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엠카운트다운과 예능의 정석...

까칠부 2010. 3. 18. 19:44

나는 엠카 제작진의 고충을 이해한다. 온라인투표가 저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니 만일 온라인투표에 비중을 두고 정직하게 공개했을 경우 특정 아이돌에 1위가 몰릴 수 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특정 아이돌 팬덤이 아니고서야 누가 자기 돈 내가면서까지 케이블TV순위프로에 투표하고 하겠는가.

 

즉 당장 소녀시대나 - 엠넷과 SM의 관계 때문에 굳이 소녀시대가 아니더라도 팬덤이 튼튼한 아이돌그룹이 있을 경우 온라인투표만으로도 이들 특정 아이돌들이 1위를 독점하는 것도 전혀 무리한 상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매번 특정 아이돌이 1위를 받는 상황... 재미도 없고 스릴도 없으며 더구나 1위를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약소 아이돌의 팬덤에게는 외면당하기 쉽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는다는 것은 더할 수 없는 수치다. 기왕에 만드는 프로그램은 재미가 있어야 하고 시청자들에 흥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어째야겠는가.

 

청춘불패 제작진들에게도 정말 권하고 싶은 자세다. 아예 얼굴에 철판 깔고 제작진 자신이 순위에 개입하는 것이다. 더 재미있가. 더 흥미롭게. 더 스릴있게. 그렇다고 양심은 있으니 선언한다.

 

"이건 반反리얼버라이어티다!"

 

그냥 순위선정방식 그대로 내맡길 경우 프로그램이 재미가 없어질테니 제작진이 직접 개입하고, 그것을 숨기지 않고 시청자들에 공개한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재미에 최우선의 가치를 둔 프로페셔널의 자세랄까? 재미를 최우선으로 하는 가요순위프로그램의 버라이어티 선언이라 하겠다.

 

이렇게까지 뻔뻔해지고 나면 무어라 말하기도 애매해진다. 차라리 은근슬쩍 교묘하게 점수를 조작하면 욕이라도 하겠는데 이렇게 대놓고 1점차 승부를 만들어내고 나면 오히려 감탄만 나오게 된다. 이렇게까지 엠카운트다운 제작진들이 프로그램과 시청자를 대하는 자세가 철저하구나. 가요순위프로가 아니라 가요순위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로구나.

 

어차피 그동안 카라가 1위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으므로 새삼 별다른 실망은 없다. 프로레슬링이 그러하듯 카라와 티아라와 2AM과 비스트 등이 출연하는 한 바탕 리얼쇼를 보았다 여기면 그 뿐. 덕분에 그동안 카라도 1위하는 즐거움을 두 번이나 누릴 수 있었고.

 

이런 데 권위를 부여하고 의미를 두는 자체가 우스운 거다. 그럼에도 역시 1위를 했으니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것이 리얼버라이어티의 묘미일 것이고. 다시 한 번 청춘불패 제작진들에 권하고 싶은 바다. 리얼버라이어티를 만들려면 이렇게 만들라. 뻔뻔하고 당당하게.

 

이렇게까지 문자중계로도 재미있었던 가요순위프로그램은 참 오랜만이 아닌가 싶다. 결과를 이미 1주일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기에 그 과정이 사뭇 흥미로웠다. 이미 결과가 결정된 쇼를 보는 느낌? 티아라의 1위를 그래서 진심으로 축하하며 카라의 2위를 또한 진심으로 애석해 한다. 나 역시 진심으로.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