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내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부분일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디스한다. 그러면 애정이 있어서다. 신뢰가 있어서다. 우호적인 관심이 있을 때 디스도 한다. 반면 그런 애정이나 신뢰가 없다면 도무지 디스가 꺼려진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 그래서 디스해보면 바로 안다. 디스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좋아하는 거다. 그런데 디스를 하려는데 뭐가 걸린다. 뭔가 걸리는 게 있는 거다.
물론 아주 싫으면 상관없이 디스한다. 그건 별개다. 한 마디로 그만큼 싫다는 거니까.
뭐냐면 디스의 원칙이라는 거다. 대상을 한정해서, 사실을 적시해서, 그런데 사적인 감정이 실리면 그게 쉽지 않다. 과연 나는 사적인 감정으로만 이것을 디스하는가 아닌가.
차라리 그렇지 않다는 확신이라도 있으면 뭐라 해도 견딘다. 비판이 정당하다면 나 역시 떳떳할 수 있으니까. 떳떳할 수 있다면 그에 반발하거나 비난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내려다 보며 비웃어 줄 수 있는 거다.
그런데 확신이 없다. 나 스스로에 떳떳하지 못하다. 그러면 비굴해진다. 자꾸 변명을 생각하게 되고 어긋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비판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다. 아니 그런 걸 감당해야 하는 자체가 싫다.
한 마디로 전자의 경우는 뭔 소리를 듣든 그런 것도 감수할 수 있다, 그것도 좋다는 결심이 있다. 그러나 후자는 없다. 뭐라 듣는 자체가 싫고 굉장히 성가시다. 그래서 만다.
물론 말했듯 아주 싫다면 나는 그것을 감수한다. 그때도 내가 싫기에 오히려 나는 당당하다. 싫다. 이건 도저히 싫다. 그건 내 감정이다. 그것까지 포함해 감수하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어정쩡하다. 싫지는 않지만 좋지도 않다.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이건 도저히 안 된다. 뭐라 디스하고도 떳떳지 못하고, 그 다음도 그리 말끔하지 못하고.
그래서 보면 최근 내가 티아라를 두고 뭐라 하는 게 없어졌다. 전에는 가끔 디스도 하고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않는다. 얼마전 잠깐 써보려는데 안 되더라. 그래서 그만두기로 했다. 마음이 멀어졌다.
즉 내가 디스하지 않는다고 좋아할... 하긴 내가 언급하지 않는 자체가 좋을 수도 있겠다. 괜한 칭찬은 하는데 디스는 없다. 그건 뭔가 거리낌이 있다. 안 좋다.
아무튼 오해를 많이 받는 부분이다. 디스를 하니 싫어한다. 디스를 하지 않으니 좋아한다. 좋은 소리만 하니까 더 좋아한다. 그러나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거다.
다만 좋은 점은 덕분에 좋은 사람인 척 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거리낌이 있으니 디스는 못하겠고, 그래서 좋은 말만 해주니 좋은 사람이 되고. 어쩌면 처세술일수도.
뭐 그렇다는 거다. 대단한 건 없다. 다만 가끔 내가 누군가 디스를 하더라도 싫어서는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 줬으면. 별 관심도 없는 사람 디스같은 건 않는다. 난 귀찮은 건 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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