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의 연기... 쓸데없이 너무 커버렸다...

까칠부 2010. 3. 19. 20:50

구하라의 연기데뷔에 대해 내가 갖는 가장 큰 불안감이... 바로 쓸데없이 커져버린 구하라의 인지도다. 분명 구하라가 연기를 한다면 사람들의 관심이 몰릴텐데... 과연 그같은 사람들의 관심을 견뎌낼 수 있을까?

 

과거 많은 아이돌이나 가수 출신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연기에 도전했다가 오히려 기존의 좋은 이미지마저 잃고 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굳이 아니어도 될 부분들에 대해서까지 디테일하게 보고 평가하고 판단하게 되는 때문이었다. 그런 식으로 들이대면 견뎌낼 연기자가 별로 없다. 하물며 대부분 연기에 초짜들이었으니.

 

물론 그렇다고 연기력이 반드시 중요한가면 그런 것은 또 아니다. 예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CF출신들이 대거 CF에서의 인기를 등에 업고 드라마로 진출했었는데, 연기력들이 참 형편없었다. CF용 표정연기는 잘하는데 극연기는 정말 바닥도 그런 바닥이 없었다. 오죽하면 중견연기자들이 대놓고 디스하고 했을까.

 

그러나 지금도 연기력이라고는 완전 꽝임에도 이름빨 하나로 버티는 배우들이 적지 않다. 일본 드라마에 출연한 것 보고 저 여자가 일본 배우인지 한국 배우인지... 상관없었거든. 얼굴만 보면 되니까. 지금 제법 잘나간다는 배우 가운데 정작 연기가 안되는 배우가 적지 않다. 다만 아이돌이라는 게...

 

아이돌이라는 게 가요계는 물론이고 연기에 있어서도 조금 낮추어 보는 게 있다. 아마 윤계상도 그에 대해 인터뷰하고 했을 텐데, 업계관계자는 물론 대중들의 시선은 아이돌이기에 더 엄격해지는 부분이 분명 있다. 더구나 그런데 대중적인 관심까지 높다. 구하라의 출연 가지고 언론을 통해 홍보까지 하고 하면 더 엄격한 더 많은 시선 앞에 노출되기 쉽다. 그런 상황에서 어지간한 연기력으로는 확실히 어렵다.

 

그리고 예전 CF스타들이나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의 경우 또 반복되어 온 문제들인데, 연기자는 그래도 겹치기가 요즘에는 많이 줄었다. 한 번에 드라마 두세편 동시에 찍고... 요즘 있나? 드라마를 잘 안 봐서. 그러나 이들 비연기자출신들은 연기 이외의 스케줄도 꽉꽉 들어차 있다. 당장 티아라만 하더라도 "공부의 신" 촬영 때문에 지연의 음악활동에 지장이 있지 않았던가. 그같은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과연 연기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유이와 지연의 선택이 좋았다는 것이, 첫째 그닥 시청율에 부담이 적은 배역이었고, 둘째 성격캐릴터를 맡아 연기에 대한 부담도 적었다. 말하자면 시청율에서는 다른 출연자들에 묻어가고, 연기에 대해서는 캐릭터의 독특함에 얹혀가는 방식이었다. 캐릭터가 분명하면 캐릭터의 개성으로 인해 연기자의 연기란 어느 정도 양해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러기에도 구하라는 연기에 데뷔하기도 전에 인지도가 너무 높아져 버렸으니. 그래도 여기에 현미경을 갖다 들이대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구하라 자신이라 할 수 있겠다. 작년 쯤 연기에 데뷔했다면 이런 문제는 없었다. 아직 인지도가 없을 때 인지도만큼 작은 배역부터 시작했다면 지금쯤 어느 정도 연기에 있어서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겠지. 그러나 지금은 쓸데없이 너무 커 버려서...

 

사실 나 역시 구하라에게 연기력이 없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분이 오신다."에서 보여준 멜라닌파 보스의 연기는 확실히 신인다운 풋풋함과 캐릭터연기에서의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맛깔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리얼버라이어티라는 것도 결국 자기가 자신을 연기하는 것이고. 라디오에서 하는 것들을 들어봐도 자기를 객관화하여 배역에 몰두할 수 있는 기본은 되는 것 같다. 그놈의 발성만 아니면...

 

아, 이것도 문제인데. 발성. 발성만 괜찮으면 어지간하면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발성만 정확하더라도 그럭저럭 연기가 괜찮게 보인다. 그러나 발성이 안되면 다른 것 다 잘 되도 도저히 아니다. 그나마 발성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그건 다행인 것 같고.

