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vs 씨엔블루?

아니나 다를까... 그럴 거라 생각했다. 그놈의 가창력, 실력 드립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씨엔블루와 기존의 밴드를 실력을 놓고 비교하려 들 것이다. 내 예상으로는 와이낫이 아닐까 했더니만 목표도 크게 잡았다.

 

신해철...

 

개인적으로 신해철의 음악이 좀 취향이 아니라.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신해철이라...

 

내가 가창력 운운, 실력 운운하는 것들에게 아주 학을 떼는 게 이런 부분 때문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원로라 할 수 있는 가수에게 가창력 어쩌고 하며 그 노래를 계량하려 들더라. 뭐 이런... 그에 비하면 신해철 쯤은 양호할지도 모르겠지.

 

참 웃기는 거다. 밴드냐 아니냐의 여부가 실력이라. 그러면 실력 뛰어난 세션 모아놓고 녹음실에서 녹음하면 그게 밴드음악이겠네? 모두 실력이 좋지 않은가. 연주력도 좋고 가창력도 좋고 그런데 모여서 음악을 하고. 그래서 밴드음악인가?

 

하긴 이 인간들 하는 생각이란 가수란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다. 당연히 밴드도 연주를 잘하는 밴드겠지. 인디밴드도 연주를 잘해야 인디밴드다. 딱 그 수준이다.

 

아마 그들 눈에 비치기에 신해철도 같잖을 것이다. 신해철이 그닥 연주실력이 좋은 편이 아니거든. 노래도 내 기준으로 참 못 부르는 편에 속한다. 그러니 그들의 눈과 귀에는 신해철이 이루어낸 음악적인 성과나 업적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리듬이 어떻고 멜로디가 어떻고 코드가 어떻고... 비틀스의 예스터데이가 아마 코드가 네 개던가? 참 단순한 멜로디다. 그러나 과연 예스터데이의 가치를 낮추어 말하는 사람이 누가 있던가.

 

그러나 말했듯 그 인간들 머릿속에 실력이란 단순히 연주 잘하고, 노래 잘 부르고... 그런데 솔직히 그 기준도 모르겠다. 연주를 잘한다? 노래를 잘 부른다? 그것은 또 대체 뭔 기준인가? 그 기준조차도 없이 그냥 잘한다, 못한다, 실력이 있다, 없다, 그렇다 보니 이제는 신해철까지 건드리고. 씨엔블루가 당시의 신해철보다 낫다.

 

뭐라 하기도 이제는 지치는... 말했듯 실력 뛰어난 세션 모아놓고 연주시키면 참 소리 잘 나온다. 그러나 그것이 밴드음악인가. 과연 그것만으로 좋은 것인가.

 

더구나 인디밴드가 가치있는 이유도 그들이 연주를 잘해서나 노래를 잘해서가 아닐 것이다. 그 자유로움이다.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만큼 주류음악으로부터 독립되어 마음껏 자기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그런 자유로움과 그 자유로움에서 나오는 다양함. 확실히 인디음악이라 해서 하나의 장르로 간주하기엔 그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그게 꼭 대중적으로 성공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음악이 거기에 있으니까.

 

그렇게 밴드는 모인다. 밴드에 하고 싶은 음악이 있으니 모이고, 그러다 하고자 하는 음악이 사라지면 흩어지고, 밴드란 그 사이의 어느 순간과도 같다. 그 모든 의지가 모이는 순간.

 

과연 기획사에서 마련해준 연습실에서 연습하며, 기획사에서 요구하는 음악을 따라하고, 기획사에서 준비한 계획에 따라 데뷔해서는 연기에, 예능까지... 모이고 음악을 하는 과정까지 관리받는 그들이 단지 실력이 좋다고 밴드이고 그들의 음악이 인디음악보다 가치가 있는가.

 

역시나 했던 말의 반복이라. 그러나 이번엔 좀 셌다. 아무리 그래도 신해철과 비교라. 신해철보다도 씨엔블루가 나아? 정용화가 더 나아? 진짜 그 기준으로 한 번 평가해 볼까? 씨엔블루의 음악을 단순한 밴드 컨셉 아이돌이 아닌 신해철 수준의 아티스트로서? 같잖아서.

 

이게 바로 줄세우기의 폐단이다. 그나마 좀 뭐라도 알고서 줄을 세우면 모르겠는데 쥐뿔도 없이 그냥 어영부영 이런 게 실력이라...

 

말하지만 음악인의 실력이란 그런 게 아니다. 밴드음악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인디밴드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더 잘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 그 자체가 가치가 있는 것이다.

 

남 까대려 굳이 싫은 놈 음악을 찾아 듣는 취미는 없어서. 그런데 진짜 씨엔블루가 저런 소리 할 만큼 실력은 있는 거야? 실력이라는 말도 같잖지만 그런 게 있는가부터 궁금하다. 어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