가 잘못을 해서 영영 2PM을 떠나게 되었다는데 거기에 나머지 멤버들이 동의했단다. 그것부터도 박재범을 감싸주었어야 했을 멤버들의 입장에서 의리상 못할 짓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다 아예 팬들과의 간담회 자리에 2PM 멤버들을 내보내더니만 아예 2PM의 입을 빌어서 박재범을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 되는 - 멤버들이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막장짓을 한 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박재범에 대한 아쉬움이나 안타까움을 보인 것이 아니라 철저히 박재범과 선을 그으며 그를 내치려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사람으로서 그럴 수 있다. 의리란 사실 말했듯 판타지다. 문제는 아이돌이란 바로 그 판타지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 판타지를 대중에 제공하고 그로써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판타지가 깨어져 버렸으니.

 

차라리 2PM 멤버들은 모두가 반대했는데 JYP쪽에서 독단으로 그리 결정했다고 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사실들에도 불구하고 2PM멤버들은 계속 함께 하기를 바랬는데 JYP는 그것을 거부했다고. 아니면 박재범을 생각해서라도 어쩔 수 없이 동의했는데 그래도 도저히 잊지 못하겠다고. 간담회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연기라도 - 아, 아직 그런 정도의 연기력은 무리인가? 아무튼 최소한 박재범에 대한 의리와 정만큼은 저버릴 수 없다는 어설픈 연기라도 보여주었다면 남은 2PM멤버들에 대한 판타지라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2PM 다른 멤버들의 개인팬들마저 놀랄 정도로 간담회의 분위기는 냉랭하고 단호했던 모양이고, 그것은 2PM 7명의 우정과 의리를 꿈꿔왔던 팬들의 판타지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간담회에 참가했던 상당수가 배신감을 토로하며 다른 팬들이 그에 호응하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믿어왔던 꿈이 깨어지는 충격과 배신감. 2PM은 7명이 아니었다는 현실의 냉혹함에 대한 분노가.

 

일을 뭐 이딴 식으로 처리하는가 모르겠다. 설사 박재범에게 그리 심각한 잘못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그렇다. - 물론 나는 법적인 문제까지는 아닌 사생활의 문제가 그렇게까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경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겠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그렇게 5년을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로 하여금 그렇게 한 순간에 등을 돌리도록 만들었을까? - 그러나 그렇더라도 최소한 팬을 위한 판타지는 지켜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남은 멤버들을 위해서라도 팬들과의 기믹은 유지해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끝까지 박재범을 감싸고 지키려는 모습으로. 오히려 자신들이 더 큰 상처를 입은 모습으로. 차라리 회사가 욕을 먹더라도. 아마 그랬다면 박재범의 잘못은 더욱 기정사실이 되고 2PM은 나머지 팬덤과 더불어 유지되었겠지.

 

누군가 그러더라. 실제 박재범이 잘못을 저질렀고 그것을 가지고 반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러나 그렇더라도 문제는 남는다는 거다. 말했듯 남자의 우정이나 의리란 그리 간단한 게 아니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과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도 도의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들 가운데, 남자의 우정으로서 감당못할 것들이 뭐가 있을까. 범죄가 아니라는 전제다. 과연 그만한 것으로 이미 깨져버린 의리와 우정이라는 기믹을 대신할 수 있을까? 이미 그같은 기믹이 깨져버린 2PM이 과거와 같은 팬덤을 회복할 수 있을까? 팬덤의 뒷받침 없이 과연 아이돌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이건 박재범을 죽이는 일인 동시에 2PM의 나머지 멤버도 한꺼번에 보내버리는 처사다. 박재범 하나 제대로 보내버리자고 2PM까지 한꺼번에 묻어버리는 것이다. 설사 박재범이 그런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말이다. 도대체 그렇게까지 해서 박진영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그게 문제다. 2PM을 저렇게까지 보내버리고 박진영이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게 보이지 않는다. 설마 개인적으로 뭔가 심각한 잘못을 저질러서 그것을 무마하고자 저러는 것 같지도 않고. JYP에 2PM을 대신해 저리 보내버려야 할 만큼 거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박재범이 아무리 실제 잘못을 저질렀고 문제가 될 수 있다고 2PM까지 저렇게 보내버린다는 것은...

 

아, 한 가지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전에도 말한 인간의 그릇에 대한 것이다. 소인배들은 대개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짓을 곧잘 저지르곤 한다. 나도 그렇기 때문에 잘 안다. 속이 좁기 때문에 남들보다 참을성이 적고 또 행동이 즉흥적이다. 남들은 차분히 참고 계산할 부분에 대해서까지 감정적이다. 그런 경우라면 이성적으로 이렇거니 저렇거니 따져봐야 소용없다. 과연 무엇이 그를 틀어지게 만들었는가.

 

결국 내가 처음 쓴 글로 돌아간다. 아마 그런 게 아니었을까. 이성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을 때는 직관에 묻는 것이다. 감정이 묻는 것이고 불합리와 모순에 묻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으니까. 지금으로서는 그렇게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아무튼 둘 중 하나다. 2PM을 그 자리에 내보낸 것은 그런 가능성에 대해 전혀 생각 못한 실수였던지. 아니면 그런 것들에 대해서까지 감수할만한 다른 이유가 있었든지. 중요한 건 이로써 박재범이 말로 못할 잘못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대중의 믿음은 확신이 되었다는 것이고, 이로써 2PM은 아이돌로서 그 존재이유를 잃었다 할 정도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과연 그만한 결과도 예측 못했는가. 예측했다면 이만한 결과를 감수했어야 했던 그 필연적 이유란. 역시 미궁이다.

 

결국 지켜봐야 알겠지만 어쩐지 박진영답지 않거나, 혹은 너무나 박진영다운 일처리가 아닌가 싶다. 박진영답지 않은 서툰 방식이었거나, 아니면 내가 모르는 보다 고단수가 숨어있었거나. 과연 그 고단수가 2PM을 죽이려는 것인지 살리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느끼는 거지만 구하라가 JYP 오디션에서 떨어진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지금도 당시 동영상 보고 있으면 그렇게 다행스러울 수 없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나마 DSP가 헐렁한 만큼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하긴 어차피 기획사, 어느 기획사가 더 낫고 하랴만. 새벽부터 시끄러우니 잠도 깨기 전에 잡생각이다.

 

 

 

덧, 그나저나 타여아이돌 임신설은 뭐냐? 그런 식으로 또 하나 죽여야 속이 풀리겠냐? 하나 보냈으면 됐지 또 하나 보내서 뭣하려고? 진짜 인간이 싫어지려 한다. 그런 식으로 루머 만들고 또 퍼뜨리고 기정사실 만들고 사람 하나 잡고. 만들어 퍼뜨리는 놈들이나 그거 검색하고 앉았는 놈들이나. 쓰레기들. 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