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커피하우스 제작진의 착각...

까칠부 2010. 5. 20. 01:23

나도 고양이를 기르는 입장이라 기사로 난 것을 보고 호기심에 한 번 보았다. 딱 문제되는 장면만. 그리고 어이가 없어 웃음만 흘렸다. 제작진이 뭔가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예를 들어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길을 가는데 강도가 칼을 겨누고 돈을 요구하더니 도망치려 하자 쫓아가 등뒤에서 찌른다. 피가 떨어지고 칼에 맞은 사람은 눈을 흡뜨다 점차 눈이 풀리더니 바닥에 쓰러지고. 범인은 황급히 자리를 피해 도망친다.

 

묻는다. 위의 저 사람은 칼에 맞은 것인가? 아닌가? 도망친 범인은 사람을 찌른 것인가 아닌가?

 

그건 하나의 약속이다. 물론 극에서 칼을 휘두르고 맞는다고 진짜로 사람이 칼에 맞아 다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에 대해 사람들은 실제 그런 것처럼 받아들인다. 아니면 극이란 성립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사람 죽는 장면 있을 때마다 매번 진짜로 사람을 죽여야 할까?

 

고양이 학대도 마찬가지다. 분장을 쓰고, 다른 털을 준비하고... 그러나 극 안에서 이미 그것은 실제로 행해진 것이다. 흙을 묻히고 털을 깎고... 실제로 하지 않았어도 극 안에서 그것은 실제 이루어진 일이다. 그렇게 받아여져야 한다. 그래야 극이다. 과연 그런데 다른 효과를 썼다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물론 그런 건 있다. 앞서의 사람이 죽는 장면에서도, 누구나 그것이 잘못된 행위라는 것을 안다. 사람을 찌르고 해치고... 나쁜 짓이다. 그렇게 폭력은 소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같은 폭력을 모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곤란한 점이라는 것이겠지만.

 

그런데 커피하우스에서는 어땠는가? 그것을 과연 동물학대로서 진지하게 다루고 있었는가. 그같은 행위가 잚못된 것이라는 어떤 명시나 암시가 있었는가.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경고나 전제가 있었는가.

 

없었다. 그냥 장난스럽게 넘어갔다. 그럴 수 있겠거니. 연출이든 어쨌든 고양이를 가지고 학대하는 장면이 나간 것은 사실인데, 그것을 장난스럽게 당연하다는 듯 그냥 넘어가고 있었다.

 

왜 사람들이 그 장면을 가지고 문제삼는가? 그래서다. 동물학대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그에 대한 드라마 안에서의 어떤 문제제기나 반성이 없었다. 그럴 수도 있다. 동물을 철저히 수단으로서, 대상으로서. 동물학대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해명이라고 내놓은 것 치료를 해주고 어쩌고...

 

원하는 게 그게 아니라는 걸 왜 모르는가? 강승연이 사과해야 한다.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잘못된 행동임을 응징을 통해, 반성을 통해 시청자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드라마에서 사람을 때리고서 해맑게 웃는 모습과 무에 다르겠는가. 사람을 때렸다면 이유가 있거나 반성이 있어야겠지.

 

얼마나 우리사회가 동물학대에 대해 무심한가를 다시 한 번 깨달으며... 그래도 배웠다면 배웠다 할 수 있는 PD이하 드라마 제작진이라는 인간들 수준도 이렇다. 하물며 리플 다는 수준이야.

 

다시 말하지만 설사 실제로 죽지 않았어도 드라마상에서 죽었으면 죽은 거다. 드라마를 보는 순간에는 그들은 죽은 거다. 그래야 드라마는 성립한다. 실제는 죽지 않았으니 상관없다... 연쇄강간범을 주인공으로 드라마 만들어도 실제 강간만 하지 않으면 상관없겠다. 아니면 아예 식인살인마를 주인공으로 해서 실제 죽여서 먹는 것은 아니니 상관없다 하던가.

 

해명이 너무 한심해서... 뭐 앞으로 드라마를 볼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이런 드라마를 보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그렇지 않아도 드라마를 안 본다. 어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