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조갑수(전광렬 분)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접점이 생기려는 것 같다. 조갑수 본인이 아닌 처가인 형제그룹의 막내 태규가 저지른 성범죄가 마이듬(정려원 분)과 여진욱(윤현민 분)이 있는 여성아동전담부에 배당되었다. 얼핏 합의로 끝난 듯 보이지만 아직 불씨는 살아있다. 여진욱이 오래전 마이듬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그녀의 동네를 찾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확실히 조갑수가 최고의 정점에 오르려는 순간 그를 단죄할 단서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나머지는 거의 잉여라 할 수 있는 마이듬과 여진욱 사시의 시시한 오해와 밀당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어차피 공중파드라마이고 주인공들도 하나같이 매력적인 미남이고 미녀이니 서로 사랑에 빠지는 것이야 자연스럽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작 검사인 주인공들이 사건수사는 않고 둘이서만 시시덕거리는 장면으로 한 회를 채우는 건 너무 지나치다. 그래도 마이듬이 입원하게 된 계기, 즉 여진욱을 대신해서 범인의 칼을 맞는 장면의 해석은 참으로 탁월했다. 마이듬의 캐릭터를 더 강조하는 한 편 이후 일어난 오해와 그로부터 벌어질 사건들의 역설을 보다 심화시켜준다. 더불어 그것이 두 사람의 로맨스로까지 발전하게 된다면 정말 어이없을 정도일 것이다. 그 와중에도 마이듬은 뻔뻔스럽게 여진욱의 감정을 마음대로 오해하며 확신까지 하고 있다.
병실에 있는 환자 모두가 가족에 둘러싸여 위로와 간호를 받고 있는데 혼자서 외로이 침대에 앉아 있는 마이듬의 모습이 그녀의 억척스러움과 대비되어 안쓰러움을 더해준다. 괜히 인정하기 싫어 심심하다 고집을 부리고, 핑계로 여진욱을 불러들여 일방적으로 부리기도 한다. 여진욱에 대해 이성으로서의 감정보다는 어쩌면 그 외로움이 의지할 대상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병온 여진욱을 병실 사람들이 들으라는 듯이 여보라 부르는 것도 괜한 장난이기보다 마음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한 나름의 필사적인 시도였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부부라면 피가 이어져 있지 않아도 가족일 수 있으니까. 아니까 여진욱도 한 번은 그냥 넘어가 준 것이다.
성고문이나 하던 형사 출신이라는 낙인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저 높은 곳에서 그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출신의 족쇄인 것이다. 하지만 그래봐야 너희들이 얼마나 잘났는가. 그런 조갑수에게 열심히 용돈을 받아 쓴 검사가 있고 그에 빌미를 잡혀 굴복해야 하는 시장선거 후보가 있다. 늬들은 그런 조갑수보다 얼마나 잘났는가. 조갑수가 당당할 수 있는 이유다. 자기만 썩었고 추악하다면 부끄러워해야겠지만 원래 세상이 그렇게 되어먹은 것을. 그런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 바로 이 나라 대한민국인 것이다.
친구를 통해 어렸을 적 살던 장현동과의 인연을 듣고, 여진욱이 장현동을 찾았던 이야기에서 오래전 실종된 어머니의 단서를 찾는다. 단서는 여진욱의 어머니에게 있었다. 그리고 여진욱의 어머니 고재숙(전미선 분)은 마이듬과 만나고 나오면서 조갑수의 비서실장 백성호(허성태 분)와 만나고 있었다. 마이듬과 사사건건 부딪히던 허윤경(김민서 분)는 허태호에게 이끌려 형제그룹 막내 태규의 사건을 맡게 된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강의 그림이 그려진다. 합의하고 나오던 여성을 민지숙(김여진 분)이 부른다. 땅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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