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의 불손한 야심...

까칠부 2010. 3. 27. 12:32

어제 방송분을 두고 김신영 욕을 실컷 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편집은 왜 있는가?

 

그러고 보면 전에도 예능 나와서 촬영장에서 오가는 말들이 조금 세더라는 이야기를 하기는 했었다. 단지 방송에만 나오지 않았을 뿐. 그렇다면 왜?

 

결국 어제 방송으로 얻은 타이틀이 그 답이라 할 것이다. 3사 버라이어티 가운데 가장 성적으로 수위가 센 버라이어티. 더구나 여자아이돌이 출연한다.

 

확실히 2010년의 트랜드는 성인남성이랄까. 남성을 위한 버라이어티가 대세라는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파릇파릇한 여자아이돌이 나와서 야한 농담을 해준다는데...

 

설마 그런 것을 노린 것일까? 어지간히 야한 걸 좋아하는 나조차 당황스러울 정도의 멘트들을 거르지 않고방송에 내보낸 것은?

 

가장 어이가 없던 것이 "영계" 어쩌고... 상황도 묘했다. 아직 암탉들이 너무 어리지 않느냐니까 바로 나온 김신영의 대답, "영계"... 무슨 뜻일까?

 

아마 다른 남성 출연자가 그 말 했으면 그날로 방송 끝장났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만연해 있는데,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 보는 영계어쩌고라니. 하긴 손으로 가슴과 등을 쓸어내리며 구하라와 수영의 가슴을 비하한 것도 남자였다면 그날로 매장이었다.

 

아니 그 전에도 있었다. 이계인의 닭농장에 찾아갔을 때, 구하라와 현아마저 이해하지 못할 고차원적인 성인용 농담을 김신영은 하고 있었다. 차마 그 내용을 설명하기도 민망한...

 

나도 야한 농담 좋아한다는 것이다. 아니 꽤 수위가 높은 것으로 많이 한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과연 공중파에서 그런 것이 가능한가. 물론 내가 너무 보수적인 것일수도 있지만 공중파란 바로 그런 보수적인 다수까지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 텐데도. 그렇게나 수위가 셌다.

 

금요일 심야다. 심야시간대이기는 하지만 다음날이 바로 휴일인 토요일이다. 학생들도 밤늦게 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평일이라고 늦은 시간이라 텔레비전을 못 보고 하겠느냐만 그렇더라도 토요일 밤과 더불어 다음날 일찍 일어날 부담이 가장 적은 시간대라는 것이다. 설마 이 역시도 현아가 말한,

 

"나도 알 건 다 알아!"

 

라는 것일까? 알 건 다 아니까 봐도 상관없다.

 

참으로 좋다. 아이돌이다. 그것도 예쁘장한 여자아이돌이다. 그런데 모여서 야한 농담을 주고받는다. 흔히 말하는 "영계" 10대 여고생도 그 가운데 포함되어 있다. 시청율도 떨어졌다지? "아마존" 덕분에 시청율 고전할 때 그래서 억지예능했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결국 노리는 건 그것일 테지.

 

심야시간대 예능가운데 가장 수위가 세다는 "라디오스타"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김구라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 신정환이 막 던진다고 이렇게까지 던지지는 않는다. 신동엽도 최소한의 정도라는 건 지킨다. 그런데 이건 뭐...

 

김신영더러 뭐라 할 게 아니라는 거다. 김신영이야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제작진 덕분에 어울리지도 않는 MC까지 맡아 되도 않는 예능MC하고 있는 것만도 김신영으로서는 큰 재앙이다. 그런 김신영으로 하여금 그런 멘트를 하도록 하고, 그에 이끌려 분위기가 그리로 흐르도록 방치한, 설사 그리로 흘러 분위기가 만들어졌더라도 편집하지 않고 내보낸 제작진이 문제인 거지. 그런 제작진의 의도가 더 문제인 거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아예 아이돌 데리고 예능 찍으니 아이돌 데려다 성인남성의 성적 판타지나 충족시키는 소재로 쓰게? 요즘 섹시컨셉도 유행이니 청춘불패도 농촌을 배경으로 그래보자. 생각이 있는 건지.

 

다시 말하지만 금요일 심야면 충분히 가족시간대다. 농촌과 아이돌은 가족이 즐기기에 적합한 소재며 포맷이다. 아마 그래서 가족이 함께 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에 적합한 프로그램이었는가.

 

나같은 보수적인 사람도 볼 수 있음을. 그같은 불특정다수가 볼 수도 있다는 것을. 그게 공중파라는 것을.

 

어제의 청춘불패가 모두가 바라고 기대하던 그 청춘불패였던가. 제작진의 반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당장의 시청율이야 오를지 몰라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을 잃을 수 있음을.

 

불쾌했다. 분명 재미있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무척이나 기분이 나빴다. 모욕감? 배신감? 최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