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옥주현에 대한 비난 - 그녀에게는 그만한 자격이 있지 않은가?

까칠부 2010. 8. 21. 21:08

프로란 그런 것이다. 자기 이름을 내걸고 하는 것이다.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자긍심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상당히 배타적인 것이기도 하다. 자기 주관이 확고하지 않고 단지 선배니까, 혹은 아마추어니까, 배려하느라 양보해야 한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주위의 눈치나 보며 하는 음악을 듣고 싶은가?

 

물론 현미와 같은 스타일도 있다. 나쁜 게 아니다. 장점을 찾고, 단점을 보듬고, 최대한 좋게 보려 하고, 하지만 또 한 편에서는 가차없이 자르는 타입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있다. 한창 자기 세계가 완고하게 갖춰졌을 때, 그리고 세월에 그것이 마모되기 전, 그리고 옥주현 정도면 그동안의 커리어로나 뭐로 보나 그만한 말을 할 자격이 있지 않은가. 옥주현도 그 정도 말을 못 할 것이면.

 

더구나 옥주현이 그냥 독설만 했는가. 뭐가 문제인가 적확하게 지적하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하고. 그리고 당장의 판단이 부담스러울 때는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었다. 가장은 아니더라도 심사위원으로서 필요한 책임감을 가지고 심사에 임하고 있었다. 현미의 말을 자르고 한 것이야 생각이 많다 보니 그럴 수 있는 것이고. 그만큼 진지하다는 것이겠지.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이고.

 

오히려 그렇게 엄격하게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출연자라면 일찌감치 떨구는 것이 당사자를 위해서도 좋지 않겠는가. 괜한 희망을 갖도록 하기보다 자기 문제가 뭔지를 알고 그것을 고치거나, 혹은 허튼 기대를 버리고 일찌감치 꿈을 접거나. 그런 점에서 내가 보기에 매우 세심하고 적절한 비판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나도 논란이 일고 나서야 슈퍼스타K를 보았다. 도대체 뭐라도 문제가 있는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심사위원이 그 쯤 할 수도 있는 거지. 딱 그런 소리 들을 만하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옥주현에게는 그만한 자격이 있었고. 나이나 경력 이전에 그녀도 프로이고 한 사람의 가수로서의 커리어를 갖고 있으니.

 

참 별 것 가지고 다 시비라는 생각이다. 그녀에게는 그만한 자격이 있다. 10년 넘게 가요계에서 버티고 살았으면 자기가 하는 일에 그만한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래서 더 엄격해질 수 있고, 때로는 그것이 날카롭게 보일 수도 있고. 모든 심사위원이 윤종신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뭐가 문제인 것인지. 심심한 것일까?

 

그나저나 확실히 슈퍼스타K 보기가 힘드네. 너무 주변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일본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다. 도대체가 뭔놈의 주변 이야기가... 가끔 보이는 놀라운 가창력이란 반드시 노래를 잘 한다고 가수를 하는 것은 아니구나. 그건 재미있는데 맥락이 끊겨서. 내게는 별로였다.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