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는 조용하다...

까칠부 2010. 3. 7. 01:56

문득 여자들 모이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아직 어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라면 한 데 모이면 접시 깨나 깨지리라. 접시만이 아니라 집안이 무너지리라.

 

실제 보면 참 잘도 떠든다. 조잘조잘재잘재잘... 굳이 예능이 아니더라도 가요프로그램을 보더라도 걸그룹끼리 모여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잘도 떠들고 있다. 장난도 치고 그래서 재미있는 캡쳐도 떠돌고...

 

그런데 유독 걸그룹이 조용한 프로그램이 있다. 아, 물론 항상 조용한 건 아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조용하다. 뭐라도 말을 시키지 않으면 말을 하지 않는... 청춘불패다.

 

그제 청춘불패 보다 말고 창을 내리면서 끄적인 것을 다시 읽으며 새삼 깨달았다. 정말 조용하다. 청춘불패는 너무 조용하다. 수다가 없다. 이야기가 오고가지 않는다.

 

다른 리얼버라이어티를 보면 정말 이렇게 시끄러울 수 없다. 한 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쉴 새 없이 떠들고 떠들면서 이야기를 만든다. 그러나 청춘불패는 딱 예능할 때 예능을 위해서만 이야기할 뿐이다.

 

그게 문제. 아무리 재미없는 미션이라도 그것을 살리는 것은 출연자의 재치라는 것이다. 그에 대하는 출연자들의 자연스런 감정과 반응들이 시청자로 하여금 동질감을 이끌어내고, 그런 동의상태에서 재미도 나오고 하는 것이다. 굳이 개인기나 억지캐릭터 없이도 거기에서 분량도 챙기는 것이고.

 

그런데 이놈의 프로그램에는 그런 게 없다. 딱 예능할 때 예능용 멘트만 나눌 뿐 그 밖의 시간은 정말 지나칠 정도로 조용하다. 얘들 서로 싸우고 찍은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번주는 특히 그게 더 심했다. 도대체 유리와 하라 사이에 오간 대화란 몇 마디나 될까? 하라와 현아는? 유리와 현아는? 나르샤와 써니와 효민은 어떨까? 선화 나왔나?

 

분명 조잘조잘 떠들만한 주제였다. 아, 그건 눈에 띄었다. 체험마을 배우러 간다고 거기 아주머니의 호들갑스런 모습에 어느새 따라하는 모습 같은. 재미있지 않나? 흥분되지 않나? 전혀 그런 것도 없이 하나? 아니 최소한 그만한 연기 정도는 보여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예능에 짓눌려 버린 것일까? 예능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그런 자연스러움을 빼앗아 버린 것일까?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말만 않을 뿐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라는 거다. 그런데도 서로 자연스런 대화가 오가지 않는다는 건...  아무리 청춘불패 안에서 캐릭터도 관계도 없어도 최소한 사적인 관계에서라도 대화가 오가고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건 문제가 있는 거다.

 

결국에... 모르겠다. 결국 늘 하던 이야기의 연장이다. 업소자매 같은 게 캐릭터가 아니라는 거다. 그런 걸 관계라 하지도 않는다. 하다못해 평소의 자연스런 모습이나... 저번 같이 밤 샐 때처럼 스스럼없이 나누는 이야기들을 보여주던가. 그건 진짜 좋았었는데 말이다.

 

세상에 조용해서 좋은 건 죽은 시체 뿐이다. 살아 있는 것은 시끄러워야 한다. 왁자하게 떠들어야 한다. 그것도 한창 들떠 활기찰 나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마 그런 모습이야 말로 그 또래 다운 본모습일 테니.

 

그동안 느껴왔던 위화감의 실체일 것이다. 조용하다. 너무 조용하다. 대화가 없다. 이야기도 없고. 이렇게까지 심심하기만 한 예능이란...

 

물론 어쨌거나 5대 대국민 공약이라는 게 있으니 허들도 생겼겠다 뭔가 변화가 있기는 할 것이다. 아주 생각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재미가 없을 뿐. 그게 더 큰 문제일 테지만.

 

아무튼 그래서 문득 왜 게스트가 출연하면 그리 재미있어지는가 깨달았다. 게스트가 출연하면 출연자들이 수다스러워진다. 말이 많아진다. 곰태우와 같이 있어도 말이 많아진다. 말이 많아져야 이야기도 만들어지고 그로부터 재미도 나온다. 그런데 그게 게스트 출연하면 나오더라는 거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출연자 사이에 대화가 없다는 것. 특히 리얼버라이어티스러운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 상황속의 대화들이. 나아지리라 믿고 싶지만. 별 기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