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 - 조용필
모나리자
내모든것 다주어도 그마음을 잡을수는 없는걸까
미소가 없는 그대는 모나리자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다 돌아서야 하는걸까
눈물이 없는 그대는 모나리자
추억만을 간직한채 떠나기는 너무 아쉬워~
끊임없이 속삭이며 그대곁에 머물지만 이토록 아쉬워 오
정녕 그대는 나의사랑을 받아줄수가 없나
나의 모나리자 모나리자 그런표정은 싫어
정녕 그대는 나의사랑을 받아줄수가 없나
그대는 모나리자 모나리자 나를 슬프게하네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다 돌아서야 하는걸까
눈물이 없는 그대는 모나리자
추억만을 간직한채 떠나기는 너무 아쉬워~
끊임없이 속삭이며 그대곁에 머물지만 이토록 아쉬워 오
정녕 그대는 나의사랑을 받아줄수가 없나
나의 모나리자 모나리자 그런표정은 싫어
정녕 그대는 나의사랑을 받아줄수가 없나
그대는 모나리자 모나리자 나를 슬프게하네 모나리자
오 정녕 그대는 나의사랑을 받아줄수가 없나
나의 모나리자 모나리자 그런표정은 싫어
정녕 그대는 나의사랑을 받아줄수가 없나
그대는 모나리자 모나리자 나를 슬프게하네 모나리자
가사 출처 : Daum뮤직
조용필의 음악을 어찌 하나의 장르로 특정지을 수 있을까. 트로트에서부터 일렉트로니카까지, 아마 힙합을 빼고는 거의 다 건드려 보았을 것이다. 설마 힙합까지 했을까? 그만큼 폭도 넓고 깊이도 깊다. 그냥 조용필의 음악은 조용필의 음악이다. 단 그럼에도 하나의 장르를 특정해야 한다. 그러면 나는 락을 꼽을 것이다.
원래 조용필은 미 8군 무대 기타리스트 출신이었다. 보컬이 아니었다. 천성적으로 보컬에 어울리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아마 데뷔 전 조용필의 보컬로서의 평가는 그리 높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 후천적으로 노력으로 만든 것들이다. 판소리를 배우고 다양한 창법을 실험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며, 피를 토하는 노력 끝에 지금의 조용필이 된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나는 조용필의 목소리를 무척 싫어했지만.
아무튼 미 8군 무대에서 기타를 치면서 음악을 시작했고, 무명시절의 대부분을 밤무대 밴드에서 기타치고 노래부르며 지냈다 보니 자연스레 조용필의 음악도 그 밴드에 깃들게 되었다. 조용필이라 하면 당연히 따라붙는 위대한 탄생이 그것이다. 과연 위대한 탄생 없이 조용필의 음악은 가능했겠는가. 가능이야 했겠지만 우리가 아는 조용필은 아니었을 것이다.
조용필은 어쩌면 우리나라 주류음악계에 최초로 밴드음악을 소개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단순히 가수의 뒤에서 반주를 해주는 밴드가 아닌, 보컬과 더불어 함께 음악을 만들고 음악을 연주하고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적 동지로서의 밴드였다. 그런 만큼 위대한 탄생에는 당대 최고의 연주자들이 모여들어 당대최고의 음악인인 조용필과 함께 하곤 했었다. 유재하도 위대한 탄생의 키보디스트 출신이었다.
물론 데뷔야 대중적으로 히트할 수 있는 성인가요로 데뷔했다. 데뷔하고 나서도 조용필의 히트곡 가운데는 성인가요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조용필 하면 성인가요 가수로 떠올리곤 하는 것은 그래서다. 그러나 이미 조용필 1집에 "단발머리"라고 하는 당시로서는 전위적이라 할만한 음악시 실려 있었다는 것이다. 단발머리도 기본적으로 락이었다. 바로 이 블로그 배경음악 첫머리를 장식하는 "촛불"역시 성인가요지만 락사운드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3집의 "고추잠자리"와 4집의 "못찾겠다 꾀꼬리""나는 너 좋아""자존심" 등등... 그의 음악 전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락이었다.
