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타블로 학력위조 논란의 쟁점...

까칠부 2010. 6. 6. 22:03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조선일보 기사에 울프 교수가 스탠포드 졸업생 가운데 다니엘 선웅 리, 혹은 다니엘 아만드 리라는 사람이 있었으며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증언한 내용이 나온다. 더불어 2002년 신입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책자에 다니엘 선웅 리 - 타블로가 나온다.

 

그런데 타블로를 불신하는 쪽에서는 이 기사에 대해 반박하며 말한다. 어떻게 지도교수가 자기 학생을 기억 못할 수 있느냐? 그게 대체 말이 되느냐?

 

물론 일견 타당성이 있다. 하긴 교수가 되어 자기 학생을 기억 못한다는 것은 조금 이상하기는 하다. 더구나 타블로의 말 대로라면 타블로는 매우 특별한 학생이었을 텐데. 그러나....

 

이어 울프 교수가 다시 메일을 보내왔다. "확인 결과 타블로는 2001년과 2002년 스탠퍼드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엄청나게 특이한 사람이다. 지금 타블로가 나로부터 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 중인데 옛날 일이라 내가 기억을 못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교수가 최소한 다니엘 선웅 리라는 학생이 있어서 스탠포드에서 2001년과 2002년 각각 학석사학위를 받았고 자신으로부터 수업도 받았다고 인증하지 않았는가? 기억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라 교수 자신이 확인을 해 보고 그런 사람이 있다고 증언한 것이 핵심이다. 물론 조선일보가 기사를 의도적으로 조작하지 않았다는 전제에서. 그러면 그런 증거가 있는가?

 

그래서 나온 것이 다니엘 선웅 리라는 사람이 따로 있고 타블로는 단지 그와는 동명이인일 뿐이다.

 

만일 가능성이 있다면 나도 이쪽을 더 높이 생각한다. 최악으로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타블로는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만나는 가짜대학생과가 아니었을까? 학생증까지 위조해서는 진짜 대학생인 양 캠퍼스를 누비며 인맥도 쌓고... 그리고 그런 가운데 혹시 동명이인을 만나지 않았을까? 다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글쎄...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반증으로 나온 것이 아래에 있는 사진이다.

 

 

대충 타블로가 스탠포드 시절 결성해 활동했다는 4n Objectz라는 팀에서 신입생과 함께 찍은 사진이라는데, 가운데 보면 한 눈에도 타블로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인물이 앉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은 앞서 울프 교수도 말한 다니엘 선웅 리였다. 다만 책자에 소개된 국적은 한국. 의심이 간다면 Wilfred I Paico라는 이름으로 검색해 보도록. 왼쪽 두 번째 사람이다.

 

결국 이상에서 볼 수 있는 논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울프 교수의 증언이 과연 사실인가? 조선일보의 기사가 조작된 것이거나, 혹은 울프교수가 전날 술을 너무 마셔서 학생의 이름을 착각하거나 하지 않았는가? 평생교육원 운운은 의미없다. 울프교수가 증언한 다니엘 선웅 리는 학석사학위까지 받은 "재학생"이므로.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다니엘 선웅 리라고 하는 동명이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과연 두 명의 다니엘 선웅 리가 스탠포드 안에 공존하고 있었다는 뜻인가 하는 것.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이때 타블로가 어떤 이유로 스탠포드를 배회하면서 다니엘 선웅 리라고 하는 실제 재학생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글르 사칭했다고 하면...? 그러나 그렇다기엔 너무 가지 않는가? 과연 자기를 사칭하고 다니는 학생의 존재에 대해서 또다른 다니엘 선웅 리는 모르고 있었을까?

 

물론 정황이고 추측이다. 그러나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다. 거의가 정황이고 추측 뿐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명확한 사실은 관계자라 할 수 있는 울프 교수의 증언과 당시 스탠포드에 타블로가 다니엘 선웅 리라는 이르믕로 존재하고 있었다고 하는 사실 뿐이다. 최소한 한 명, 혹은 두 명의 다니엘 선웅 리가 당시 스탠포드에 다니고 있었으며 그 가운데 한 명은 타블로였다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였을까?

 

그것만이 팩트다. 과연 당시 울프 교수에게서 배운 다니엘 선웅 리는 누구였는가? 왜 당시 스탠포드에 타블로의 이름과 사진이 나타나는가? 그 이외는 전부 정황이며 추측일 뿐이다. 만일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야 한다. 아니면 위의 근거들을 모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보다 확실한 근거를 제시한다거나. 그것은 최소한 타블로가 다녔고 배우기까지 했던  울프 교수의 증언을 넘어설 수 있는 무게와 가치를 가져야 한다. 그러고서야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참고로 예전 읽은 인터뷰 가운데 뉴욕에서 스탠포드 학생 타블로를 만난 기억에 대한 것이 있었다. 아마 영화제작자였던가? 뉴욕에서 영화를 만드는데 스탠포드 다닌다는 다니엘 리라는 학생이 찾아와서 일을 맡긴 적이 있다고. 서울의 음반제작자를 소개시켜주어 그래서 데뷔했나보다 말하고 있었다. 과연 타블로의 사칭행각은 그때부터 이미 시작된 것이었을까? 가수로서 데뷔할 수 있는가도 모르던 때부터? 흥미로운 부분일 것이다.

 

과연 타블로는 스탠포드 석사인가? 아니면 단지 스탠포드를 동경한 - 심지어 스탠포드 학생들까지 속여넘긴 가짜대학생이었던 것인가? 중간은 없다. 평생교육원도 타블로가 울프 교수로부터 수업을 들었다는 전제를 깔고 있으니 오히려 성립이 안 된다. 둘 중 하나다. 완전한 가짜인가. 완전한 진짜인가. 과연...

 

그리고 덧붙이자면 이은미교수는 다니엘 선웅 리와 다니엘 아만드 리의 두 가지 이름을 섞어쓰는 것에서 그럴 수 있다고 했으며, 학석사과정을 3년 반만에 마치는 것도 코터미널 제도로 불가능하지 않다고 같은 기사에서 증언하고 있었다. 추측이 아니라 당사자의 증언이다. 참고했으면 좋겠다. 기대한다.

 

 

성가신 것 싫어서 이렇게까지는 들어가지 않으려 했는데. 신문 기사까지 부정하는 건 좋은데 왜 자꾸 헛다리들을 짚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가설을 세우려면 제대로 세우라. 타블로가 이미 당시 스탠포드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고 그때 다니엘 선웅 리의 존재를 알아 사칭하고 다녔다고. 그게 훨씬 타당하게 들어맞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도 그쪽을 선호한다. 재미있으니까.

 

물론 나머지는 어디까지나 타블로의 몫이다. 생각이 있으면 공개할 것이고, 생각이 없으면 말 것이고. 나같아도 굳이 공개하고 싶은 생각은 없을 것 같은데. 타블로도 아마 내 과인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모두 추측이다. 사실은 이미 보도된 사실들. 그것을 어떻게 부정할 것인가?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