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타까와 창조론자의 공통점...

까칠부 2010. 10. 5. 11:17

예를 들어 그런 식이다.

 

"생선을 구워먹었어? 아니면 끓여먹었어?"

"끓여먹었는데?"

"것봐! 그 생선은 이면수가 아니라니까?"

 

군대 가서 겪었던 컬쳐쇼크. 세상에 이면수가 찜이 되어 나온다.

 

그래서 말했다.

 

"이면수가 어떻게 찜이 되냐?"

 

돌아오는 말,

 

"맞아! 이면수는 역시 찌개지."

 

우리집은 절대 이면수는 구이다. 그것도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세상은 둘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가 틀리면 다른 것도 다 틀리는 것이다. 다른 것이 다 틀리면 내가 맞고.

 

이들과의 논쟁은 얼마나 자기 주장이 타당한가가 아니라 상대의 주장에 오류가 있는가로 집중된다. 오로지 한 가지 상대의 주장에서 오류를 찾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그것만이 자신들의 정당성을 입증해주는 것처럼.

 

아주 짜증난다. 이건 뭐 뭐라도 자기 주장이 있어야 반박을 한다. 하다못해 성적증명서를 스탠포드에 보냈더니만 위조라 했다더라. 위조라 주장하던 그것들을 스탠포드나 다른 관계기관에 보내 확인해 봤더니만 위조라더라. 아니면 다니엘 선웅 리가 원래는 다른 사람이라더라. 그 확실한 반증을.

 

하지만 하는 것이란 그저 말꼬리잡기. 작은 오류를 찾아 그것을 전체인 양 확대하고. 오류가 있으니 옳다.

 

논쟁이 되겠나? 내가 가장 징글하다 여겼던 대상이 바로 창조론자들이었다. 그나마 환빠들은 엉터리라도 자기 주장이 있다. 그 근거를 부숴주면 다른 근거를 찾는 보람이라도 있다. 그러나 이 인간들은 하나 꼬투리 잡으면 그게 전부인 양 그것만 물고 늘어지니. 다른 반증을 보여주어봐야 아예 보지도 않는다.

 

타까들도 마찬가지. 이미 알고 있었다. 설마 MBC스페셜 정도로 저들이 생각을 바꿀까? 아마 분명 프로그램상의 오류를 어떻게든 찾아 그것으로 꼬투리 잡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타까 가운데 그렇게 현정부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들은 지금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는다는 정의감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데 어째 하는 행동들이 닮았지? 지난 광우병 파동 때 PD수첩 흠집을 잡으려던 어떤 사람들과 거의 일치한다. 결국은 비슷한 무리들이라.

 

말을 해도 안 듣는데는 도리가 없는 거다. 진중권도 말했다.

 

"말로 해도 못 알아들으니 이길 자신이 없다."

 

자신이 없는 게 아니라 도리가 없는 것이다. 텍스트란 말인데, 말을 통하지 않고 어떻게 인터넷상에서 상대를 설득하겠는가?

 

종교는 답이 없는 거다. 이데올로기도 답이 없다. 그래서 신사는 종교와 정치는 말하지 않는다 했다.

 

하여튼 같잖아서...

 

내 나쁜 버릇 가운데 하나다. 나는 누군가 설득하거나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선생이 아님을 안다. 그런 나의 사상을 대변하는 한 마디,

 

"냅둬, 그러다 뒈지게!"

 

나는 누구를 설득하기 위해 글을 쓰지 않는다. 더구나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면.

 

타진요는 이미 그 선을 넘었다. 마찬가지로 많은 네티즌들 또한.

 

타진요 뿐일까? 타블로를 매장하는데 앞장섰던 것은 타진요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네티즌이었다. 꽤 네임드인 사람들도 적잖이 낚이지 않았을까?

 

다시 말하지만 종교는 답이 없다. 종교는 믿음이니까.

 

아침부터 웃을 거리 생겨 좋기는 하다. 웃으면 복이 오는 법이다. 그것이 비웃음이더라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