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주관적인 비판이란...

까칠부 2010. 8. 6. 18:29

주관적인 비판이란 다른 게 아니다. 딱 이 블로그서 내가 하는 짓거리다.

 

"나는 지금 이게 싫다!"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구도 아니다. 다른 대상에 보다 넓게 적용하자는 것도 아니다. 단지 지금 내가 생각하기에 이런 것들에 대해 이렇게 판단한다.

 

거의 모든 비판이라는 것이 그렇다. 공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이 공적인 수단을 통해 하는 비판을 제외하고 개인이 하는 비판이란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다는 소리란,

 

"너 뭐 하는 사람이냐?"

"이 문제에는 왜 침묵하고 있느냐?"

"여기에 대해서는 왜 조용하느냐?"

"평소 행실이 어떻지 않느냐?"

 

항상 하는 말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락이, 힙합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이유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이 오로지 사랑타령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라. 어느 음악인이 사회비판한다고 가사를 썼다. 반응이 어떨까?

 

"넌 또 뭔데?"

 

혹은,

 

"네까짓 게!"

 

주관적인 것은 주관적인 것대로 내버려두면 되는 것이다.

 

아, 이 사람은 이런 일에 대해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동의하면 동의하는 거고 말면 마는 거고. 시간이 지나면 즉흥적인 만큼 잊혀지고 만다.

 

도대체가 비판이라는 것을 뭐 그리 어렵게만 생각하는 것인지. 조선시대 선비마냥 어떤 자격을 갖추고서야 비판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똑똑한 척 하면서도 전혀 똑똑하지 못한 그 같은 주장들에 한심함을 느낀다.

 

아? 이것도 당연히 주관적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물릴 생각은 없다. 주관적이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는 자체는 사실이니까. 실체를 갖는 판단이니까. 그것을 이해할 수 없으면...

 

아무튼 그래서 또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어차피 주관적인 주제에 객관인 양 보편인 양 껍질을 두르려 애쓰는 사람들. 항상 그게 문제다. 주관이면 주관인데 그것을 객관으로 보편으로 여기니 주관이 절대시된다. 주관이 절대시되는 걸 나는 자기완결이라 말한다. 의심없는 정의고 절대적인 선이다. 항상 가장 크게 해악이 되는 것들이다.

 

주관은 주관대로. 정히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것을 찾자면 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던가. 객관과 보편의 전제는 유리이고 의심이다. 자기로부터 유리되는 것이고 자기를 의심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너무 정의롭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터넷문화를 싫어하는 이유다. 내가 생각없는 걸 가장 싫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