 

물론 다른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분위기 자체가 아이돌에 많이 관대해졌다는 것이다. 구하라도 어느 정도 연기가 되고 하니 대중이 보다 관대하게 보아 넘겨주지는 않을까. 예쁘고 열심히 하고 하니 그만하면 괜찮다 넘어가 주지는 않을까. 유이나 지연처럼. 그러나 그렇게 마음놓고 있기에는 또 그동안의 데이터들이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해주고 있으니.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정면돌파 뿐이다. 한 가지는 남다른 연기력으로 사람들의 의혹의 시선을 한 번에 불식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기자로서 정석을 밟아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올라가는 것이고. 전자는 아마 대단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후자는 아이돌에 대한 대중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아니 오히려 겸손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대중적인 호감도 얻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연기력에 대한 논란으로부터 더 자유로워지게 된다. 성실하게 하나하나 배워가며 연기를 하겠다는데 그저 엄격하게만 대하려는 사람이란 드물 것이니.

 

사실 구하라가 연기를 하자면 보다 일찍 시작하는 게 낫다. 일찌감치 연기에 도전해서 현장에서 다른 선배배우들과 부딪히면서 배우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대학에서 이론으로 배우는 것은 배우는 것이더라도, 현장에서 배우는 건 또 다르다. 선배배우들은 또한 훌륭한 스승들이기도 하다. 선배로서 훌륭한 배우는 후배들에게 좋은 스승이 되어 그들이 배우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그것도 복이기는 하지만 그 또한 구하라가 알아서 헤쳐나갈 부분일 것이다. 이론은 이론, 실전은 실전, 그리고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위해서도 일찌감치 시작하는 것이 좋기는 하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들. 따라서 모두를 충족시키자면 비중없는 단역에서부터. 조연에서부터. 연기에 부담이 적은 캐릭터연기에서부터.

 

물론 DSP가 알아서 잘 할 것이다. 설마 그런 정도 생각도 없을까. 자칫 무리한 배역으로 연기에 데뷔할 경우 그동안의 대중적 호감까지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음을 그동안의 경험으로 DSP도 잘 알 것이다. 그동안 구하라의 연기데뷔를 미뤄온 것도 아마 그 때문일 듯.

 

차라리 큰 배역으로 크게 보고 데뷔시킨다면 오히려 강지영이다. 강지영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없는 만큼 그만큼 부담도 적으니. 그러나 구하라는 커도 너무 컸다. 제작자 입장에서야 화제성 때문에라도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노려볼만한 부분이겠지만 구하라나 DSP입장에서는 그에 따른 리스크가 너무 크다.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왕에 주연을 하더라도 확실히 대박칠만한 - 그러면서 구하라에게 연기력의 부담이 적은 배역으로.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연기력이나 시청율에 대한 부담 없는 작은 배역부터 시작하는 것이라.

 

여기서 또 문제는 과연 그런 작은 배역에 구하라나 DSP가 만족할 것인가. 그렇게 된다면 청춘불패 출연도 포기해야 할 텐데 그만한 리스크를 감당할 의지가 있을 것인가. 또 스케줄 조정은. 그런 배역은 사실 그리 돈이 되지 않는다. 크게 보자면 모를까 당장을 놓고 보자면 이익이 없다. 과연...

 

하긴 구하라는 개인이고 DSP는 기업이다 보니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익을 내야 하고 그러자면 당장에 소모되더라도 이익이 될만한 부분에 투입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가장 최선의 결과라면 드라마와 배역을 구하라에 맞게 잘 고르는 것 뿐이랄까? 아, 이제까지 쓴 것이 허무해진다. 결국 아무리 해도 결론은 이렇게 나고 말 것이니. 과연 DSP의 생각은 무엇일까?

 

정리하자면 구하라에게 있어 최선은 지금 당장 단역부터 시작하는 것, 그러나 DSP에게 있어 최선은 최대한 이슈가 되고 이익이 될만한 - 그러나 구하라에게는 리스크가 적은 드라마와 배역을 골라 데뷔시키는 것.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는. 전자가 가장 좋다고 여기기는 하지만.

 

늘 느끼는 거지만 블로거란 참 힘이 없다.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고 평가는 내릴 수 있어도 실제 영향을 미칠 그런 것은 없다.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게 아쉽다. 아무튼.

 

 

 

확실히 표현이라는 게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글이라는 게 또 힘이 있어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단지 그런 글이 있다는 것만으로 판단에 영향을 받곤 한다. 표현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다시 썼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