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블로그에 하루 2000명 쯤 들어오는 모양이다. 중복되고 하는 것 따지면 1000명이 채 안 될 것이다. 물론 이것도 충분히 많지만.
자, 내가 글을 썼다. 올렸다. 이 글이다. 과연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몇 명일까? 단순한 산수문제다.
한 명이다. 어째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자신은 몇 명인가? 두 명? 세 명?
많이들 착각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1000명이 들어와도 읽는 건 한 명이다. 인터넷 인구가 몇 백만이어도 결국 읽는 건 그 한 명이다. 단지 그 한 명이 모여서 천 명이 되고 백만 명도 되는 거다.
그러면 내가 신경써야 할 것은 누구일까? 당연하지 않은가? 그 한 명이다. 그 한 명 한 명이 바로 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다. 불특정 다수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물론 장사를 하자면 다르다. 그때는 숫자가 더 중요하다. 낚시를 하게 되는 이유다. 그때는 찾아오는 면면을 보지 않는다. 개인이란 이미 없다. 숫자만 있을 뿐. 광고수입과 낚시가 비례하는 이유다.
음악인이 음반을 냈다. 그 음반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당연히 그것을 사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 음악인을 떠받치는 건 누군가? 바로 그 음반을 사는 개개인이다. 그 개인이 모여 팬도 되고 하는 것이다.
개인을 무시하고 팬과 대중만 보니 문제가 생기는 거다. 개인과 개인으로서 대한다면 과연 자기 양심을 속일 수 있을까? 그러나 음반판매량과 가요차트 순위와 수입만을 보니까.
아무튼 그래서 타블로 사태를 볼까? 어떤 사람들은 그런다. 대중이 바라니 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중이 바라는데 왜 해주지 않느냐고. 그러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나는 뭐가 되는 걸까? 나는 대중이 아닌가?
참 편리한 대중이다. 타블로에게 굳이 인증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 나 또한 이 사회를 구성하는 한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땐 싹 빼 버린다. 그리고는 자기들끼리 뭉쳐서 대중...
개개인의 가치는 사라지고 개개인의 인성과 지성마저 대중 속에 묻혀 버린다. 똑같다. 계량화된 지성과 인성은 그건 몰가치한 야만에 불과한 것이다.
바꿔야 한다. 바꿔 말해야 한다. 정확히.
"타블로가 인증하기를 원하는 개인의 모임"
개인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이고 개인의 집합이다. 그 개인에 어떤 단서가 주어졌을 뿐이다.
그러면 다시 묻는다. 타블로는 그 개인들의 요구에 응할 필요가 있을까?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다만 팬으로서 개인적으로 타블로에게 요구했을 때는 어떤 반응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 팬의 입장에서 이 부분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어떤가? 예의를 갖추어 예의를 갖추어 대답해야겠지. 물론 그것이 타당하지 않다 여기면 무시하면 그만이다. 팬 역시 그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정하고. 1 대 1의 관계다.
그러나 한다는 짓거리가 대중의 뒤에 숨어서, 네티즌의 뒤에 숨어서... 개인에게는 의리가 있어도 대중에게는 의리가 없다. 타블로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은 대중이 아니라 그의 음악을 소비하는 개인이니까. 그 개인이 모여 집단을 이룰 수는 있어도 대중은 될 수 없다.
솔직히 나는 블로그에서 개인과 소통하는 걸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블로그란 그런 곳이 못 됨을 안다. 대부분은 개인이 아닌 대중으로 찾아온다. 대중으로 말하고 대중으로 요구하고. 나는 개인과 개인의 소통을 바라는 거지 대중과 소통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도대체 알지도 못하는 것들과 뭔 소통? 얼굴 가리고 목소리 가리고 자기가 뭘 생각하는지도 모르는 대중과?
대중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얼마나 편한 말인가? 대중. 그러나 얼마나 비열하고 비겁한 말인가. 대중. 원래도 싫어하기는 했지만...
내가 네티즌을 싫어하는 게 그래서다. 그들은 결코 개인으로 나서지 않는다. 개인으로 당당히 1대 1로 자기가 책임을 져가며 행동에 나서는 법이 없다. 대중의 뒤에 숨어서, 패거리나 짓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까.
대중이 요구한다? 그 대중은 어떤 대중인가? 그 대중에 나는 포함되는가? 내가 포함되지 않는 대중이면 나는 어떤 존재인가? 그러면 이 사회의 대중이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일까?
생각은 하고 살라고 뇌도 있는 거다. 가끔 뇌가 참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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