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리를 보면 항상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생긴 것도 닮았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클레오파트라. 확실히 이렇게 놓고 보니 박규리는 역시 고전적인 미인상이다.
사실 역사상으로 보면 한 시대를 풍미한 미인 가운데 그냥 예뻐서 이름을 날린 경우는 거의 없었다. 얼굴만 예뻐서는 그냥 묻힌다. 오히려 그녀들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탈월한 언변과 학식, 교양, 기예 등이었다. 특히 클레오파트라는 당시 지중해문명의 중심이었던 이집트의 여왕으로서 풍부한 학식과 기품, 세련된 말재주로 당대의 영웅들을 녹여내곤 했었다. 케사르와 안토니우스가 그렇게 클레오파트라의 포로가 되었다.
하긴 케사르 정도 되는 사람이 단순히 외모에 혹해 그리 클레오파트라에 넘가지는 않았겠지. 그러면 도대체 그 말재주가 어느 정도였길래...
그런 때 또 떠올리곤 하는 것이 박규리다. 정말 박규리 말하는 것을 들으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나라 한 서너개는 그냥 말아먹을 말재주? 치고 빠지는 타이밍이 정확하고, 어르고 달래고 후려치고 보듬어주는 그 센스가 정말 남다르다.
원래 여신이란 비호감이기 쉬운 것이다. 세상에 자기 잘났다고 나대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없다. 그런데도 박규리는 1년 넘게, 아니 오히려 지금에 와서는 호감이 높아지는 것을 넘어 세뇌되는 사람들마저 나오고 있다. 결국 박규리가 그 선을 교묘하게 잘 지키며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규리 저거 뭐냐던 사람마저 마침내는 빠져버리고 말 정도로.
개인적으로 나 역시 얼굴 예쁜 여자보다는 말 잘하는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카라에 호감을 가지게 된 것도 박규리 때문이더라는 것이다. 아마 미스터의 그 장면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박규리 찬양을 하고 있었겠지. 카라라는 팀도 있구나 하다가는 아예 적극적으로 카라 관련해서 찾아보다가 구하라도 알게 되고 한 것이었으니까. 그런 좀 박규리에게 미안할까?
아무튼 그래서 지금도 박규리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라디오까지 샅샅이 뒤져 찾아보고듣고 있다. 일단 재미있으니까. 그리고 박규리의 매력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니까. 정말 매력적인 여자다. 아마 아이돌 가운데 내가 이련 표현 하기가 드물 것이다. 박규리는 아이돌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여성으로 굉장히 매력적이다. 지켜보는 보람이 있고 찾아듣는 보람이 있는. 아이돌이거나 연예인으로서 아니라.
개인적으로 그런 점에서 박규리가 출연한 클레오파트라를 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뮤지컬도 해보고 싶다고 했으니 기회가 없을까? 문득 떠올랐다. 박규리와 클레오파트라... 닮지 않았는가? 이집트의 여왕으로 한 나라를 다스리며 한 시대의 역사를 움직였던 클레오파트라의 리더십까지.
다만 클레오파트라와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삶까지는 닮지 말았으면... 하긴 요즘은 여자가 잘났다고 힘들어지고 하는 시대는 아니니까. 박규리의 클레오파트라를 보는 순간을 기대해 본다. 혼자만의 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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