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끔찍한 사고 하나가 뉴스에 났었다. 길가는 행인을 누군가 치었는데 뒤따라오던 차들이 그것을 보지 못했거나 보고서도 그대로 달려드는 바람에 세 번이나 연달아 치어 죽었다고.
그런데 도대체 누가 죽였느냐 하니까 누가 죽였는지 모른단다. 당연하다. 세 대가 연달아 치고 갔는데 그 가운데 누구에 의해 죽었는지 누가 알까?
멍석말이가 그렇다. 멍석을 말아놓고 집단으로 밟는다. 열 사람 스무 사람 그 이상일수도 있다. 그런데 멍석말이를 당하던 사람이 죽으면 누구에게 죽은 것일까?
고도로 효율적인 관료조직이 때로 고도로 비효율적인 것은 그래서다. 책임이 분산되는 만큼 책임에 대한 의식이 흐려진다. 나말고 쟤한테 물어봐...
개티즌이란 그렇다. 왜 개티즌들이 대중이니 한국인이니 집단에 호소하는가? 함께 밟자는 거다. 아니 가만히 있어도 너희도 공범이라는 거다. 그러니 함께 밟고 책임도 함께... 지지 않고.
최진실이 죽었다. 과연 누가 사과했을까? 무덤 앞에 찾아가 무릎꿇고 사죄한 인간이 누가 있던가? 없다. 왜? 다들 함께였으니까. 다들 함께인데 누구 탓인지 알게 무언가?
아마 이번 일도 반성따위 않을 거다.
"다들 그랬는데..."
개인적으로,
"남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이건 인간으로는 보는데 뇌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남들이 그랬다고? 뇌를 남들에 맡겨두고 사나?
인간이 어디까지 비열해질 수 있는가? 다수의 뒤에 숨으면 그것이 보인다. 얼굴이 가려지고 이름이 지워지고 책임까지 사라진 그때. 그게 개티즌이다.
더 웃기는 건 그런 주제에 개티즌 소리는 그렇데 듣기 싫지. 남 욕은 그렇게 하면서 자기 욕은 또 그렇게 싫다. 뇌가 발육이 덜 되었다는 걸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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