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에게 있어 컨셉이란 하나의 캐릭터나 같다. 우리는 이런 팀이다. 우리는 이런 음악을 하고 이런 무대를 보여주며 이런 스타일을 보여주는 팀이다.
변신이라는 것도 일단 대중적인 지지와 기대를 확보한 다음에 하는 것이다.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음악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스타일의 변화를 꾀한다고 알아볼 게 무언가. 이전까지 뭔 음악을 했는지도 모르는 팀이라면 굳이 이미지변신을 한다고 해봐야 크게 의미가 없다. 마치 시크릿의 데뷔곡과 매직처럼.
그러나 일단 한 번 대중 속에 그 이미지를 확실히 인지시키고 나면 그로부터는 변신이라는 것이 의미를 갖게 된다. 기존의 이미지에 기대를 가지고 지지를 보내는 입장에서는 그것은 새로운 신선함일 것이다. 아직 직접적인 호감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비로소 관심을 가질만한 새로운 매력일 것이다. 지지자들이 지루해 할 틈 없이, 다른 경쟁자들과의 사이에서도 우위와 차별성을 지키며, 그리고 새로운 지지자들을 확보한다. 결국은 일단 밑천이 있어야 뭐라도 해도 한다는 거다.
물론 매직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아니 상당한 수준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크릿이 새로운 시도를 꾀할 정도로 대중 속에 확실히 자리잡았는가. 그들에 대한 기대와 지지를 표하는 확고한 팬층을 - 아니 라이트한 호감층이라도 충분히 확보했는가.
결국은 아직까지 시크릿이란 걸그룹 시장에 있어 2군에 불과하고, 대중적인 인지도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괜한 새로운 시도를 하느라 기존에 확보한 지지층마저 잃고 잊혀질 수 있는 위험이 아직은 상존해 있다는 것이다. 매직보다 더 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곡과 퍼포먼스를 찾지 않는 한. 당연히 쉽지 않다.
그래서일 것이다. 굳이 매직2라는 비아냥을 들어가면서까지 매직의 스타일을 다시 한 번 반복하고 있는 것은. 이미 한 번 성공했다. 대중에 적잖이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한 방에 크게 터뜨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부족하면 한 번 더 비슷하게 보여주는 것도 좋다. 시크릿이란 이런 팀이다.
확실히 지금 보여주는 무대를 본다면 과연 마돈나란 시크릿이라는 팀에 어울리는 것처럼 여겨진다. 시크릿이라는 팀에게는 마돈나라는 노래와 무대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시크릿이 매직이고, 매직이 곧 마돈나이고, 마돈나가 시크릿이고. 쭉쭉 올라가는 마돈나의 음원성적이 이를 말해주고 있지 않을까?
물론 두 번은 무리다. 매직2까지는 대중이 참아주지만 매직3는 무리다. 이번이 기회다. 이번에 확실하게 시크릿이라는 이름을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켜야 한다. 시크릿이라는 스타일을, 시크릿이라는 타입을, 시크릿이라는 팀의 색깔을. 그래야 다음 신곡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안정적으로 대중 사이에 연착륙할 수 있다. 대중의 기대와 지지 속에 흔들림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이번 마돈나가 시크릿에 중요한 이유다. 2군을 벗어나 1군으로 올라가는가, 아니면 2군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가.
개인적으로 시크릿이란 참 잠재력이 있는 팀이라 생각하는 터라. 데뷔곡은 정말 아니었다. 도저히 그건 아니었다. 하지만 매직으로 보여지기 시작한 그녀들의 매력은 진짜다. 한 발 늦은 것이 정말 아쉬울 정도로. 포미닛과 카라의 경계랄까? 파워풀하면서도 여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시크릿이라는 매력은 아직 포화된 걸그룩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이대로 성공하여 자리잡을 수 있기를.
매직2라 그리 좋게 보지 않았지만 확실히 시크릿이란 이런 팀이구나. 더 큰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런 확실한 이미지만 구축할 수 있다면. 기대해 볼만 하지 않겠는가.
어차피 매직이나 마돈나나. 더할 말도 없고 뺄 말도 없고. 안무며 퍼포먼스도 딱 거기서 거기. 하지만 그런 게 또 스타일이라는 것이기도 할 테니까. 기대해 보련다. 어디까지 가려는지. 선택은 좋다. 전략적으로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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