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천하무적야구단 - Return of Regend...

까칠부 2010. 11. 13. 22:41

미치겠다. 선발투수 김성근, 릴리프 이강철, 1번타자 류중일, 2번 김일권, 3번 김용희, 4번 김봉연, 5번 백인천, 6번 장효조, 7번 이순철, 8번 김경문, 9번 김광수...

 

말 그대로 전설들이다. 김성근 감독이야 내가 경기 뛰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럴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을 직접 보았던 이들이다. 원래 원년에는 MBC청룡을 응원했었다. 백인천, 이종도, 김인식, 김용운, 김바위, 류종겸, 하기룡 등등등... 롯데에는 김용희가 있었고, 김봉연 선수와 홈런왕 경쟁을 하던 OB의 구레나룻이 멋지던 김우열, 오늘 나온 박철순, 롯데의 김용희..

 

백인천 전감독의 4할은 사실 그리 깔끔하지 못한 4할이었다. 감독으로서 타율관리에 들어간 것도 있었고, 일본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국내 와서 4할을 친 것도 그랬고. 하지만 원년 백인천은 역시 최고의 강타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감독으로서는 여러가지 안 좋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기록은 영원한 것이다. 영원한 3할타자, 안타제조기 장효조. 좌효조 우종모라 했으니 김종모 선수도 있었으면.

 

벌써 69세. 김성근 감독도 어느새 그렇게 되었다. 김용희 전감독도 적지 않은 나이일 테고. 김일권 선수도. 비록 도루 최고기록은 이종범이 가지고 있지만 원년 대도로서의 그의 존재감은 아직도 여전하다. 나이 좀 있는 사람들에게 도루왕이라 하면 대도를 떠올릴 테고 그것은 김일권 선수겠지. 해태의 전성기 해태 선발진의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루던 12년 연속 10승의 이강철도. 어쩌면 가장 화려하지는 못해도 가장 안정감 있고 믿을 수 있는 투수였다. 해태가 제대로 레전드로서의 대우만 - 하긴 돈이 없었지. - 해주었어도... 생기기도 잘 생겼고, 투구폼도 박력이 있었고, 그가 마운드에 서 있으면 안심이 되었다. 수비와 타격 주루가 모두 뛰어났던 이순철 전감독 역시. 세계야구선수권 역전스리런으로 유명한 한대화 감독도 보니 반갑다.

 

도대체 언제 이런 기회가 있을까? 야구의 전설들이 한 데 모여 그라운드에 서는. 김성근 감독이 일흔에 가까운 나이로 마운드에 서고 - 그러고 보니 김성근 감독 역시 잠실구장은 처음일 것이다. 잠실구장이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나 세계야구선수권대화던가를 치르려고 80년대나 들어서 만들었으니.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유일하게 잔디가 깔려 있던 야구장이었다. 잠실구장을 누가 쓰느냐를 가지고 당시 서울로 연고를 옮겼던 OB와 MBC가 다투고 했었다. 잠실구장 개장경기인가에서 조계현이 뛰었던 것이 기억나는 것 같은데. 당시 일본과의 경기였을까? 역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고등학교와 대학에서의 혹사로 프로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 가운데 하나였다.

 

경기의 승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가 안타를 치고, 누가 삼진을 잡고, 그런 건 이미 뛰어넘지 않았는가. 단지 마운드에 서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하나만으로도. 그것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을 꼭 쳐서가 아니라 타석에서 야신의 공을 상대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또 하나의 전설 아니던가. 그저 보기만 해도 좋다. 그래서 전설이다.

 

천하무적야구단이 시작된 이래 최고의 가장 의미있는 이벤트가 아니었겠는가. 직접 가서 보지 못한 것은 나의 어쩔 수 없는 게으름 때문에. 놓치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더 보고 싶은 선수들이 많지만.

 

 

 

게릴라콘서트는 솔직히 DJ DOC와 오지호만이 기억에 남았다. 오지호의 무대는 확실히 잘 생긴 티를 낸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 생기고 스타일도 좋고 노래야 어지간하더라도 그 눈웃음과 몸짓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무대를 즐길 줄 아는 것은 천생 타고난 연예인이다. DJ DOC야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그 밖에는... 특히 서포터스가 무대에 선 자체는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역시나 서포터스였구나. 지나칠 정도보 비중없이 넘어가는 것이 서포터스는 단지 서포터스일 뿐이라. NS윤지나 그나마 자기를 알렸을까. 서포터스가 매력있으면 더욱 사람들이 천하무적야구단을 볼 이유가 될 터인데. 오지호와 NS윤지와의 러브라인의 시도가 그런 점에서 새롭기는 하다. 조금은 변화가 있을 것인가? 하지만 그렇다기에는 또 너무 소홀하게 넘어간 부분들이 있어서. 항상 아쉽다. 꽤 매력적이던데.

 

게릴라콘서트에서 실망하고 TV를 껐다가 일구회와의 시합 소식에 다시보기로 겨우 보았다. 역시나. 다음주는 더 재미있을테지? 이종범에, 양준혁에, 송진우에, 그리고 또 보지 못한 전설들이...

 

무한도전보다 천하무적야구단이 더 기대되기도 참 오랜만이다. 다음주... 과연 다음주가 오기나 할 것인가? 기다림이 간절하면 시간은 의혹일 뿐인 것이다. 너무 좋다. 정말로. 이 또한 전설이다. 전설일 터다.