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매드독 - 잘리는 꼬리, 그 너머에 숨은 진실을 쫓아서

까칠부 2017. 10. 27. 07:07

매드독은 탁월하다. 한 번 노린 먹이는 반드시 문다. 한 번 물면 절대 놓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매드독이 하나의 사건을 무려 16회에 걸쳐 쫓아야만 한다. 그 모순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그래도 초반에는 에피소드 위주일 것이라 생각했다. 사설보험조사원으로써 하나씩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사이 자연스럽게 2년 전 사고의 진실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결국 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그 단서를 쫓게 된다. 그런데 벌써부터 본격적이다. 보험조사원 이미란을 찾았고 2년 전 놓쳤던 고진철까지 잡을 뻔했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10회라는 적지 않은 분량이 남아 있다. 사고의 진실과 상관없는 시시껍절한 이야기로 나머지를 채워넣을 것이 아니라면 여전히 매드독을 자신들의 개성과 능력을 사용해 활약해야만 한다.


결국 꼬리자르기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해도 그것이 다음의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미란을 찾았다고 바로 고진철에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고진철을 잡았어도 그 다음 단계는 여전히 장막에 가려져 있다. 물론 그에 대한 최소한의 단서는 확보한다. 거기서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이미란을 찾았던 것도, 고진철을 잡았던 것도, 고진철마저 죽고 그 뒤에 숨은 다른 누군가를 쫓는 것도. 매 단계가 하나의 단락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이미란도 죽고 고진철도 죽어야 한다. 그만큼 그 뒤에 숨은 적은 크고 강하다.


아무래도 태양생명 회장 차준규(정보석 분) 역시 2년 전 사고에 깊숙이 관여한 듯 보인다. 이미란이 죽으면서 남긴 유언도 태양생명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주현기(최원영 분)가 고진철을 사주해서 이미란을 살해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 차준규가 문제삼은 것은 고진철을 시켜서 이미란을 살해한 것이 아닌 죽은 이미란의 치아에서 고진철의 DNA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자칫 고진철로 인해 자신들의 정체와 의도가 드러날지 모른다. 고진철 제거를 거부하는 주현기보다 압박하는 차준규에게서 오히려 더 선명한 악의가 느껴진다. 딸 차홍주(홍수현 분)에게 그룹의 치부를 보여주는 것도 어떤 감춰진 의도가 있지 않을까.


공교롭다. 차준규가 차홍주에게 그동안 보이지 않으려 했던 기업의 어두운 그늘을 보여주는 그 무렵 박무신(장혁진 분) 역시 최강우(유지태 분)에게 그동안 감춰왔던 당시 사고의 증인이었던 항공기 기장의 상태를 밝히고 있었다. 3년 전부터 알콜중독이었었다. 2년 전 증언했을 때도 알콜중독 상태였었다. 온전하지 않은 정신으로 당시 자신의 증언이 거짓말이었다 말한다. 돌연한 심경의 변화였을까? 아니면 최강우와 김민준을 낚기 위한 미끼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박무신이 돌연 마음을 바꾸기에는 아직 남은 회수가 너무 많다. 이대로라면 박무신 역시 꼬르자르기의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


태연히 경찰서에서 경찰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가 살인을 저질른다.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웃는 얼굴로 사람을 죽이던 살인범이 도리어 무심한 살인자의 손길에 화장실에서 싸늘한 시체가 되어 발견된다. 물고 물리고 잡고 잡히고, 하긴 스릴러란 그런 재미다.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 악이 도사리고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그 악에 의해 참혹한 범죄가 저질러진다. 어쩌면 그 악의가 향하는 곳이 자신일 수 있다. 내만 쫓는 것이 아니다. 상대도 자신을 노리고 있다. 진짜는 그 악의와 이쪽의 의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순간이다. 아직 최강우는 태양생명과 차준규의 주위만을 맴돌고 있다.


진실은 무엇일까? 마침내 최강우가 마주하게 될 2년 전 사고의 진실이란 어떤 것일까? 김민준이 맞는 것일까? 차준규와 주현기의 목적과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하지만 역시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매드독의 활약일 것이다. 그들이 겪게 될 위기와 그것을 넘어가는 과정일 것이다. 그 과정에 어쩌면 김민준도 함께하게 될지 모르겠다. 김민준과 장하리(류화영 분) 사이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하나의 고비를 넘었다. 하나의 단서를 물고 다시 다른 하나의 단서를 찾아냈다. 계속해서 꼬리를 자르지만 매드독도 김민준도 멈추지 않는다. 물론 상대도 만만한 사냥감은 아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