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갈수록 수렁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어디부터 사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일까. 누가 배후이고 무엇이 진실일까. 단순하게 생각했다. 대선까지 바라보던 현직 국회의원이 살해되었고 사위마저 실종된 채 신체의 일부만이 누군가에 의해 보내지고 있다. 얼핏 송주시의 신재생에너지단지와 관련된 듯 보이지만 또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듯 보인다. 처음부터 진범은 아닐 것이라 여겼지만 하나둘 용의자들이 사라지는 사이 또 한 사람 용의선상에 오르는 이름이 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일까?
다시 한 번 제목에 대해 생각한다. 모두의 거짓말이란 누구의 거짓말일까? 어쩌면 죽은 김승철일 수도 있고 행방불명된 정성훈일 수도 있다. 아버지를 대신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서희일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 그래서 오히려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인물들은 살짝 비껴 놓게 된다. 차라리 노골적인 거짓만을 진실에 가깝다. 거짓말을 하는 것을 안다면 거짓말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진실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작가는 어떤 함정으로 시청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일까. 하나둘 단서를 찾아내고 그러면서 진범에 조금씩 다가가는 가운데서도 불안은 끊이지 않는다. 드라마의 끝에서 시청자들은 마침내 진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진실과 시청자의 거리는 과연 얼마인 것인가.
최근 크게 불거진 이슈로 말미암은 과거 민주화세대 정치인들에 대한 회의와 그들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드라마로 녹여낸 시의성을 칭찬해 줄 만하다. 그런데 이슈가 터지기 전부터 드라마를 준비하지 않았을까. 어느새 기득권과 타협해가는 그 순수했던 열정과 그들의 선의에 기생하는 또다른 탐욕의 존재가 적나라한 욕망들과 함께 드러난다. 하지만 그마저도 미끼일 수 있다.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진실인가. 이 모든 일들의 시작과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것이 곧 스릴러라는 장르일 테지만. 아직은 속아넘어가 줄 때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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