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웨이트와 달리기는 전혀 다른 운동이다. 심지어 비슷하다 여겼던 런지조차 달리기와 많은 것들이 다르다. 이를테면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비골근의 통증 같은 것이다.
달리기만 하면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있다. 그런데 스쿼트든 데드리프트든 런지든 다른 운동을 할 때는 전혀 무리가 없다. 달리기란 기본 적으로 한 발로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띄우는 동작의 연속이란 것이다. 그 말은 곧 공중에 뜬 상태에서 착지하는 동작의 연속이란 뜻이기도 하다. 당연히 이때 가장 많이 가장 크게 쓰이는 근육은 앞서 언급한 웨이트에서도 쓰이는 큰 근육들일 것이다. 대둔근, 대퇴이두, 대퇴사두, 비복근, 가자미근. 하지만 이런 근육들 말고도 정작 사람의 몸에서 없어서 안되는 중요한 근육들이 있다.
일단 비복근 아래로 종아리를 따라 발목까지 이어지는 부위는 비골근이다. 발목의 안정성을 담당하는 근육으로 발목을 삐거나 할 때 크게 다치는 곳이다. 어째 하체운동 하면 발목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더라. 발목 사이에 연골도 인대도 없는 듯 붕 뜬 채 휘청이는 느낌마저 받을 때가 있다. 그리고 역시 정강이뼈를 따라 바깥쪽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마찬가지로 발목의 안정성을 담당하는 전경골근이다. 그리고 다리가 뒤로 향하면 장요근과 대퇴직근이, 다리를 앞으로 내뻗으면 반건양근과 박막양근이, 그래서 결론은 무릎 안쪽 거위발 부위가 후끈거리며 열기를 뿜어낸다. 그나마 중둔근의 경우는 런지를 통해 상당히 강화한 탓에 크게 무리를 느끼지 않더라는 것.
숨이 가쁜 것과 별개로 한 바탕 달리고 와서 느끼는 뿌듯함 같은 것일 게다. 그 전에 일부러 운동기구 있는 곳까지 500미터 가까이 웨이트 마치고 달려가는 이유다. 하늘걷기는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앞뒤로 움직이느라 장요근과 반건양근, 반막양근, 내전근의 스트레칭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파도타기는 허리를 좌우로 움직이는 사이 요방형근과 광배근의 스트레칭을 느끼게 한다. 허리돌리기는 말 그대로 코어를 풀어주는 운동기구. 그리고 나서 한참 다시 뛰어 오고 나면 종아리에서 발목까지, 그리고 정강이를 따라서 앞서 말한 근육들이 존재감을 호소해 온다. 진작 뛰었어야 했는데.
무릎 아프다고 다 무릎 아픈 게 아니란 소리다. 발목 아프다고 다 발목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다. 도대체 사람 몸에는 뭔 근육들이 이리 많은지. 대부분 이름도 한 번 들어보지 못한 근육들이다. 그리고 그런 근육들이 가장 훌륭히 잘 쓰이는 곳은 원래 인간의 몸이 진화되어 온 목적에 부합하는 상황이다. 바로 달리는 것. 심지어 전거근과 견갑하근, 광배근까지도 힘껏 발을 내딛고 뛰는 사이 팔을 흔드는 동안 늘어나는 것이 또한 느껴진다.
이래서 달리기를 하라는 것이었구나. 웨이트 한 시간, 달리기 - 공원 운동기구까지 포함해서 30분, 그리고 목욕과 스트레칭, 마사지. 시간이 부족하다. 복권이라도 맞아야 하는데. 놀면서 운동만 하며 살고 싶다. 솔직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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