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청춘불패라는 프로그램의 성격을 알았다. 작가주의 실험예능. PD가 해보고 싶은 것은 다 해보자. G7을 이용해서. 예전 일본에 로망포르노라는 게 그랬거든. 므흣한 장면만 들어가면 제작자가 어지간하면 눈감고 넘어가지 그것 가지고 감독들이 별 짓 다 했었다. 포르노만화 가운데도 초기 그런 게 있었고.
오늘은 또 6시 내고향 분위기라... 워낭소리 할아버지 찾아간 것은 거의 민폐 분위기. 김신영조는 아니나 다를까 억지예능. 업소자매? 보는 순간 이거 또 김신영이구나... 이제 뭐 다른 감정도 안 든다. 또구나 싶은 그냥 그런? 구하라가 거기 껴있다는 게 안쓰러울 뿐. 어디 써먹지도 못할 업소자매를 캐릭터라고... 쯧. 다만 하나 건진 거라곤 의외로 구하라가 목청이 좋구나 하는 것. 자신감 가지고 부르면 아주 못부르는 노래는 아니겠다.
그리고 이후로는 시망. 아주 시원스럽게 망했다. 오로지 한 가지 구하라 나오는 것만 기대하고 봤는데 구하라마저 중간에 사라졌으니 더 볼 이유가 있나? 이건 뭐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예능도 아니고. 다큐멘터리로 가려면 아예 진지하게 다큐멘터리로 가던가. 예능을 하려면 예능을 하던가. 하긴 억지예능이라고 해봐야 재미있지도 않다.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했으면 리얼버라이어티스러워야 할 것 아닌가?
지난주까지는 그럭저럭 내용이 나온다 싶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한 주 칭찬하면 한 주 이렇게 시원하게 말아먹는다. 진짜 내 블로그 모니터하는 것 아냐? 욕하면 제대로 만들어 사람 게면쩍게 만들고, 그래서칭찬하면 아주 이렇게 망하게 만들어서는 사람 열불터지게 만들고.
결국 뭐냐면 오늘도 나왔지만 출연자 사이에 대화가 없다. 진짜 대화가 없다. 서로의 캐릭터를 살린 대화가 전혀 없다. 대화가 없으니 상황극이 나올만한 상황에서도 상황극이 없고, 결국에 김신영식 콩트로 가거나 어설픈 예능 하다가는 다큐멘터리로 흐르거나. 이게 무슨 리얼버라이어티란말인가. 벌써 5개월 가까이 되어 가는데 캐릭터 하나 못 잡고, 자연스런 대화 하나 못 유도하고, 상황극 하나 스스로 못 만들어내고,
아마 가장 큰 원인은 팀을 나누는 데 있다고 본다. 오늘 확실히 느꼈다. 그래도 기본적인 예능감은 된다는 남자의 자격 팀도 팀을 나눠 쪼개놓으면 그 재미가 반감된다. 아무래도 캐릭터와 캐릭터 사이의 관계에서 나오는 재미가 줄어드는 때문이다. 김태원과 이경규가 함께 있을 때와 둘이 떨어졌을 때의 기대치가 다른 것처럼. 김국진과 김태원이 함께 있을 때와 김국진과 이경규가 함께 있을 때의 재미가 다른 것처럼. 그런데 관계도 캐릭터도 무르익지 않았는데 이리저리 쪼개 놓으니. 확실한 캐릭터도 관계도 없이 표류하느라 오늘처럼 붕 떠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답답하다.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서는 상황극이 나와줘야 한다는 거다. 콩트가 아닌 상황극이다. 캐릭터를 살린 대화가 나와주어야 한다. 관계에 근거한 대화나 행동이 이어져야 한다. 그러면서 그닥 재미가 없는 상황도 재미있게 상황극으로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고작해야 말장난이나 하고, 어설픈 개그나 하고,
오죽하면 보는 내내 끝나는 시간만 기다렸다. 구하라 사라진 것 보고 바로 보던 것 꺼 버렸고. 6시 내고향이면 가끔 시간 나면 보는 프로그램이니 상관이 없다. 체험 삶의 현장도 재미있게 봤다. 단, 그 프로그램들은 리얼버라이어티가 아니었지. 청춘불패도 그런 교양프로가 아니다. 어설픈 예능을 할 거면 차라리 교양이 낫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그래서 내린 결론은 청춘불패는 PD의 예능 시험장이다. 아마 여기에서 쌓인 데이터로 JYP가 원더걸스를 그렇게 활용하듯 다음 리얼버라어이티를 만들 때 제대로 써먹겠지. 아니면 예능국이 공유하면서 이런 식으로 만들었더니 이렇게 되더라... 나는 그러면 베타테스터였던 것일까? 그것도 클로즈베타. 아주 짜증 제대로지. 버그 투성이에 심지어 게임 컨셉까지 도중에 바뀌는 일도 있어 내가 도대체 뭐하는가...
그나마 다행이라면 오늘 방송분에서 구하라의 분량이 거의 없었다는 것. 진짜 청춘불패가 강심장 레벨이 되어 간다. 분량이 없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예능이라니. 청춘불패에서 분량 많아야 좋을 것 하나도 없다. 차라리 분량 없이 병풍인 쪽이 소모나 적다. 나르샤가 부러운 이유다.
한 마디로 최악이었다. 두 말 할 것 없이 최악이었다.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꺼버렸을 정도로. 이미 예상한 바이지만 예상한 그 이상이었다는 것이... 그것도 능력이기는 하다. 가끔 그래서 청춘불패 PD에게 감탄한다. 진짜 이렇게까지 만들기 쉽지 않을 텐데. 미칠 것 같은 능력이다.
확실히 예감 이상할 때 술이나 마시고 잠이나 잤어야 했다. 뭔가 수상쩍은 분위기면 다시보기로 스킵해가며 보았으면 되었을 텐데. 그랬다면 끝까지 참고 보기나 했을 것이다. 나의 예지를 믿지 못한 어리석음을 탓하며. 다시는 이런 예능이 없기를. 불행한 예능시청나는 나로 족하다. 내가 정말 불쌍하다.
덧, 그래도 그동안은 보고 나서 길길이 날뛰고서도 뭐라도 덧붙이는 것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조차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깨끗이 포맷되었다. 그게 더 문제다. 나는 진짜 싫으면 아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 뭘 어쩌겠다는 것도... 있다 자고 일어나서 다음주 예고나 마저 챙겨봐야겠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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