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부활 - 사랑이란 건...

까칠부 2010. 3. 13. 18:17

전부터 들던 생각이다. 김태원은 락커인가? 아니다.

 

락커란 락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김태원은? 김태원은 음악을 한다.

 

8집에서 새벽을 들으면 과연 이것이 대중가요인가...

 

11집 사랑에 이르면 대중가요이기를 포기한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든다.

 

12집 파트1 생각이나는 대중가요로서 아주 깔끔하게 - 조금 가볍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무리되고 있었는데,

 

그러나 이번 파트2에서 선공개된 "사랑이란 건"은...?

 

마치 4집의 "기억이 부르는 날에"를 연상케 하는 것도 같고, 7집의 연주곡 "세컨드 디멘젼"을 떠올리게도 하고, 10집의 "Yellow"와도 닮았다.

 

너무나 아름다워 빨려들 것 같은 도입부, 그러나 조금은 난해하게 끊임없이 흐르는 멜로디...

 

분명 흐르고 있었다. 정동하의 목소리도, 김태원의 기타도, 채제민의 드럼도, 서재혁의 베이스도...

 

멜로디는 아름답고, 구성은 드라마틱하고, 그러나 조금은 생소한?

 

최근의 자극적인 노래들에 길들여진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안개낀 커다란 강처럼 그저 그 자리에 있는 듯한, 그러나 파도치고 굽이치는 모습을 기대하기에는 너무나 조용하여 심심한... 그러나 강은 멈춰있는가?

 

들으면 들을수록 맛이 난다. 말 그대로 흐른다. 멈추지 않고 흘러간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려는 듯 그대로 흘러 어디론가 멀어진다. 아련함?

 

이건 정동하 아니면 안 되는 노래인 것 같다. 들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과연 부활의 이전 보컬 가운데 이 노래를 이리 소화해낼 수 있을까. 마치 맞춤곡인 양. 정동하의 목소리 그 자체인 양. 누구나 불러 맛있는 노래라기보다는 정동하이기에 아련하고 그리운 노래다. 아름답고. 정겹고. 다정하고.

 

그러나 역시 대중가요스런 마무리가...

 

과연 이것은 김태원에게 있어 발전인가? 아니면 정체인가?

 

다음 앨범이 기대되는... 아니 이번 앨범의 후속곡 발표가 기대되는 이유다.

 

들어서 더 정이 가는 노래. 그러나 대중가요로서는... 그럼에도 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건...

 

그래서 별 다섯 개에 세 개. 내 맘이다. 흣!

 

개인적으로 김태원이 19세기 유럽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락커가 아닌 클래식 음악인으로서. 일렉기타가 없으니 무리일까?

 

락이 아닌 음악을 하라. 그 말 그대로. 그 음악인으로서의 자기주장이라 하겠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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