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엑스트라란 오브제와 같다!

까칠부 2010. 7. 29. 01:22

극이란 네러티브다. 이야기다. 그리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중심인물들이다. 주연과 조연을 포함한. 그리고 그 밖의 나머지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데 필요한 도구일 뿐.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 사극에서 전쟁씬을 찍는데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성을 오르고 창을 휘두르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전체 극의 흐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없다. 단지 이런 상황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그러라고 있는 게 보조출연이다.

 

다시 말해 보조출연이 너무 튀어서는 아무래도 극을 만드는 입장에서 난감할 수 있는 것이다. 정작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다른 배우인데 단지 그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존재인 단역이 너무 튀어 버리면 그만큼 관심은 분산되고 제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전하고자 하는 의도도 잘 전해지지 않고.

 

가수의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춤이야 어쩌면 댄서가 더 잘 출 지 모른다. 어쩌면 외모에서도 더 뛰어난 댄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무대가 보여주려는 것이 무엇인가. 제시카가 무대에 올라 있는데 정작 뒤에서 춤추는 댄서만 사람들 눈에 들어온다면?

 

차라리 그들을 따로 빼서 배역을 주거나 역할을 주거나 하면 그게 나을지 모르겠다. 아무 역할도 없이 괜히 흐름에 거스르게 사람들 눈길만 끈다면 그것도 난감한 거다.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왜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빼는가. 그러면 그들이 보고자 하는 것은 그 극인가. 아니면 그 극 가운데 단지 잠시 얼굴을 비추는 보조출연자인가.

 

동이를 보지 않아 그런 게 있다는 걸 그저 스쳐들으며 알았다. 그리고 오늘 결국 궁녀역을 맡던 보조출연자가 하차했다고. 그럴 수 있겠구나. 말했듯 그게 참 제작자 입장에서는 난감한 것이라. 제작자나, 연출가나, 출연하는 배우나, 그리고 어쩌면 보조출연자 자신도. 인기란 미리 각오해 두지 않으면 꽤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의 입장이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야 보아 즐거우니 그만이라 하겠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또 목적하는 의도가 있는 터라.

 

때로 과도한 관심이 해가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그 역할과 위치에 맞지 않는 관심과 지지는 여러모로 불편할 수 있으니. 그런 것을 일일이 계산해 하는 것도 무리일 테지만. 그런 것이다. 세상 일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