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타블로 - 결국은 무단샘플링이로구만!

까칠부 2010. 7. 15. 17:28

보아하니 이미 전부터 에픽하이 자신이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샘플링 사실을 털어놓고 있었다. 감추고 어쩌고 한 게 아니라 이미 밝히고 단지 저작권문제만 해결되지 않은 것 뿐이다.

 

"'11월 1일'은 샘플링 위주로 만들었고, '평화의 날'은 대부분을 키보드로 직접 연주해서 만들었어요."

 

"'동질성'이란 베이스를 깔고 그위에 곡의 전개와, 사운드, 주제, 분위기, 에 걸맞는 샘플을 찾고 패턴과 흐름을 만들어 나갑니다."

 

Q. G-Funk의 클래식 트랙 'Nuthin but a G Thnag'을 샘플링한 Open M.I.C는 어쩌면 당연히 그래야하겠지만, 원곡과 다른느낌을 갖게하는 트랙이라고 생각되는데, 특별히 이 클래식이라 불리우는 유명하디 유명한 트랙을 샘플링한 이유랄까요?

 

"샘플링한게 아니라 HOOK을 변용했죠. 너무 좋아서! 어린 시절 갱스터랩에 미쳤던 시절이 그리워서!"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category=&category2=&page=7&sort=&num=1849&keyfield=&key=

 

힙플: 샘플링을 통한 곡 작업과 현재의 스타일의 곡 작업에 차이점이 있다면?

타블로:
물론 하기 나름이겠지만, sample-free 작업이 훨씬 자유로워요. 'Flow'와 'Fan'의 bpm 체인지, '거미줄'과 'FAQ'의 가사 내용과 걸 맞는 style-shifting, 'Girl Rock'의 4/4 -> 3/4 박자 shift... 이런 자유로운 작곡/편곡이 가능하죠. 작곡가가 모든 걸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반면에, 하고 싶은 이야기와 운명처럼 잘 맞는 샘플을 발견 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Nocturne'과 'Broken Toys'는 트랙을 만들기 전에 스토리와 가사를 완성했고, 그 후 투컷이 수백 장의 LP를 digging해서 sample riff를 찾았는데, 궁합이 딱 맞아 떨어졌죠. 원하는 샘플을 발견하지 못해 riff를 작곡하는 경우도 있어요. '희생양'을 만들 땐, LP에서 샘플링한 느낌을 원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가사에 딱 맞는 샘플이 없더군요. 그래서 그냥 키보드로 riff를 작곡 한 후 샘플링한 곡처럼 들리게 편곡했죠. [웃음].

http://www.hiphopplaya.com/magazine/article/view.html?num=2383&category=3

 

즉 타블로 스스로가 샘플링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밝히고 있으므로 이것을 단순히 표절이라 보기에는 이미 무리가 있다. 그보다는 샘플링이고, 단지 샘플클리어를 하지 않았으니 무단샘플링이라 해야 할 테지.

 

그러면 말하겠지. 무단샘플링이면 표절이 아닌가. 거기서 바로 힙합이라는 장르적 특수성이 걸리는 것이다.

 

어제도 썼듯 힙합이라는 자체가 무단샘플링 위에 세워진 장르거든. 처음부터 저작권 개념이란 없었다. 일단 기존의 음악에서 멜로디와 사운드, 비트를 차용해서 그것을 자기 입맛에 맞게 재구성, 그 위에 랩을 씌운 것이 힙합이었다. 아예 통샘플링이라고 곡 자체를 그대로 들어다 쓰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 역시 샘플링이었다. 샘플링이란 말하자면 힙합에서 널리 쓰이는 일반적 작법이라 보면 되었다. 다만 그러한 힙합의 작법에 대해 샘플링 원곡의 저작권을 굳이 주장해야 할 것이냐 말아야 할 것이냐가 문제가 된다면 된달까.

 

하긴 그나마 샘플링에 저작권의 개념이 적용된 것이 최근으로, 일단 힙합이 돈이 되고 돈을 꽤 벌게 되면서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메이저 레이블이며 기획사들이 얽히면서 더욱 돈문제에 예민해진 탓이다. 물론 그래도 여전히 많은 힙합 음악인들은 클리어되지 않은 샘플을 이용해 음악을 만든다.

