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뮤직뱅크의 순위산정기준에 대해...

까칠부 2010. 3. 20. 11:57

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뮤직뱅크 순위산정 기준 가운데 가장 이해 못하는 것이 바로 음반판매점수다. 아니 요즘 싱글 듣겠다고 음반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음반 내놓으면 초반에 팬덤을 중심으로 소진되고 더 이상 대중은 음반을 사지 않는다. 더구나 그렇다면 같은 음반을 사고 다른 노래를 더 좋아하게 된 사람은 어쩌고. 기왕에 음반점수 넣으려면 수록곡 전체에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밖에는 일단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이를테면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음원을 스트리밍하거나 다운로드받을 때 다른 가수의 노래도 함께 스트리밍하고 다운로드받는다. 카라의 루팡이 좋다고 루팡 하나만 다운로드받지는 않는다. 그런데 정작 루팡과 너때문에 미쳐 가운데 좋아하기는 루팡을 더 좋아한다. 그러면 이 점수는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까. 좋아하기는 루팡을 더 좋아하는데 함께 다운로드받고 스트리밍하니 점수가 같이 계산된다면?

 

음원성적만으로는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라는 것이다. 아무리 카라노래가 좋다고 카라노래만 스트리밍하는 경우는 드물다. 다른 노래도 함께 듣는다. 그렇다고 다른 노래도 모두 같이 좋아하느냐면 같이 다운로드받고 스트리밍해서 들어도 더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괄적으로 음원성적만으로 판단해야 할까? 음원 하나 가격이 그리 비싼 것도 아니고 스트리밍에 돈이 따로 들어가는것도 아니라 복수로 다중으로 소비하는 대중이 많은 상황에.

 

그래서 또 중요한 것이 방송점수일 것이다. 빌보드차트에서도 싱글차트에서 중요하게 쓰이고 있는 것이 방송회수다. 어차피 알아서 음반도 사고 음원도 다운로드받고 했겠지만 방송으로 듣기를 원한다면 그만큼 더 적극적인 선호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카라와 소녀시대를 동시에 좋아한다고 라디오에 신청곡을 보내려면 카라의 노래로 신청곡을 보내는 것과 같다. 아무래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을 테니까.

 

방송인 만큼 따라서 선호도라는 것도 아주 의미가 없지는 않다. 이 역시 복수로 소비하는 가운데 어느 쪽에 더 우선을 두는가 하는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음원으로 보면 티아라가 강세다. 그러나 카라와 티아라의 음원을 동시에 소비하는 계층 가운데 분명 선호도의 차이가 나타날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물론 상당히 애매하기는 하지만 그런 역할을 선호도 점수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즉 여기서 전제가 되는 것은 과연 음원을 복수로 소비할 때 그 가운데 존재하는 선호도의 차이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람이 음원을 다운로드받거나 스트리밍할 때 자기가 좋아하는 한 가지만 다운로드받고 스트리밍하는 것도 아니고 다수의 여러 노래를 중복해서 다운로드받고 스트리밍할 텐데, 그런 가운데 더 선호하는 음악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음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고, 그래서 방송점수나 선호도점수가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불만이 있다면 역시 음반점수다. 싱글 하나 들으려 음반을 사는 시대도 아니고, 대중이 음악에 대한 선호로 음반을 소비하는 시대도 아는데 과연 음반점수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더구나 음반이라는 게 싱글만 듣자는게 아니라 음반 자체를 듣자는 거다. 음반은 싱글과는 따로 계산해야 하지 않을까? 어제의 뮤직뱅크 같은 경우도 아예 따로 에픽하이에게 음반판매만으로 음반차트 1위를 주는 것과 같은 식으로 말이다.

 

아무튼 선호도 점수에 대한 논란을 보면 너무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카라를 좋아한다고 다른 가수나 걸그룹의 음악을 아예 듣지 않는 것도 아니고, 그런 가운데서도 선호도의 차이란 있는 것이다. 그런 점을 완전히 무시해야겠는가. 결국에 어떻게 해도 함께 듣는 가운데 더 좋은 노래가 있다면 그쪽에 무게를 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복수로 음악을 소비하는 시대에.

 

하긴 내가 어떤 음악이 얼마나 히트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이와도 상당히 다르다. 길을 가는데 얼마나 그 음악이 자주 들려오는가. 의외로 이게 가장 크다. 그만큼 대중이 그 음악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는 뜻일테니. 그리고 그렇게 듣는 사이 불특정다수가 그 음악에 노출되며 호감을 갖게 되기 쉽다. 그러나 이런 건 수치화가 되지 않으니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가장 중요할 텐데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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