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타블로와 상식의 엇갈림, 그 책임에 대해서...

까칠부 2010. 10. 3. 21:29

참 보다보다... 저런 식으로도 자기합리화를 할 수 있구나. 확실히 인기블로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저 정도는 되어야 다음뷰 베스트에도 매번 이름을 올리고 하겠지? 나는 그런 것 죽어도 못한다.

 

웃기는 거다. 소통이라는 게 무언가? 동의다. 다가가는 거다. 먼저 상대에게 다가가 상대의 입장을, 의견을, 주장을, 그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고서야 소통은 이루어진다.

 

당장 미국인과 이야기를 하려 한다. 영어를 배워야겠지. 미국인이 한국인과 이야기하려면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 미국인의 문화와 관습을 배우고, 한국인의 문화와 관습을 배우고,

 

누군가 중국인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한국인의 가족문화만을 기준으로 중국인의 가족을 이해하고 단정하다가 중국인의 감정을 자극하고 말았다. 과연 이때 누구의 잘못이겠는가?

 

물론 한국인에게는 한국인의 문화와 관습이 곧 상식이다. 기준이 된다. 그러나 당장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중국인의 가족에 대해서다. 중국인의 문화와 관습에 대해서다. 그것은 중국인에게 있어서의 상식이다. 무엇을 우선해야겠는가? 중국인과 그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블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핵심쟁점이 무엇이었던가? 타블로가 스탠포드를 졸업했는가 아닌가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면 누구의 입장에서 누구의 상식을 가지고 그것을 이해했어야 했는가? 최소한 타블로가 아니더라도 스탠포드의 상식에 비추어 사실을 인지할 수 있어야 했다.

 

이미 토비아스 울프 교수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타블로의 학위취득사실을 인증해주고 있었다. 스탠포드를 졸업한 위스콘신대학의 이은미 교수가 타블로의 이름에 대한 의혹은 물론, 코터미널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스탠포드 재학생의 증언도 있었다. 과연 그에 대해 어떻게 대했는가?

 

스탠포드 관계자들이 그것은 옳다고 말했다. 스탠포드에서 일하거나, 스탠포드를 다니고 있거나, 스탠포드를 졸업한 사람들이 그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의 반응은?

 

왜 타블로가 직접 인증해야 하는가? 스탠포드 대학의 교수가 증언해주었고, 졸업생이 증언해주었고, 재학생이 증언해 주었다. 그러면 그것을 부정할 다른 확실한 반증이 있는가? 그것도 스탠포드의 상식에 입각한.

 

흔히 자기만의 상식을 고집하고 다른 사람의 상식을 무시하는 것을 두고 몰상식이라 말한다. 달리 무례라 부르고 부지라 부른다. 설마 그 사람이라고 상식이 없을까? 단지 다른 사람과 상식이 다를 뿐. 상식이 있고 없고는 얼마나 다른 사람의 상식을 존중하는가. 얼마나 자기 자신의 상식을 고집하거나 강요하려 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여전히 타블로에 대한 의심은 합리적이었다. 단지 상식의 엇갈림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앉았다. 과연 타블로에 대한 의심이 적확한 상식에 의해 이루어졌는가. 타블로 자신이거나, 스탠포드의 학제거나, 실제 그 대상이 되는 이들의 상식에 대한 고려나 존중이 있었는가?

 

그런 것을 상식은 결코 합리적이라 말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두고 상식은 결코 상식적이라 말하지 않는다. 도대체 그건 어느 나라의 상식인가?

 

왜 외국인이 한국의 문화에 대해 전혀 아무런 이해 없이 비판하고 지적하면 그리 화가 나겠는가? 알지 못하고 떠드니까. 그러면 누구 잘못이겠는가? 그것도 상대의 상식인데 이해하지 못하고 화낸 우리 자신? 아니면 뭣도 모르고 자기 기준에 의해서만 멋대로 떠들어댄 그 외국인? 예의에 대한 것이다. 기본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들이 인정된다는 사실이. 사실 그것 하나만이 아니다. 여기저기 게시판 돌아다니다 보면 얼마나 자기합리화가 대단한가. 나는 잘못 없다. 내가 의심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 심지어 의심한 자체가 뭐가 문제인가? 의심이 폭력이라는 자각조차 없이. 합리며 상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도 없이.

 

한국인의 수준이라는 것이다. 일반화라 하는가? 그러나 원래 소수가 전체를 욕먹이기도 하는 것이다. 더구나 소수라기도 이미 그들은 상당한 주류이고. 나야말로 소수겠지. 별 같잖은 소리들을.

 

상식이 서로 엇갈렸을 때 잘잘못을 가리는 기준은 한 가지다. 얼마나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했는가.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의 상식을 존중하고 받아들였는가? 결국은 상대에 동의하려 했는가?

 

자기 상식만을 고집해 놓고는 그것도 상식이라... 그것도 상식이니 잘못한 것이 없다라... 그것도 합리적이고 정당한 것이었고. 상식이라는 게... 참 상식이 이리 싸다. 웃고 만다. 네티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