 

아마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어차피 그건 표절이 아니냐. 그런 사람은 힙합을 듣지 않으면 된다. 아니면 샘플클리어된 힙합만을 골라 듣거나. 꽤 힘든 작업일 거다. 미국에서 나온 힙합음악 가운데서도 무단샘플링이 적지 않거든. 그래서 아예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래도 불법인데 그게 가능한가. 힙합 하는 인간들 하는 짓거리 보면 가능하다. 뻑하면 나오는 게 총격사건이다. 도대체 몇 명이나 되는 힙합퍼들이 길거리에서 총 맞고 죽어나갔는지 모른다. 갱스터라는 자체가 힙합씬과 어떤 불법적인 커넥션과의 관계를 말해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힙합정신에 투철했던 이들이 DJ DOC라는 것으로 단적으로 설명해 주겠다. 불법이라 싫었다면 아예 힙합이란 자체를 듣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힙합이라는 장르가 생겨난 것이거든. 말했듯 그게 싫으면 듣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듣는 사람이 없으면 장르란 도태되어 사라진다.

 

아무튼 아무리 외부의 시각으로 불법이네 표절이네 해도 그것이 바로 힙합의 방식이라는 거다. 힙합씬 내부에서도 여러 논란이 있으니 이렇다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아직도 이런 것들의 힙합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고, 힙합 팬들은 그런 부분들까지 감안해 힙합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대고 표절이네 불법이네... 그러니까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를 부정하라는 거다. 이제까지 해 오던 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란다고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어쨌거나 이번 논란의 핵심은 힙합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부족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타블로와 투컷 등이 샘플링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었던가 찾아보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있고. 더불어 투컷이 작곡한 곡들에 대해서마저 타블로를 비난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논란의 본질이 아닐까. 몇 개의 곡들은 투컷이 작곡했고, 또 몇 개는 다른 음악인으로부터 받은 것이더라. 그러나 타겟은 오로지 타블로. 멋지지.

 

그리고 더하자면 힙합이란 결국 비트와 가사다. 힙합이란 자체가 그것이다. 타블로의 인터뷰처럼 어떤 주제를 가지고 가사가 만들어지고, 그 가사 안에 플로우와 라임이 들어가 리듬을 살리고 그것을 비트가 떠받친다. 그런데 정작 한국사람들이 듣는 것은 멜로디라는 거다. MC해머만 해도 아예 통샘플링에 랩만 만들어 넣은 경우가 있었음에도 타블로만 까이는 것은...

 

문제를 삼자면 무단샘플링을 문제삼아야 할 것이다. 표절이 아니라 샘플링을 했는데 왜 저작권클리어를 하지 않았는가. 이건 전혀 다른 문제고, 또한 힙합이라는 특수성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저 무작정 비슷하니 표절이다... 말했듯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를 부정하라. 아마 오래전부터 한국힙합씬의 무단샘플링에 대해 비판적이던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이 바로 그런 입장이었다. 한국 힙합씬 자체에 대한 부정. 그 정도는 되어야지.

 

내가 왜 이런 수고까지 하는가 모르겠다만. 그러나 표절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쓰이는 것 같아서. 일단은 힙합이란 어떤 장르인가 정도는 알아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나저나 유진모던가. 그래도 언론사 편집국장씩이나 되면서 힙합과 샘플링, 무단샘플링과 표절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가 없는 것일까? 비슷하니 표절이다. 그건 그냥 일반 네티즌이나 할 소리다.

 

더구나 하는 소리가,

 

"중국은 립싱크 했다고 가수를 감옥에 잡아넣었다."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인가. 마이클잭슨도 립싱크 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한다. 더 나은 음악을 들려주고,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이고자 할 때 탑클래스의 음악인들도 립싱크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것을 용인할 것인가는 대중의 몫이고.

 

거기다 표절이라는 자체도 원작자의 배타적인 지적재산권을 보호해주자는 것이지 표절 자체를 사회적으로 단죄하자는 것이 아니다. 취지는 원작자에 대한 원작자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지 도작자를 단죄하자는 게 아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도 원작자가 고소한 경우에 한해 징벌적으로 막대한 배상을 물리고 있다. 당사자간의 민사상의 문제라는 거다.

 

우리도 그래서 그러자는 대안이 제시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의 하나마나한 배상이 아닌 제대로 악소리 나게 배상을 물리자고. 도대체 뭔 생각을 하고 사는 것일까. 그동안 하도 이상한 소리를 많이 해서 뭐 하는 사람인가 했더니만...

 

일단 힙합과 샘플링, 무단샘플링과 표절과의 관계에 대해 먼저 알고 이야기하자. 그러고 나서 힙합 자체를 부정하던가. 아니면 그 위에서 이야기를 이어가던가.

 

다시 말하지만 힙합은 무단샘플링 위에 만들어진 장르다. 지금도 많은 힙합음악이 그렇게 만들어진다.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그 전제는 인정하거나. 일단 출발점부터 통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