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 - 그냥 그러려니...

까칠부 2010. 4. 10. 00:42

문득 드는 생각이 청춘불패에 차라리 처음부터 MC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MC 없이 G7이 MC가 되어 게스트를 맞이하는 형식이었다면...

 

그런 생각이 든 이유는 바로 구준엽. 이건 완전 구준엽이 주인공이고 마치 기존의 G7은 MC가 된 듯한 모습 아닌가. 그나마 지지난주 옥주현보다는 나았지만. 김신영은 MC라면서 구준엽과 나르샤, 하라, 선화 사이에서 도대체 뭘 한 것일까.

 

아무튼 과연 구준엽을 부를 필요가 있었는가. 그래피티야 그럴싸하니 잘 되었지만 굳이 그래피티를 위해 구준엽을 불러 G7을 들러리세울 필요가 있었을까. 차라리 G7의 어설픔을 가지고 이야기거리를 만드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아니면 마을 주민들의 협력을 얻어 집안꾸미기를 해 보거나. 의외로 마을분들 가운데 숨겨진 재능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구준엽을 중심으로 구경꾼이 되어 버린 G7도 귀엽긴 했지만 뭔가 주객이 전도된 듯한 모습이 그리 썩 좋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역시나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청춘불패의 투탑 노주현과 김태우가 함께 한 돼지감자 캐기와 냉이캐기. 사실 나물 캔다고 냉이만 캐는 경우는 드문데. 나물 캐러 가면 냉이에 씀바귀에 각종 나물을 한 무더기 캐와서는 나누고 한다. 차라리 그쪽으로 G7을 몰아넣으면 좋지 않을까. 의외로 또 나물을 분간하기가 쉽지가 않거든.

 

물론 그렇다고 돼지감자만 캐고 나물만 캤느냐. 돌 쌓기 게임은 생뚱맞았지만 왁자하니 재미있었고, 그 와중에 김태우와 유리의 러브라인을 중심으로 한 상황극도 흥미로웠다. 느닷없이 흘러나온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와 김태우의 능청스런 연기는 왜 김태우인가를 보여준다. 유리와 함께 있으면서도 시도때도 없이 던지는 멘트며 리액션이라니. 여기에 노촌장이 가세하고, 현아와 써니가 더해짐면서 한 바탕 왁자하니 흐뭇한 봄날의 정취를 만들었다. 확실히 주제면에서도 이쪽이 훨씬 청춘불패다웠던 듯.

 

생뚱맞은 뉴스모드는 뭐 또 그러려니... 가끔은 이런 것도 재미있기는 하다. 유리는 역시나 예뻤고 각자의 캐릭터를 살린 선화와 효민의 모습도 돋보였다. 아주 가끔은...

 

워낙에 기대를 많이 접은 탓일까? 그다지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눈높이를 낮추고 그저 아이돌 모습만 보기로 했다. 청춘불패에 예능은 무슨 예능인가? 리얼은 또 무슨 리얼이고? 그냥 아이돌 웃는 모습만 보면 되는 그런 프로그램이라. 어지간히 거슬리는 부분 있어도 원래 그런 프로그램이겠거니...

 

그리고 또 하나 생각하는 것이 청춘불패에서는 어쩌면 캐릭터란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것. 구하라는 구하라, 유리는 유리, 써니는 써니로 족하지 않은가. 어쩌면 캐릭터라는 것에 사로잡혀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나르샤도 그렇고 선화도 그렇고, 특히 김신영... 어색하다. 차라리 캐릭터 없는 쪽이 가끔은 더 자연스럽기도 하다.

 

역시나 아이돌 보자는 프로그램이라... 아이돌만 웃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면 괜찮다. 그 이상의 의미라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역시나 그냥저냥... 구하라의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것 하나.

 

지지난주 제대로 한 번 성질 부리고 나니 머릿속이 말끔해지는 기분이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는 말뜻 그대로랄까? 더 이상 뭐라 쓸 것도 없이 괜찮았다. 더 큰 기대만 없다면. 딱 그 만큼. 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