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영웅호걸 - 이진 or 니콜?

까칠부 2010. 10. 4. 06:52

과연 이번 회차에서 승자는 누구일까? 가장 크게 이익을 본 것은?

 

처음에는 니콜을 생각했다. 국민체조를 하는데 국민체조가 뭔지 몰라 멍때리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아직 성징이 나타나기 전의 소년의 느낌. 소년적이면서도 소녀적인 귀여움이 듬뿍 묻어나고 있었다. 니콜의 이번 헤어스타일은 그래서 성공이라 생각한다. 여성적인 매력도 충분하지만 이런 묘한 중성적이라기보다는 양쪽 성별을 거치는 미성숙한 매력은 니콜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어는 잘 알아듣지만 한국말로 번역은 안 되는 캐릭터라는 것도. 최종순위가 1위가 되었지만 수석이라는 말뜻을 몰라 묻는 모습은 얼마나 천진스러운가. 어쩌면 그래서 성징이 나타나기 전의 미성숙한 - 소년과 소녀의 매력이 동시에 니콜에게서 보여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굴러요 퀴즈"에서 나온,

 

"열심히 노력은 하지만 성과는 없다."

 

이진에 대한 설명이다. 그동안 영웅호걸의 캐릭터들이 바로 이 굴러요 퀴즈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무언가 앞으로의 분량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모태다혈도, 욱가희도 그렇게 굴러요 퀴즈를 통해 만들어졌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니콜이나, 홍수아와 노사연의 천적관계 역시.

 

그러고 보면 바로 직전 회식미션에서 승리를 위해 과감한 분장을 하고서도 도리어 너무 과감해서 마이너스가 되었던 장면이 있었다. 노홍철에게 책임이 돌아갔지만 확실히 이진의 그같은 분장은 충격적이었다. 이건 망가져도 너무 망가지는 것 아닌가. 박가희나 니콜도 망가지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전면에서 전혀 거리낌없이 그런 모습들을 보여준다는 것이. 그러고도 성과가 없다. 그리고 퀴즈에서는 모두가 하나같이 이진은 웃기지 않는다, 센스가 없다, 재능이 없다, 성과가 없다...

 

가능성이 보인다. 지금까지 거의 병풍이었지만, 과거 핑클의 멤버였다는 사실 말고 이렇다 할 캐릭터가 없는 처지였지만, 이것으로 무언가 역할을 찾지 않을까. 내가 판단하기로 영웅호걸은 출연자 개개인의 감도 감이지만 제작진의 개입이 적지 않은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도 그래왔었고.

 

과연 다음주 이진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어떤 모습을 대중 앞에 보일 것인가? 그에 따라 이버 회차의 승자가 결정되지 않을까. 마침내 자기 캐릭터를 가지게 된 이진이냐? 아니면 이제까지의 미약한 존재감에서 일약 자기의 존재를 내보인 니콜이냐?

 

서인영도 좋았다. 특히 잠에서 깨어 완전 마이페이스로 집합장소로 가는 장면에서. 묘한 쿨함과, 묘한 도도함과, 묘한 귀여움이. 그깟 집합지시따위 무슨 상관인가 싶은 쿨함과 그래봐야 어쩌겠는가는 기존의 신상녀로서의 도도함, 그러나 여전히 잠에서 깨지 못한 모습으로 여기저기 헛발을 짚는 모습까지. 더구나 국민체고하며 한참 어린 지연과 장난치는 모습은 역시 아직 20대 아가씨구나. 그동안 이미지가 그리 좋지만은 않았는데.

 

그밖에는 역시나 아이유. 여러가지로 제작진이며 MC며 출연자 대부분이 아이유를 귀여워하는 것이 느껴진다. 마스코트랄까? 막내로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사건과 관계의 중심이 된다. 단지 있는 것만으로. 단지 웃는 것만으로. 단지 움직이는 것만으로. 그 이상이 없다는 게 아쉬움이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이미 충분하니까.

 

유인나는 부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지난주부터 유인나의 분량이 크게 없다. 기복을 타는 것일까? 그보다는 다른 멤버들이 조금 도 치고 올라왔다고 볼 수 있겠다. 여전히 신봉선 등과 스스럼없이 장난도 치며 잘 어울리고는 있지만 역시나 분량이란 상대적인 것이니까. 더 재미있으면 더 나간다.

 

아무튼 그리고 또 느낀 것이 카라가 참 짧구나. 니콜과 구하라면 카라에서 중간키 정도 될 텐데. 163. 그러나 이진과 박가희와 나란히 섰을 때는 그냥 애였다. 그래서 더 귀여웠는지도. 한참이나 작은데 머리까지 짧게 깎아 놓으니, 여성적인 매력을 드러내는 코디도 아니었고. 박가희와 이진이 긴 것일까?

 

역시나 오늘도 재미있었다. 볼 때마다 보는 보람이 있다. 포맷 자체가 유리한 점도 있지만  MC며 제작진이며 중심을 잘 잡아주지 않는가. 출연자가 많음에도 전혀 많다는 생각 없이 산만하지 않게 정리되고 있으니. 출연자들의 감도 감이지만 그보다는 이미 구축된 캐릭터와 관계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 혹은 자연스러워 보이는 이야기들이...  안정적이며 또한 발전해가는 힘이 느껴진다.

 

이대로만 계속 가기를. 잘 하고 있다. 인기검증서바이벌만 단지 엄포라 한다면.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