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라이브 - 제발 시키는 대로 좀 해!!!

까칠부 2018. 4. 1. 06:44

그러니까 모든 사수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이다.


"제발 시키는 것만 해라!"


제대로 아는 것도 아니면서 의욕만 넘치면 반드시 사고가 난다. 메뉴얼이 괜히 메뉴얼이 아니다. 선배의 조언이 그냥 하는 잔소리가 아니다. 그러니까 너는 제발 그런 사고 치지 말고 멀쩡히 잘 좀 해라.


자기 몸보다 임무를 우선해야 하는 직업은 아마 하나 뿐일 것이다. 바로 경호원. 경호원이야 경호대상을 지키는 것이 자기 일일 테니까. 물론 경호대상을 지키는 것도 자기가 안전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경호원들 역시 혹시 모를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서 섣부르게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정작 피해자들을 지키고 도와야 할 경찰이 다치면 누가 피해자들을 돕고 지키겠는가.


무엇보다 어찌되었거나 경찰 자신도 개인이고 시민이라는 것이다. 경찰복을 벗으면 더이상 그들은 경찰이 아니다. 경찰신분증 없이 임무에서 벗어나 있으면 그들은 더이상 경찰이 아니어야 한다. 부모가 있고 아내가 있고 자식들도 있다. 인간으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의 권리로 자신의 안전을 가장 우선해서 챙기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긴 경찰만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도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는 가혹한 사회에서 그것은 너무나 낭만적인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어디나 같다. 성과를 얻으려면 그만큼 희생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자기의 삶을, 관계를, 일상을 희생해가며 사람들은 성과를 얻으려 하고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 그러나 그런 자신의 주위에는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이어진 수많은 관계들이 있다. 자기가 희생하는 만큼 그들 역시 희생하게 되는 것이다. 사건을 쫓느라 매번 상처투성이가 되어 돌아오는 남편을 봐야 하는 아내처럼. 상처를 입고 누운 아들을 봐야 하는 어머니처럼. 자신의 동료가 다쳐서 돌아왔을 때 남겨진 사람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그럼에도 어떻게든 성공을 이루려는 이들과 그를 안타깝게 걱정으로 때로는 고통으로 지켜보는 사람들과.


그래서 경찰드라마다. 경찰이라는 직장드라마다. 생활드라마이고 일상드라마다. 그러나 워낙 경찰이란 일상의 비일상을 살아가는 존재이다 보니 그 일상들이 수많은 사건사고들과 엮이게 된다. 그래도 경찰과 관련한 대규모 불법성매매조직이라는 굵직한 사건이 줄거리가 되어 주고 있다. 경찰드라마에는 역시 이런 쪼는 듯한 긴장감도 필요한 것이다. 그들은 경찰로서 어떻게 성장해 갈 것인가. 경찰들이란 과연 어떤 일상들을 어떤 관계들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는가.


출세 때문만은 아니다. 성공 때문만도 아니다. 그것이 직업의 보람이라는 것이다. 다만 경찰은 그 보람이 너무 위험한 현장에 있다. 보람 찾으려다 자기는 물론 주변까지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경찰이기에 시민의 안전을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긴다. 당연하지만 그래서 너무 소중하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