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은 낫질하는 것 보면서 불안불안했다. 자세부터가 안 좋다. 자세가 안 좋으면 힘이 샌다. 힘이 새면 동작이 틀어지고 낫은 날카롭다.
낫질이 쉬운 게 아니다. 그리고 다칠 수 있다. 항상 나오는 말 아니던가. 안정불감증. 이제는 농촌에서도 낫으로 벼를 베기보다는 기계로 베는데. 하긴 결국 손으로 베다가 마무리는 구하라가 콤바인으로 다 하더라. 그렇게 끝날 것을 굳이 손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손농사를 짓는 것을 한 번 보여주고 싶었을 게다. 기왕이 아이돌 데려다 농사짓는 것, 기계로 수월하게 짓기보다 손으로 직접 땀흘려가며 농사를 짓는 것이 도시적 가수성에 더 어울릴 수도 있을 것이다. 농촌이란 도시에 있어 어떤 노스텔지어일 터이므로. 하지만 굳이 낫이어야겠는가? 농사라고는 한 번도 지어 보지 않은 사람들까지 데려다가.
아무리 그래봐야 농사초보. 낫질도 이제 갓 배운 수준이다. 평생을 낫질만 하다가도 삐끗 잘못해서 다치는 사람들이 그리 많았는데. 더구나 자세조차 안 잡힌, 농사라고는 모르는 아이돌 데려다 낫질. 걱정이 넘치는 것일까? 그다지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어차피 기계로 끝낼 것 처음부터 기계로 했으면. 아마 그랬다면 저리 쓸데없이 게스트 부러대 채우는 일도 없었겠지. 통일된 이야기 없이 게스트 나와서 장기자랑. 일관된 흐름 없이 이번에도 게스트가 프로그램을 잡아먹어 버렸다. 그리고 이어진 멤버들간의 토크도 허무할 정도. 자기들끼리 뭐라 떠들기는 하는데 정작 별반 들리지도 않는 그들끼리만의 이야기다.
자기들끼리 놀더라도 그것은 연극에서의 방백과 같은 것이다. 혼자서 하는 말이지만 들으라 하는 말이다. 들으라 하는 말이지만 혼자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철저히 혼자서 떠들어대니. 들리나?
보면서도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에고, 보고 나서도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은 생각이 프로그램이 끝나고서도 이어지지 않은 때문이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서야.
정말 감 없는 제작진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낫질일 테지만. 콤바인으로도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왜 굳이 낫질... 하긴 무한도전도 그랬던가? 카라 다섯 명이 모두 출연했다는 내용.
정말 내용이라고는 없고, 있는 내용조차 뿔뿔이 흩어져 이어지지 않고, 그리고 끝내는 자기네들끼리만. 전혀 재미없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였다. 최악? 그 이하.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다. 본방사수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후회한다. 세상에는 본방사수해야 할 프로그램과 그것이 오히려 해가 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방심을 사과한다.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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