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작위적인 느낌은 있었다. 하필 비슷한 시간에 두바이 레스토랑에 나타나나? 그리고 파티장소에 도착한 시간도 비슷하다. 하지만 역시 예능은 재미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하긴 시간차이를 두고 따로따로 도착했다면 그것도 꽤 썰렁했겠지.
런닝맨을 본다고 생각했다. 런닝맨도 이렇게 나갔다면. 일관성이 있지 않은가. 긴장이 있다. 스릴이 있다. 목표와 과정에 동의하는 공감이 있다. 더구나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도 능숙하다. 무한도전에서 일반인이야 말로 제 8의 - 제 8은 스텝인가? 그러면 제 9의 멤버가 아닐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기억하는 사람 있으려나 모르겠다. 예전 KBS2에서 주말 심야에 미스테리 극장이라는 걸 했었다. 그 첫회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지금도 그 작품을 떠올리면 온몸에 솜털이 곤두선다. 주인공이 아마 전무송씨였을 텐데. 출연자 모두의 연기력이 경지에 올라 있던 데다가 적절한 연출로 책상 위에 올려 두었던 못난이 인형마저 그리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게임도 적절하다. 바로 이런 게 팀웤이 아닐까.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는가. 어쩌면 자신보다 더 자기를 더 잘 알고 있는 것이 무한도전 동료들일 것이다. 어떤 말을 자주 하는가. 어떤 상황에 어떤 행동을 보이는가. 그를 통해 또 상대가 의도하는 바를 읽고. 치열한 두뇌게임이. 하지만 그 이전에 느끼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결국 걸려서 독방에 갇히게 되었을 때 오가는 대화가 그것을 말해준다. 저들이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고 있는가를.
그럼에도 연출 자체는 으스스하니 좋았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딱 그 대로다. 마지막 홀로 남은 하하의 두려움. 모두가 함께이기에 즐거운 것이다. 모두가 함께일 수 있으니 즐거울 수 있는 것이다. 혼자 남아 이겨봤자 무엇이 즐겁고 기쁘겠는가. 차라리 자신도 벌칙을 받아 다른 멤버들과 함께 하기를.
All for one, one for All, 그야말로 무한도정이 그동안 쌓아 온 관계와 캐릭터에 대한 자기증명이 아니었을까. 다른 것에 대한 파티가 아닌 바로 그에 대한 파티였을 것이다. 이것이 무한도전이다. 자랑이며 과시다. 그리고 인정이다. 이래서 무한도전이다.
재미있었다. 내내 웃었고 내내 흥미진진했다. 정준하가 이중간첩질을 할 때는 서로 수를 넘겨짚고 하는 모습이 확실히 이래서 무한도전이구나 싶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인정하고 신뢰하고 있기에. 그런 것이 리얼버라이어티일 터이니. 본방을 보지 못한 것아 아쉬울 정도로. 좋았다. 무척.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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