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거추장스럽기도 했다. 이미 작년 처음 카라 카테고리를 만들면서도 확인한 바 있었다.
"카퀴라서..."
사실 솔직하게 느낀 태연의 노래실력에 대한 글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그대로 읽히지 않았다.
티아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은 카라.
그래도 참았다. 어쩔 수 없이 카라가 좋으니까. 그런데 그게 아님을 느꼈다.
최근 카라라는 이름만 봐도 짜증이 나는 경우가 늘었다. 카라가 싫어서라기보다는 그 팬이 싫어서.
그렇게 욕먹고 나면 부처나 공자가 아니면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다. 단지 연상만으로도.
그래서 처음부터도 팬덤과는 거리를 두려 그리 시도를 하곤 했었다. 그러나 안 되었다. 이유는 카라.
카라 카테고리가 있고 카라에 대해 쓰는 순간 나는 카라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그들과 입장을 같이 하지 않는 이상 계속 이 짜증과 불쾌감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고.
그러다 어느 순간 폭발하겠지.
"아, 짜증나!"
그리고 그 대상은 아마 카라에게로 향하지 않을까. 요즘 조금 그런 게 있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깨달았다. 다른 걸그룹은 물론 카라에게도 카라란 족쇄로구나.
내가 자유롭게 카라에 대해 쓰고자 한다면 먼저 카라 팬덤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카라로부터도 거리를 두어야 하겠구나.
카라를 위한 특정된 카테고리야 말로 이 블로그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족쇄였던 셈이다. 카라에 대해서도. 그리고 카라 이외의 걸그룹들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그 족쇄를 벗어던져야 하지 않겠는가.
꽤 큰 결심이었다. 그렇지 않겠는가. 이 블로그에서 사실상 가장 많은 글이 올라가 있는 것이 카라 카테고리다. 그런데 그것을 없애자니.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그 또한 선언인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쉽고 간단했다. 후련했다. 카라 카테고리 지워버리는 순간 그렇게 속이 시원하다. 그만큼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컸다는 뜻이리라. 단지 알고 있으면서도 미련이 그것을 막고 있었을 뿐.
그런 점에서 카라 팬덤에 오히려 고맙다. 등을 떠밀어 주었으니. 충분히 지쳤고 충분히 질렸고 그래서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결심이 필요했고 결심을 할 수 있었다. 자유로워질 수 있는.
물론 앞으로도 카라에 대해서는 쓴다. 아마 우호적인 내용이겠지. 그러나 지금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나는 티아라에 대해서도 소녀시대에 대해서도 애프터스쿨에 대해서도 우호적이다. 그보다 조금 더 우호적이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로 인해 오해받지 않도록.
이 블로그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과정이다. 과연 지금처럼 카라 팬블로그라는 딱지가 붙고 얼마나 사람들에게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나는 또 얼마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이란 자유로워야 한다. 자유로워야 제대로 글쓰기가 된다. 솔직함이야 말로 자유의 다른 말이다. 그동안 나는 충분히 자유로웠는가. 그렇다고 생각은 하지만...
확실한 건 나와 팬질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어울리지 않은 짓을 한 댓가라 생각한다. 낭비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동안 충분히 즐거웠으니까. 다만 다시 앞으로는 이런 짓 않는다. 팬질을 해도 혼자서 남 모르게 한다. 이런 멍청한 짓은 이번으로 끝.
팬덤과 얽혀 좋은 꼴 볼 일이란 없다. 특히 블로그에서. 더구나 내가. 새삼 확인한 사실이다.
다시는 저들과 얽힐 일이란 없으리라.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스트로 보이 - 이거 아무래도 사찰에 들어가야 할 듯! (0) | 2010.07.07 |
---|---|
엽문2 - 내내 웃으면서 보았다! (0) | 2010.07.03 |
어떤 인식의 차이... (0) | 2010.06.28 |
길고양이 밥주기... (0) | 2010.06.25 |
확실히 블로그란... (0) | 2010.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