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런닝맨 - 여전히 무언가 부족한...

까칠부 2010. 9. 7. 07:14

참 이게 끊지 못하게 만든다. 청춘불패와 비슷한 경우다. 뭔가 애매하게 부족하다. 그것만 채우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게 안 된다. 굉장히 신경이 쓰인다. 차라리 분명한 "뜨거운 형제들"이나 "오늘을 즐겨라"는 그 재미의 여부와 상관없이 보지 않겠다 판단이 서건만.

 

일단 게임의 배치부터가 에러다. 쌍화차마시기. 제목이 뭔지도 그새 까먹었다. 그건 중간에 연결고리로나 써먹을만한 게임이다. 지지난주도 그렇고 꼭 그것 끝나고 나면 다음을 기대했다. 바로 다음에 무언가 있겠지. 그런데 허무하게도 엔딩. 과연 그 게임이 프로그램의 마지막으로 이어질만한 절정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그만한 긴장감을 주는가.

 

차라리 숨바꼭질을 그 자리에 넣었으면 어땠을까. 역시 제목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확실히 재미있었다. 딸랑거리며 들려오는 방울소리와 그것을 피해 숨는 다른 팀 멤버들. 하지만 역시 따라다니는 VJ가 긴장감을 해친다. VJ가 있으면 또 들키기도 쉬울 것 아닌가?

 

차라리 숨기 쉬운 구석 같은 곳은 무인카메라로 찍는 게 어떨까? CCTV처럼 거친 화면에 흑백으로 갑자기 나타나거나 하면 그것도 극적인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과제가 주어지고, 저번에 했던 것처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신호가 울리거나 하면 충분히 극적 재미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여기에 약간의 반격의 여지를 준다면. 아니 그건 또 게임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너무 복잡하면 지루하다.

 

아무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멤버간의 - 각 팀간의 갈등관계가 아니겠는가. 일단 갈등이 있어야 쫓고 쫓기는 관계라는 것이 더 재미있고 이입이 될 수 있을 테니까.아직까지는 김종국과 유재석 말고는 이렇다 할 갈등관계가 없다. 유재석이 자꾸 게리를 건드리고는 있지만 워낙에 예의바른 게리라 유지석과 게리 사이에서까지 그런 갈등관계가 이어지지는 않는다. 하하 역시 마찬가지. 송중기나 광수나 너무 얌전하다. 무언가 시작하면서부터 서로에 대해 적의를 높이고,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기믹이 필요하다. 이것은 작가의 몫이겠지. 어떻게 기믹을 만들고 그것을 살릴 것인가.

 

기믹을 살리는 게임을 통해서 서로의 역할을 정하고 그것으로써 또 긴장을 높이고. 긴장을 높인 만큼 시청자가 이입할 여지를 늘리는 것이다. 일단 이입이 되어야 재미도 있을 테니 말이다. 아마 그것은 본 게임 전의 오프닝으로 어울리지 않을까. 그 사이에 차마시기를 넣어도 좋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차마시기가 마지막인 것은 진짜 김빠지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생각한다.

 

게스트에 대해서는 솔직히 답이 없다. 게스트에 맞춰서 미션을 만들면 어떻까 싶기도 했지만 그래서야 이 역시 게임이 너무 복잡해진다. 역시 게스트의 경우는 기존의 기믹에 얹어 살려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난주 신봉선처럼 어설프게 러브라인을 만들기보다, 정용화나 지난주 이홍기가 그랬던 것처럼 활약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것들을 김종국이나 하하 등이 소화해낼 수 있는가.

 

숨바꼭질이 등장하며 무언가 더 재미있어진 것 같기는 한데 역시 보고 나면 여전히 아쉬움이 한 가득 남는 프로그램이었다. 아마 유재석 혼자로는 역부족이기 쉬우리라. 조금 더 게임과 게임을 사이에 둔 기믹에 철저함을 기하는 것이 어떨까? 허무함을 담아 이야기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