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타블로 학력위조 논란을 보며...

까칠부 2010. 6. 2. 07:03

솔직히 조금 웃었다. 뭐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 드는 여러 근거들이야 그렇더라도, 타블로가 평소 방송 등에서 했던 말들이 그 한 이유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그런 게 있다. 사람들은 가끔 이 세계가 완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무결하며 어떤 절대적인 기준에 의해 유기적으로 엮여 돌아가고 있다고. 사람의 말이며 행동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A라 말했으면 그건 A다. A'나 B가 될 수 없다. A라면 A라고만 말해야 하며 달리 말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런 게 가능한가?

 

기름칠이라는 것이다. 때에 따라 장소나 상대에 따라 말의 내용이나 방식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데 그 전문적인 내용에 대해 상대가 전혀 아무런 지식이 없다. 제대로 설명하자면 한참인데 또 그럴만한 시간도 이유도 없다. 그러면 뭉뚱그리는 것이다.

 

의도된 오류라는 것이다. 보다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때로 생략하거나 때로 더하거나 과장하거나 축소가거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디포르메라 할 것이다. 만화를 그리면서 실사처럼... 재미없다. 영화를 만드는데 실제 인물처럼 캐릭터를... 진짜 재미없다. 일상에서도 그만한 노력을 필요하다 할 것이다.

 

당장 블로그만도 그렇지 않은가? 글 잘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적당히 필요한 때 적절한 왜곡을 가할 줄 안다는 뜻이다. 그러니 읽기도 맛깔나다. 아니면 지루해 못 읽는다.

 

타블로가 어디서 어떤 말을 했고... 물론 그 가운데는 의도된 거짓말도 있을 수 있겠지. 그러나 그런 게 또 세상 사는 이치라는 거다. 적당한 거짓말은 세상 사는 윤활유가 되어 준다. 거짓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그냥 타블로가 미운 것. 딱 기회가 온 것이다. 그 형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 계기가 되어 캐나다 국적을 갖고 있다는 것까지 걸리면서 타블로가 그 타겟이 된 것이다. 이른바 이지매.

 

사실인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타블로에 상처를 입힐 수 있는가. 얼마나 타블로라는 대단한 인간을 끌어내릴 수 있는가. 단지 그 빌미가 되어 준 것이 학력위조 논란일 뿐. 사실이어서가 아니라 그저 믿고 싶어서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사람 하나 모함하는 게 이렇게 쉽다. 세상에 말과 행동에 모순이 없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데 그것을 문제삼기 시작하면 또 걸리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소한 말 한 마디까지라도.

 

하기는 어디 타블로 뿐일까? 인터넷상에 떠도는 루머라는 게 대개가 그렇다. 명확한 증거 없이 정황상 어떻다더라... 도대체 그걸 그들이 어떻게 아는가? 그 내막을. 그런데 그렇게 쉽게 단정짓고.

 

에픽하이의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타블로는 에픽하이 예능 나올 때 말고는 잘 모른다. 어쩌면 그래서 철저히 타인으로서 볼 수 있는 것일지도. 재미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사회란 결코 정직하지 않다. 정직하게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어떤 무결한 순수와 정직을 요구한다면 글쎄... 천국을 알아보는 게 어떨까? 진지한 충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