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가창력도 타고나는 것이다...

까칠부 2010. 3. 12. 14:43

김장훈을 보자. 김장훈이 음악을 해 온 지가 벌써 몇 년이던가. 그동안 과연 김장훈은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지금 김장훈의 노래실력은...?

 

김종서가 아무리 애써도 고음에서 가늘어지는 천성적인 목소리는 어떻게 못하는 거다. 박완규처럼 목소리를 더 굵게 힘있게 할 수는 있겠지만 역시나 기본적으로 타고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수의 가창력이란 타고나는 것 99%에, 노력 1%다. 극단적으로 말해 노력이라는 것이 어쩌면 전혀 쓸모없는 것이 가수의 가창력이기도 하다. 음색을 어쩔까? 음역은? 성량은? 노력으로 키울 수 있어도 거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하긴 곡을 쓰거나 연주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춤도 타고난 바가 없으면 도저히 안 되는 부분도 있다. 세상에는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 많다. 음악이란 바로 그런 불공평과 불공정의 첨단을 달리는 여러 세계 가운데 하나다. 아무리 노력해도 음역이 안 되는데 뭘 어쩌라고?

 

그러나 그럼에도 가수들은 노래를 한다. 간단하다. 그러면 타고난 영역 안에서 자기 노래를 하면 된다. 대부분의 가수들이 그렇다. 자기에게 허락된 여건 안에서 자기 음악을 만들어간다. 노래 못한다고 김장훈도 자기만의 세계가 이미 있지 않은가.

 

그런게 가수다. 더 노래를 잘해서가 아니라 자기 노래를 하기에 가수다. 아니 자기 음악을 하기에 음악인이다. 노력도 바로 그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무작정 줄세우기로 누가 더 잘하네 못하네가 아니라.

 

머리도 안 좋은 애 공부하라고 다그쳐봐야 자기 재주 살려서 달리기 열심히 하느니만 못한 것이다.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 도저히 체질이 아니면 나가서 다른 가능성이라도 찾아보는 게 옳을 것이다. 음악인이라고 모두 노래를 해야 하는가. 노래를 남들처럼 다 잘해야 하는가. 음악에 분야가 얼마나 많게. 음악을 표현하는 수단이란 것도 얼마나 많게.

 

더구나 아이돌은 음악인이 아니잖은가. 아이돌이 아이돌답기란 과연 쉬울까? 음악도 타고나는 것처럼 아이돌이 아이돌스럽기도 타고나야 한다. 그리고 노력이 더해지겠지.

 

하여튼 꼭 학교 다닐 때 공부 못해서 한 소리 듣던 인간들이 자라면 그 소리 반복이다.

 

"네가 지금 그런 것은 노력을 안해서야."

 

자기가 봤나? 노력하는지 않는지 자기가 봤어?

 

타고난 목소리가 안되면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되는 거다. 말했듯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란 무한히 많다. 굳이 목소리여야만 하는가. 아니 목소리더라도 굳이 잘 부를 필요가 있는가.

 

엄격하다는 것은 오히려 진지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진지하지 못하니 다양한 다른 가능성은 보지 못하고 한가지만 본다. 눈이 가려진 경주마와 같이. 그런 걸 흔히 바보라 부른다. 벽창호라고도 하고.

 

타고난 목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타고나지 못하면 가수 하기를 포기해야 하는가? 세상에 그런 규칙은 없다. 하고 싶으면 하는 거다. 단지 결과에만 승복할 수 있다면. 항상.

 

진짜 음악 진지하게 듣는 놈들이 드물구나. 한국 대중음악이 왜 이 모양이 되었는가를 이번기회로 확실히 느낀다. 세상에 거저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웃는다.

 

물론 음악을 한다는 인간이 다른 건 몰라도 자기 음악에 자기를 걸 줄도 모르는 건 욕먹어 마땅하다. 아이돌이야 어차피 음악인이 아니니 패스하더라도. 아이돌이 음악인인가? 파리는 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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