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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과 치킨 닭크기 논란, 영계백숙의 이유

까칠부 2021. 11. 25. 17:58

예로부터 동네 큰잔치에는 소가, 작은 잔치에는 돼지나 개가, 그리고 집안잔치에는 닭이 쓰였었다. 그만큼 소는 한 마리 잡으면 온동네가 먹고, 돼지나 개는 그저 아는 사람끼리 나눠먹고, 닭은 식구들이나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어렸을 적 읽었던 이야기 가운데 닭고기를 나누는 것이 있었다. 가장은 머리, 딸들은 날개, 아들은 다리, 안주인이 꼬리였던가? 몸통은 나누고 남은 나머지로 나눈 사람이 가져갔다. 내가 어렸을 적에도 닭 한 마리 잡으면 그렇게 온가족이 둘러앉아 나눠 먹고는 했었다.

 

사실 다 자라지 않은 어린 닭으로 만드느는 영계백숙이라는 것도 그래서 나오게 된 것이다. 어느 정도 자라면 닭은 가족 전체가 나눠먹을 정도가 되었다. 그렇다 보니 온전히 한 사람이 한 마리를 차지할 수 있으려면 그보다 작은 어린 닭이 필요했다. 닭조차 다 자라면 너무 커져서 어린 닭을 먹고는 했었던 것이다.

 

최근 치킨논란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어느 순간 치킨의 다리와 날개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니 냉동식품으로 사먹는 치킨윙봉과 치킨 다리를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내가 요즘 즐겨 사먹는 것이 브라질산 닭다리살이다. 그거 한 덩이가 닭 한 마리 만하다. 물론 양념을 빼고는 더 맛있다. 염지가 되어 있지 않은데도 그냥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굽기만 해도 들어올리면 육즙이 쭉 하고 뿜어져 나올 정도로 아주 진하고 맛있다.

 

사실 치킨의 닭이 작은 것은 맛과는 전혀 상관없은 상업적인 이유 때문이다. 일정 이상 크기가 되면 사료대비 성장속도가 둔화된다. 그러므로 일정 이하까지 키워야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왜 해외에서는 그런 작은 닭을 잘 먹지 않는가.

 

1인 1닭부터가... 내가 술 먹으면서 한 끼에 고기를 1kg까지 구워 먹는다. 그래도 닭 한 마리 다 삶아 먹으려면 배가 터질 것 같다. 치킨 1마리는 양념 때문에 칼로리가 꺼려질 뿐 배불러 못 먹을 정도는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치킨 닭크기 논란은 황교익의 편을 들어주고 싶어지는 이유다.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치킨이라... 어렸을 적 조작치킨 두 조각 사면 이 정도 양이 되었던 것 같은데. 시장치킨이다. 바로 닭 잡아서 튀기는.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