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때도 그랬다. 처음 문제가 된 번역이 정확한 것이 아니었다며 사람들이 반박하자 그들은 말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심지어 그리 환경이 좋았던 편이 아니어서 슬랭을 쓰는 것 가지고도 문제를 삼았다. 나도 달동네 출신이라 그쪽 말 자주 섞어 쓴다. 그리고는 아니나 다를까 인성문제까지...
타블로도 그리로 가고 있다. 슬금 증거들이 나오니 벌써 한 다리 빼는 사람들이 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그리고는 말한다.
"이제는 사실을 인증해도 등 돌릴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왜? 다른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 학력위조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던 거다. 단지 물어뜯을 대상이 필요했고 이유가 필요했던 것이다.
나름 증거들이 나왔다. 어떤 것들은 꽤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말한다.
"믿을 수 없다!"
"타블로가 직접 인증하라!"
그런데 내가 고약하다고 생각하는 게 뭐냐면,
"만일 타블로가 직접 입증하지 않으면 지금처럼 계속 당해야 할 것이다."
협박이다. 지금처럼 온갖 루머에 괴롭힘을 당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들에 굴복해 입증할 것인가?
사실 이게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말했지? 악플러의 목적은 단지 대상을 끌어내리는 것이라고.
기분나쁜 거다. 불쾌한 거다. 타블로가 뭐라고. 네티즌의 정의로운 힘 앞에 왜 버티는가?
굴복하라! 와서 꿇으라! 네티즌의 위대함을 증명하라! 자신들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타블로가 와서 꿇음으로써 직접 증명하라!
그리고 그 앞에 타블로라는 꽤나 잘난 체 하는 스타와 그를 고깝게여기는 자신이 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바로 그래서 이런 문제를 키우는 것이겠지.
그들이 바라는 건 타블로의 졸업증명서가 아니다. 굴복증명서다. 그리고 네티즌이라는 허위의 만족이고.
나라도 인증 않는다. 여기까지 오고 나면. 아마 내 성질대로라면 돈도 벌었겠다 은퇴하고 다른 일 찾는다. 다만 타블로가 내 성격과 같겠는가? 글쎄...
물론 사실여부는 나도 모른다. 과연 타블로는 학력위조를 했는가? 아닌가? 그러나 확실한 건 누구도 타블로가 학력위조를 했다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한 적이 없다는 말이다. 의심스럽다고 나와서 증명하라. 무슨 인민재판인가? 의혹이 있으니 무조건 나와 꿇고 자백하게?
그러면서 그들은 또 말한다.
"이 모든 것은 타블로가 자초한 것이다."
"자업자득이다."
어느 양아치가 사람을 죽이고서 그런 소리를 한다.
"누가 나한테 덤비래? 좆도 아닌 것이..."
행위는 사라지고 대상만 남는다. 자기는 없이 상대만 남는다. 온당한가?
왜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이런가? 선거라는 게 결국 민의라는 거다. 전혀 다를 게 없다.
과연 타블로의 말이 사실로 밝혀졌을 때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은 어쩌려는가? 온갖 루머를 만들고 퍼뜨리며 타블로를 괴롭혔던 사람들은?
물론 이미 말하고 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더 많은 다른 문제가 있다고. 타블로가 일단 잘못한 거라고. 자업자득이라고. 세상에 가장 쓸데없는 것이 생각없이 정의로운 놈들이다. 해악이다. 과연 최소한 자기 말에 대한 책임은 가지고 말하고 있는가?
참고로 악플러는 자기가 악플러라는 걸 모른다. 마녀사냥하는 놈들도 자기가 마녀사냥한다는 걸 모른다.
19세기로 돌아가자. 마녀사냥을 하는 군중이 있다. 묻는다.
"마녀사냥중이십니까?"
물론 그렇다고 대답하겠지. 실제 마녀사냥을 하고 있으니까. 설마 그런 걸 기대한 것일까?
사람은 거울을 보기 전에는 자기를 모른다. 자기 얼굴을 자기가 볼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거울을 보기 전에는 자기가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생각해."
이경규의 말은 정답일 것이다. 거울을 보기 전까지는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없음이다.
이번 사태가 어이없으면서 우스운 이유다.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고. 타블로의 학력따위...
이 사회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사랑하게 된다. 그냥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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