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기억이란 비단 어느 한 개인의 것만이 아니다. 어디 가서 화장실 구석에서 혼자 마스터베이션을 했다더라가 아닌 한 결국 누군가와는 받드시 얽히게 되어 있다.
이번 이하늘이 강원래를 디스하게 된 원인도 바로 거기서 비롯된 것 아니던가. 아니 그동안에도 여러 차례 문제가 되었었다. 예전 누구와 사귀었었다더라. 바로 검색 들어가고 신상 밝혀지고...
더구나 기억이라는 게 자기 편할대로 받아들여지기 일쑤다. 인간은 참 이기적이다. 자기 중심으로 모든 걸 판단하려 한다. 내가 그래서 가장 믿지 못하는 것도 내 기억이다. 분명 내 기억에는 이런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또 어떻더라. 그런데도 결국 들리는 것은 어느 한 개인의 그의 입장에서 본 이야기다.
그러면 그 대상이 된 사람은 어찌 될까. 사귀었다. 헤어졌다. 그런데 무척 고통스럽게... 이번도 그랬다. 현진영까지 끌어들이며 마치 그 여자가 무개념하게 양다리 걸치며 강원래를 유혹한 것처럼. 강원래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여자가 문제라고. 설사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그런 것들이 퍼질 경우 과연 당사자는 어떤 심경일까. 그 일로 또 신상이 파헤쳐지고 비난을 한 몸에 받을 그 입장이란.
좋은 기억을 좋게 이야기하기도 참 버거운 삶이다. 항상 좋은 기억만 끄집어내기도 세상 일이란 여러가지 사정이 얽히는 법이다. 그러나 예능에 나와서 하는 이야기들이란 대개는 그리 좋기만 한 이야기는 아닌 터라. 누군가는 얽히고, 누군가는 걸리고, 단지 당장에 드러나지 않을 뿐.
그나마 이번은 이하늘이 연루되었으니 여기까지 오게 된 거다. 그동안 말도 못하고 방송에 나와 이야기한 대로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다른 이름없는 사람들은 어찌할까.
하긴 내가 그런 폭로형 예능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 아예 보지를 않는다. 그나마 라디오스타를 챙겨보는데 라디오스타도 결국 그런 수준이었던가. 더 놀라운 건 그런 것에 그리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어느새 방송에 나와 강원래가 이야기하는 부분에 동조해 버리는 나다. 가히 방송의 위력이랄까.
그렇다고 내가 뭐란다고 그런 예능이 사라질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여전히 그런 방송들은 그 내용이 자극적일수록 화제가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 보고 있을 테고.
미디어에 지배되어지는 현실을 보여준다 하겠다. 미디어를 소비하는 것처럼 어느새 미디어에 종속되어 그에 휘둘리고 마는 그런 모습을 말이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고.
입맛이 쓴 것은 그래서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들은 반복될 것이라는 것. 이하늘이라도 아니면 대개는 묻혀 버릴 것이고. 무개념한 비난과 그로 인한 상처와.
최소한 그 웃고 넘어가는 추억 속에 어쩌면 자칫 얽혀 있을 다른 누군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로 인해 상처입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해. 그저 보이고 들리는대로만 받아들이려 하지 말고. 지레 판단하여 비난하거나 하기 전에. 말하는 당사자 역시 말이다. 당연한 상식일 터인데도.
어쨌거나 이하늘도 나이를 먹어 참 많이 약해졌다. 하지도 않은 인터뷰 기사가 나왔음에도 ㅅㅍㅂㅅㄱㅌ이라. 너무 예의바르다. 이런 건 이하늘이 아닐 텐데. 한 시대가 이렇게 저무는 느낌이다. 짠하다. 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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