사실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대중음악 역사에서 락이라는 장르가 이렇게까지 폭넓은 지지와 인기를 누린 예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송골매라든가 벗님들, 부활 등이 있었지만 그들의 인기란 한시적이거나 아니면 특정한 성별 연령에 한정되어 있었다. 김종서, 이승환, 서태지, 김경호 등도 마찬가지였다. 락이란 특정계층만이 향유하는 음악이다. 그 공식을 깬 유일무이한 존재가 바로 조용필이었다. 더구나 발라드에 가까운 음악들이 대개 히트하던 것에 반해 조용필의 음악은 그 사운드의 헤비함마저 차원을 달리했다. 조용필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지금도 들어보면 놀라운 음악들이 많다. 그저 여자아이들이나 부르는 노래인 줄 알았던 "나는 너 좋아"라든가, 동요인가 싶었던 "고추잠자리""못찾겠다 꾀꼬리", 어디 응원가로만 부르던 "여행을 떠나요", 멋모르고 가사가 좋아 따라부르던 "어제, 오늘, 그리고...""미지의 세계", 성인가요인가 싶었던 "그대여" 어느샌가 사운드와 함께 듣고 있으면 그 질주감에, 그루브에, 어깨를 들썩이며 도취되고 만다. 아, 이런 음악이었구나.
그러고 보면 조용필은 가장 먼저 - 혹은 유일하게 락의 대중화에 성공한 음악인이기도 하다. 그의 락이야 말로 가장 대중적인 락이었으니.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폭넓게 사랑받은 락 아니던가. 락 본연의 원초적인 강렬함으로. 하긴 그것도 따지고 보면 사운드는 듣지 않고 가사와 멜로디만 듣는 대중적인 선호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기는 했겠지만. 가만 보면 참 사운드를 잘 안 듣는다. 그렇더라도 많은 락마니아들의 숙원인 락의 대중화가 이미 조용필에 의해 지나칠 정도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성인가요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보니 락음악인으로서의 평가가 또 상당히 낮다는 것이...
모나리자는 조용필의 락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사실 이것도 고르기 힙들었다. "어제, 오늘, 그리고...""꿈""미지의 세계""그대여""못찾겠다 꾀꼬리""여행을 떠나요""마도요""단발머리" 등등등... 하나같이 음악적으로도 뛰어나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노래들이다. 과연 어떤 노래를 골라야 잘 골랐다고 소문이...
그러다가 문득 떠올랐다. 아마 학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을 것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날따라 버스는 무척 한적했었는데, 라디오로부터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기억나는 것은 마지막 한 마디,
"모나리자!"
그냥 심취해 들었다. 여름이었던가? 햇볕은 참 맑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분은 좋았던가? 글쎄... 그 무렵은 또 내가 상당히 우울해 하던 시절이라. 그러나 그 음악을 듣는 순간은 그리 좋았었다. 조용필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 사실 조용필을 싫어한다는 거지 그것 때문에 음악을 일부러 거부하고 그런 건 없었다. 조용필에 대한 호불호와는 상관없이 나는 참 조용필의 음악을 많이 듣고 있었더라는 것이었다.
모나리자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주머니에 동전 몇 개 딸랑거리는 것은 당시도 마찬가지였던 터라 바로 집으로 달려가 라디오에 공테이프부터 꽂았다. 설마 한 번은 나오겠거니. 그리고 참 밤늦은 시간에 겨우 타이밍을 잡아 녹음할 수 있었다. 그 성취감이란. 고작 노래 하나 테이프로 녹음한 것인데도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그리고 항상 하던대로 한참을 반복해 들었었다. 시쳇말로 꽂힌 것이다. 음악에.
음악적으로 모나리자가 다른 음악들에 비해 얼마나 나은가... 솔직히 모른다. 나는 그런 걸 판단할 주제가 못된다. 그러나 가장 깊숙이 나의 감수성을 울린 것은 이 음악이라. 조용필의 수많은 락넘버 가운데 바로 내 가슴에 들어와 꽂힌 것은 바로 이 노래라. 모나리자. 바로 그 이름. 이 노래다.
하여튼 조용필에 대해 다루려니 뭐 이리 한도 없고 끝도 없는가. 뭐가 이리 넓고 깊은가. 도무지 나로서는 감당이 되지 않는다. 아예 블로그를 조용필 전문 블로그로 재편할까? 다른 것 다 포기하고 조용필 음악만 올릴까? 그러나 그럴 수 없으니. 더구나 내가 조용필을 그리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한 마디로 항복선언이다. 항복이다. 도저히 나로서는 감당이 안 된다. 나중에 다시 조용필의 음악에 대해 다루거나 할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오늘은 여기까지 하련다. 더 망신당하기 전에 조용히 체면차리고 물러나려는 것이다. 모나리자에 뒤를 맡기고. 조용필의 음악에 대한 경의와 함께.
정말이지 놀랐다. 조용필의 환갑을 맞아 문득 조용필을 디비면서, 내가 알고 있고 기억하고 있는 조용필의 음악과 조용필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이렇게나 많았던가. 나는 이렇게나 조용필을 숨쉬고 살았던가. 그래서 조용필이구나. 새삼 조용필의 안티였다는 사실에 자부심마저 느낀다. 조용필, 그대 슈퍼스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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