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기보다 뜬금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차준규(정보석 분)와도 밀접한 관계에 있는 온주식 지검장이 온누리(김혜성 분)의 아버지란다. 지금껏 알면서도 차준규와 차홍주(홍수현 분)는 가만히 있었는데 주현기(최원영 분)가 그 사실을 알고 가족을 이용해서 온누리를 흔들려 한다. 그러니까 왜? 어째서? 무엇때문에?
무엇보다 온누리의 가족관계에 대해 한 번도 지나가는 말로도 언급된 적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온누리가 자기 가족에 대해 어떤 고민이 있고 그래서 지금 매드독에 있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작은 단서라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알고 보니 온누리에게 가족과의 불화가 있었고, 아버지로부터 내쳐져 매드독까지 떠밀려오게 되었다. 그러니까 아무리 그렇더라도 어째서 하필 온주식 지검장이었는가 하는 것이다.
우연이 나쁜 것이 아니라 작위가 나쁜 것이다. 개연성이야 어차피 현실에서도 그렇게 이야기에서처럼 딱딱 맞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니 그렇다 친다. 덕분에 긴장감은 높아졌다. 다른 사람도 아닌 현직 지검장이다. 현직 지검장이 아들로 인해 매드독에 대해 관여하게 된다. 마침 온주식이 태양생명의 차준규와 JH그룹의 주현기를 타겟으로 수사를 진행중에 있다. 둘 모두를 옭아맬 수 있는 덫이면서 둘이 함께 손을 잡을 가능성까지 열 수 있다. 그래서 더 문제다. 어쩌면 이렇게 공교롭게 미리 맞춘 듯 전개될 수 있을까?
태양생명에 대한 매드독의 반격은 상당히 현실적이면서 치명적인 것이었다. 태양생명의 미지급 보험금을 이용해서 여론을 만들고 실질적으로 그들을 압박한다. 그 과정에서 고객에게 돌아갔어야 할 보험금을 주현기가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자금으로 건넨 사실은 기업의 끝을 모르는 도덕적 타락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법원의 명령까지 있었음에도 고객에게 돌아갔어야 할 보험금의 지급을 거부하고 주현기가 불법으로 경영권을 물려받는데 자금으로 쓰고 있었다. 그런 자세한 사정까지는 몰랐을 테지만 매드독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타락해 있는 태양생명과 JH의 상황이 그들을 궁지로 내몰고 만다.
그리고 거기서 끝이다. 이제 제대로 반격이 시작되려나 싶은 순간 온누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차라리 돈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의 전화였다면 납득했을 것이다. 그래서 온누리가 매드독을 배신한다. 매신하도록 상황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아는 얼굴이라니. 공교로운 인연이라니. 가족은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는 차홍주의 말은 또 어떤 의미를 감추고 있었다. 이제 온누리가 온주식의 아들이 되어서 어떤 변화가 찾아올 것인가.
김민준(우도환 분)과 장하리(류화영 분) 사이의 관계가 미묘하다. 김민준과 최강우(유지태 분)는 서로에게서 잃어버린 가족의 빈자리를 찾게 될까? 그래서일지 모르겠다. 김민준은 말한다. 장하리에게 최강우는 어쩌면 아버지같다. 하필 그래서 아버지다. 일단은 지켜본다. 기운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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