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의 특징... 당장 아무리 재미있는 장면이 있어도 그 다음이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중심이 되는 줄거리가 없다. 사건이 없다.
스토리란 곧 캐릭터와 관계, 그리고 사건이다. 누가 어떤 관계 속에서 어떤 사건과 맞닥뜨리는가. 나머지는 거기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특히 리얼버라이어티라면.
당장 무한도전만도 어떤 과제가 주어지면 그것을 중심으로 만들어나가는 이야기가 있다. 스토리가 있다. 캐릭터와 관계가 있고 그 사이에 과제를 통한 사건이 만들어지며 전체적인 줄거리를 써나간다. 그 사이사이에 깨알같은 멤버들의 애드립이 웃음을 주는 것이다. 연속적이고 연관적이다. 일관된 주제가 있고 그래서 보고 있으면 그래서 항상 다음이 기대가 된다. 남자의 자격도 말할 것 없이.
뜨거운 형제들이며 이번에 첫회가 방송된 런닝맨이며 마찬가지다. 유재석이어서가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로 보았을 때 런닝맨 쪽이 훨씬 흥미진진하고 다음이 기대되었다. 왜? 아직 캐릭터도 관계도 없어도 사건이 있음으로써 나머지를 이끌어가니까.
그런데 청춘불패에는 어느것도 없다. 캐릭터는 있는데 정작 캐릭터 사이에 관계라 할만한 것이 과거 써병커플과 곰태우 유리 커플 정도였다. 여기서 어떤 상황이 펼쳐지면 어떻게 반응하겠다. 그런데 여기에 아예 사건이라 할만한 것도 없다.
어떻던가? 비행기 타고 날아서 일본에 착륙, 적당히 일 좀 하다, 뭐 말 몇 마디 하다가, 호텔에서 그냥 자기들끼리 몰고... 다 각자가 따로다. 비행기 안에서 따로, 일본에 도착해서 따로, 호텔에서 따로, 이어지는 게 없이 모든 것이 조각난 채 완전 따로 논다. 앞의 부분도 궁금하지 않고, 뒤의 내용도 기대되지 않고, 당장의 것도 반드시 봐야 하는지 모르겠고...
더 문제는 청춘불패란 농촌체험버라이어티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청춘불패 팀이 일본까지 가게 된 것은 바로 일본의 농촌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과연 일본의 농촌을 체험하는 부분이 얼마나 나왔던가. 남아공까지 그리 긴 시간을 비행기 타고 날아가서도 남자의 자격에서 비행기 안만 그렇게 보여주지는 않았었다.
하긴 청춘불패 자체가 농사 일로 재미를 주는 게 없다. 농촌체험이라는데 농촌에서 직접 겪는 일로 그다지 재미를 주고 있지는 못하다. 전부 엉뚱한 것들이다. 이외의 것들. 외부의 게스트라든가, 혹은 다른 헤프닝이라든가. 정작 농촌과 관련해서는 단지 배경만 제공할 뿐. 그러니 늘 하는 게 멤버들의 개인기로나 웃음을 뽑아내려. 그래서 김신영이 가장 웃기는 에이스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개인기로 웃음 뽑아내기로야 김신영만 하겠는가. 농촌을 배경으로 하되 웃음은 개인기로만. 뭐 그것도 하나의 방식이기는 하겠지만 그래서야 농촌이라는 게, 농사일이라는 게 뭔 의미가 있겠는가.
하긴 무한도전이나 남자의 자격과 비교하는 자체가 미안한 노릇이다. 청분불패가 아니라 그들 프로그램에 미안해진다. 보는 내내 잠시도 눈을 떼기가 아쉬운 이들 프로그램들과 보다가 자꾸 딴짓을 하게 되는 - 그럼에도 전혀 아무런 어색함도 없는 청춘불패와 같이 놓고 볼까.
유일한 미덕이라면 아이돌 나온다는 것. 걸그룹 나와서 자기들끼리 잘들 논다는 것. 굳이 농촌이 아니어도 상관없는 흔하디흔한 아이돌버라이어티라 하겠다. 카라베이커리 쪽이 이보다는 훨싼 자연스럽게 잘 놀았지만.
뭐 충실히 DMB 켜놓고 만화책 보며 책 보며 고양이랑도 잘 놀았기에 시간 아까운 것은 없다. 더구나 시작부분을 무려 10분이나 제끼고 보고 있었고. 딱 이렇게 보면 좋을 듯.
참 신기한 예능이다. 그래도 최하 시청율이 7%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는다. 역시 내가 보는 눈이 이상함을 깨닫는다. 이건 패밀리가떴다 이하의 프로그램일 텐데도. 세상 일이란 다 그렇듯이.
정말 재미없다. 인간적으로. 지금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가 내가 이해를 못하겠다. 더워서 미쳐버린 것일까? 보고 있는 내가 다 이상할 정도다. 대단하다. 어떤 의미에서건. 정말.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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