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남자의 자격 - 김성민의 토크가 좋아졌다는 것이...

까칠부 2010. 4. 15. 00:54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아마추어"편에서 또 하나 새삼 눈에 띈 것이 이전까지 편집되었던 김성민의 토크 부분이었다. 확실히 김태원이 김성민더러 토크가 좋아졌다 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처음 김태원이 곡을 써 오고 방바닥사운드로 연습할 때까지만도 김성민은 카메라를 보고 말하고 있었으니.

 

초창기 남자의 자격과 지금의 남자의 자격이 갖는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이윤석과, 이정진, 윤형빈, 모두 초반에는 카메라를 의식하는 것이 있었다. 김국진도 사실 그런 점이 없잖아 있다. 남다른 경험과 감각으로 슬쩍 피해가기는 하지만 역시 의식하는 만들어진 멘트가 그리 매끄럽지는 못했다. 그런 점에서 처음부터 카메라를 굳이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레 멘트를 던지고 액션을 보인 이경규와 김태원이야 말로 진정 대단한 예능감이라 할 것이다.

 

물론 과연 방송에 출연하면서 아주 카메라를 신경쓰지 않을 수 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일단 비싼 출연료 받고 출연하는데 최소한 자기 밥값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기껏 방송 출연하면서 그것이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해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

 

그러나 그렇더라도 리얼버라이어티라는 것이다. 리얼버라이어티가 추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리얼리티. 리얼리티란 개연성이다. 그리고 개연성이란 자연스러움에서 나온다. 그런데 과연 카메라 신경쓰고, 시청자 신경쓰고, 자기 이미지 신경써서 자연스러운 말이며 행동이 나올 수 있겠는가? 실제 초반 그렇게 의식하고 던지는 멘트며 행동이며 - 더구나 "아마추어 밴드"편을 통해 내보내진 아마도 편집부분에서 드러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어색하고 거슬리는 점이 있더라는 것이었다. 역시나 그래도 예능밥을 먹은 탓인지 김국진이 이윤석은 빨리 자리를 찾았지만 그 밖에는 조금 시간이 더 필요했었다. 바로 지금처럼.

 

확실히 지금은 편집 덕분인지는 모르지만 초반과 같은 카메라 의식하고, 방송분량 의식해가며 던지는 멘트는 그리 안 보이는 것 같다. 오히려 자기가 치고 나가기보다는 주위를 이용하고, 주위를 띄우면서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많다. 남자의 자격에서 토크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이유는 자기 이야기를 하기 보다 남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받쳐주는 예능을 하다 보니 어느샌가 돌고돌아 모두가 모두를 받쳐준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팀웤이 아닐까.

 

내가 남자의 자격에서 항상 감탄하는 부분이다. 개인개인은 어쩌면 그렇게 눈에 띄게 드러나거나 두드러지는 부분이 적다. 김성민을 제외하고는 조금 심심하다 싶은 멤버들이다. 그런데 모아 놓으면 시너지를 일으키며 그렇게 살아나고 있으니. 한 사람만 빠져도 이제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질 정도.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새삼 처음부터 다시 훑고 있는데 예전 훑던 때와는 다른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이런저런 이유로 나름 리얼버라이어티에 대한 체계를 갖추다 보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온달까? 리얼버라이어티로서으 남자의 자격이 발전해 온 길이라니. 멤버들 역시 리얼버라이어티에 적응하는 과정이었고.

 

이래저래 참 볼수록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 하겠다. 단 하나, 해병대편을 제외한다면. 해병대편은 어떻게 해도 정이 가지 않는 회차였다. 기본적으로 나는 군생활을 그런 식으로 소모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터라. 군생활이란 그렇게 단편적으로 접근할 부분이 아니다. 그 밖에 나머지야 뭐...

 

김성민이며 이정진이며, 윤형빈, 이윤석, 김국진 등이 리얼버라이어티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확실히 한 재미다.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처음부터 찬찬히 살펴보기 바란다. 그 자체만으로도 한 편의 훌륭한 리얼버라이어티이니. 재미있다. 무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