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의 눈물...

까칠부 2010. 4. 4. 13:43

구하라를 보면서 부쩍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 것이 아마 올 초 나일론 인터뷰였을 것이다. 나무를 닮고 싶다고 했던가. 그게 참 안쓰러웠었다.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으면.

 

나무란 말하자면 강한 것에 대한 동경을 뜻한다. 그것도 공격적으로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의지가 아닌 단지 버티고 싶어하는 피동적 의지다. 나는 괜찮다며 스스로 자기에게 주문을 건다는 자체가...

 

힘들고 외로운데 오히려 강해지자 다짐하는 자체가 사실 그만큼 여리고 약하다는 증거인 것이다. 진짜 강하다면 그같은 다짐이나 각오는 필요가 없겠지. 그만큼 여리고 약하기에 그렇게라도 다짐을 하고 자기최면을 걸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드니까.

 

하긴 그래서 원래 강한 척하는 사람이 약하다. 약하기 때문에 강한 척을 하게 된다. 문제라면 강한 척 하느라 주위로부터 도움을 받을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만다는 것인데... 손을 내밀기도 사실 부담스럽다. 그 인위적인 강함이라도 한 번 무너지면 그대로 무너져 버릴 수 있거든. 그래서 또 대하기도 조심스럽다. 어찌해야 하는가.

 

청춘불패 니콜 나오던 편에서 별 것 아닌데 니콜의 말 한 마디에 눈물을 흘릴 때도 그래서 조금은 당황했었다. 저렇게까지 약해져 있었나. 그리고 이번의 택시... 그래도 설마 했었는데...

 

체력적인 문제를 말했지만 어쩌면 복합적인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말하자면 지금 부하가 거의 한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가끔씩 통제를 잃고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감정의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치 요실금처럼 제대로 절제가 안 되어 감정이 새어나오고 것이다. 그만큼 그 안에 화산을 품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을 조절할 힘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아마 그런 긴장의 이완이 체력적인 부분에까지 미치며 상호작용을 일으키지 않는가. 마음이 약해지니 몸도 약해지고 몸이 약해지니 마음도 따라서 약해지고...

 

어딘가 마음을 기댈 곳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고 보면 돈 쓰는 것도 절제하는 타입이라 그랬지. 시원하게 쇼핑이라도 하면 마음이 풀리기도 한다.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이건 또 별로 안 좋다. 진심을 털어놓고 기댈 수 있는 친구가 아니라면 더 공허할 뿐이니. 또 쉽게 자기 속을 털어놓는 타입도 아니다. 스스로 강하다, 쿨하다 최면을 걸고 있다면 그에 충실하게 연기해야 한다.

 

하여튼 연예인이라는 게 참 외로운 직업이다. 주위에 사람은 많은데 정작 자기 사람은 없다. 주위에서 좋다고 떠드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의지할 자기 사람이란 없다. 혼자 울어야 하고, 아니 혼자 울 수조차 없는 직업이 연예인이란 직업이다. 우울증이란 연예인의 직업병이라고나 할까. 사실 팬이라는 것도 참 하잘 것 없어서.

 

아무튼 이번 일로 깨달은 거라면 역시 팬과 팬이 아닌 경우란 다르다는 거다. 나는 구하라라면 그저 강한 척 하는 가녀린 아가씨로만 보여 걱정이 끊이지 않는데, 팬이라면 역시 구하라를 믿고 지켜보는구나. 흠... 그래서 스스로 카라팬과 구분을 짓고 있는 것이겠지만.

 

역시 가장 좋은 것이람면 운동을 하는 것인데. 다른 문제들은 시간을 두고 차근히 근본적으로 풀어가더라도 일단 잃어버린 활력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물론 무대에도 서고 연습도 하고 하면서 춤을 추기는 하지만 노동과 운동은 다른 거다. 해서 스트레스면 노동. 해서 즐거우면 운동. 아무래도 실내에서 하는 헬스보다는 야외에서 하는 운동이 나을 것 같은데. 배드민턴이나, 등산, 축구, 럭비, 기타등등... 아, 반은 농담이고.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강한 척 하는 사람이 한 번 가면 제대로 간다. 강한 척 하는 만큼 한 번 무너지고 나면 다시 일어나기가 힘들다. 뭐라도 계기가 필요할 것 같지만. 의지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이라도 가까이... 하긴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저러고 있는 것일 테지만. 진짜 남자친구라도 사귀어야 할까?

 

어려운 거다. 저렇게 엉엉 소리내어 우는 것도 아닌, 눈물을 주체 못해 웃으며 눈물만 흘린다는 건. 마음에 병이 깊다는 것이니. 주위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겠다. 팬이야 쓸데없는 거고 같은 멤버들도 오히려 너무 가까워 어려울 수 있고... 어머니라도 찾아와 체온을 느끼며 며칠 함께 보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

 

결국 결론은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는 것. 마음에 병이 있으면 받는 게 정신과 상담이다. 그리 대단한 건 없을 지 모르지만 그래도 위안은 될 것이다. 그러라고 있는 게 정신과 의사들이니까. 여기서 이러쿵저러쿵하느니 그게 더 나을 것 같다. 아니면 이미 벌써 상담을 받아봤을까? 얼마전 그런 일도 있고 했으니.

 

생각해 보면 이것도 참 스트레스일 것 같다.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주위에서 이러니 저러니... 자기는 힘들고 외로운데 주위에서 강해지라 태연해지라... 그러나 또 그래서 외로운 것이 사람이라.

 

아무튼 구하라라면 내게는 아이돌 이전에 그저 강한 척 하는 어린 아가씨일 뿐이다. 어쩌면 진짜로 그렇게 강한 아가씨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기에는 보이는 모습들이 그래서. 강한 척 하는 게 그래서 더 안쓰럽다. 역시 팬과 팬이 아닌 경우는 확실히 많이 다른 모양이다. 나는 팬이 아닌 게지.

 

다시 말하지만 여유 될 때 정신과 한 번 찾아가 보기 바란다. 그쪽으로는 전문가들이니. 현대인에게 마음의 병이란 감기와도 같다.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건강검진은 아파서가 아니라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