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집중이 잘 안 되더라.
사실 그렇지 않은가? 두근거리고 설레고 허둥대고 하는 것이야 첫출근 전까지다. 일단 출근하고 나면 신입이라는 딱지 이전에 당당한 한 사람의 사원이다. 서툴고 모든 게 어색하지만 그래도 주어진 일을 해내야 하는. 이때부터는 더 이상 예능이 아닌 전문직업방송이 된다.
차라리 모든 멤버가 한 직장에 다녔다면 별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같은 직종에 좌충우돌... 그러나 각기 다른 직업이고, 각기 다른 일이고, 그래서 겪는 일도 반응도 다 다르다. 아르바이트편에서도 그랬지만 각자가 맡은 일이 서로 너무 다르다 보니 통일되지 못하고 산만하게 흩어진다. 그리고 그런 만큼 각자의 일의 전문성은 사라지고 그저 일회성 헤프닝만이 나열되는 시트콤이 되어 버린다.
지루했던 이유... 왜 증권사인지? 왜 라면회사인지? 왜 여행사인지? 왜 방송국인지? 그리고 과연 그 일의 애환이나 보람같은 것은 어디에 있는지? 일에도 집중이 안되고, 캐릭터에도 집중이 안되고...
그러나 역시나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이경규며 이윤석이며 김국진이며 평타는 쳐준다. 김태원도 그렇고 김성민도 그렇고. 문제는 그것이 프로그램 자체의 재미라기보다는 이들 출연자들의 개인적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출자란 왜 있는 것일까?
좀더 통일감 있게, 좀더 흩어지지 않게, 잡스런 것 빼고 집중해 볼 수 있도록... 안되는 것일까?
가끔 생각하는 것이 그거다. 혹시 제작진이 안티는 아닐까? 리얼이라는 명목 아래 제작진은 아무것도 하는 것 없고 출연자들에게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재미있었지만 분발을 촉구한다. 이래서는 안된다. 당장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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