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에서 김태원은 초짜인 멤버들을 맡아서는 그들의 수준에 맞게 곡을 써주고 편곡을 해서 파트를 나누어 맡기고 있었다. 당연한 음악인의 자세다. 멤버들이 어설픈거야 자기네 사정이더라도 듣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어쨌거나 괜찮은 음악을 듣고 싶은 거니까.
어제 성인식 무대를 주선한 것이 방시혁이란다. 프로듀스까지 맡았단다. 물론 그런다고 그따위 무대를 방송으로 내보낸 엠카운트다운 PD의 음악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입장에서의 무개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한 가지 책임은 덜었다. 그따위 무대를 만들었다는.
그래도 음악을 한다는 사람이 도대체 그게 뭐였을까? 정히 카라의 음역이 안 맞으면 작곡가이기도 하니 곡을 맞게 편곡하던가. 아니면 그에 맞는 다른 노래를 고르던가. 작년 라라라에서 카라가 노브레인과 함께 공연했을 때는 이러지 않았거든. 즉 어제의 무대가 최선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최선이 아니었음에도, 듣는 사람들이 공해 수준으로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음에도 과연 프로듀서라는 사람은 뭘 하고 있었을까? 원래 녹음실에서 가수가 제대로 노래를 소화해내는가 감시하며 닥달하는 것도 작곡가의 일 아니었던가? 그런데 도대체 그건...
과연 방시혁이 음악인이기는 한 것인가. 음악에 대한 어떤 진정성을 가진 음악이기는 한 것인가? 아무리 아이돌이더라도 그따위로 음악에 대한 모독과도 같은 무대를 만들도록 방치하고 있었다니. 말했듯 이미 봤다는 것이다. 카라의 무대 가운데 어제보다 최악은 없었다. 그러면 누구 책임일까?
이건 뭐 까대기도 뭣한 수준이다. 뭐라 욕하려 해도 뭐 바닥이 보여야 욕을 해도 하지.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챙기지 못하는 인간을 욕해 뭣하나? 과연 작곡가로서 구하라의 노래실력을 뻔히 아는데 거기서 그렇게 파트를 주어 노래를 시키고 싶을까? 그것도 박지윤 노래를. 뭔 생각으로?
욕도 않으련다. 그리고 방시혁이 쓴 노래는 내쪽에서 보이콧이다. 저런 정신머리로 쓴 노래가 제대로 된 노래일 리 있을까. 인간의 바닥이란 이런데서 드러나는 거라. 어떻게 저런 무대를 당당히 방송에 내보낼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그러고서는 인디밴드와 아이돌의 만남? 같잖아서.
방시혁이 모든 원흉이라 생각하니 웃음만 난다. 그래도 현역 최고의 작곡가 가운데 하나라는 사람이. 참 한국 대중음악도 바닥이 이렇구나.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젝트에서조차 고작 저따위 무대밖에 보여주지 못하는... 말했듯 욕은 않는다. 가치도 없으니까. 그냥 웃을 뿐. 웃음도 아깝지만.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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